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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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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이타·요염 행운의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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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인조 모래사장이 컨스텔레이션의 은빛 스카이라인마저 가려버렸다.

물결이 물푸레나무숲 뒤로 은은하게 비쳐왔다. 이 미래도시가 열대 공원을 위해 이렇게나 넓은 공간을 비워둘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와, 엄청 크다! 이게 컨스텔레이션의 해변 카트 경기장이야?

브리이타가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멀리 시선을 돌리자, 전망대 아래 황금빛 모래사장 사이로 숨겨진 회갈색이 언뜻 보였다. 하지만 아스팔트의 열기로 공기가 일렁여서 멀리 있는 것들은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괜찮아! 전투 임무는 온갖 환경에서 이루어지니까. 적시에 지원하려면 강한 적응력이 필수야.

브리이타는 말을 멈추고 몸을 돌려 시원하게 웃었다.

임무 얘기는 그만하자! 지휘관을 초대했는데, 이런 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지난번 시뮬레이션 레이싱 진짜 재밌었지!

오늘은 지휘관에게 진짜 레이싱의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말을 마친 브리이타는 멋지게 앞머리의 선글라스를 밀어 올렸다.

지휘관, 마음에 드는 카트 골라봐!

음, 그럼... 4번 트랙의 저 오렌지색 카트로 할게!

푸하하하, 내 눈으로 확인해 보라는 뜻이야? 모델은 다 같지만, 타이어 마모 상태 같은 세세한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어.

밝은 오렌지색 차체 옆에 선 브리이타는 타이어와 외관을 점검하며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였다.

관람객A

이 카트는 복고풍 지프차에 더 가깝네.

관람객B

정말 보기 드문 모델이네. 운전하기 힘들지 않을까?

좌우 트랙에서 관광객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파오스에서 구형 운송 장비 조작법을 배운 적은 있지만, 실제로 다뤄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어때, 지휘관? 자신 있어?

실전에서 구형 운송 장비를 다뤄볼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파오스에서 관련 기술은 배웠었다.

좋아. 타!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좌석에 앉자, 브리이타와 나란히 운전석 계기판 앞에 위치했다.

자, 헬멧.

자리에 앉자마자 브리이타가 같은 오렌지색 코팅의 보호구를 건넸다.

양팔을 쭉 펴고 클러치와 액셀에 시선을 고정했다.

어어어, 급해 하지 마. 안전운전이 제일...

익숙한 안전운전 구호였다. 그리고 브리이타와 외출할 때면 몇 번씩 듣곤 했다.

브리이타의 당부를 들으며 어깨, 팔꿈치, 손목 보호대를 착용했다.

단단한 동력갑을 다시 입는 것만 같았다.

풉...

아니야. 지휘관이 이렇게 준비했다니 마음이 놓이네.

황금시대의 어떤 타이어 제조사 마스코트가 생각나서... 지금 지휘관이 그거랑 똑같이 귀여워.

의문을 제기하려는 순간,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전자음이 귓가를 울렸다.

출발!

브리이타가 주행 바퀴를 함께 제어하는 2번 핸들에 손을 올렸다.

차체가 떨리더니 출발선의 검은색과 흰색 격자무늬 바닥을 지나갔다.

방향을 틀고 추월할 때마다 브리이타는 매우 빠르게 대응했다. 변속기와 연결된 핸들은 그녀의 손끝에서 가벼운 장난감처럼 다뤄졌다.

귓가로 스치는 바닷바람의 온도만 느껴질 뿐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 트랙의 시작 지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경기를 마친 관람객들이 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한 그녀는 담요 위에 편하게 엎드려 있었다.

일광욕에 시원한 유사 알코올 전해액이라니, 역시 최고야!

브리이타는 시원한 음료를 한 모금 꿀꺽 마시고는 만족스럽게 입맛을 다셨다.

자외선이 너무 독해서 큰일이야. 이러다간 생체공학 피부의 젤리층에 노화가 생길 거야.

분위기 깨지 마! 자, 선크림 좀 발라줘.

지휘관, 선크림 좀 발라줄 수 있어?

왜! 이것도 기체 관리에 필수라고. 엎드린 자세로는 등에 바르기 힘들잖아.

브리이타가 건넨 튜브에서 부드러운 로션을 짜냈다. 손바닥에서 살짝 문지른 뒤 그녀의 피부에 발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탄력이 있었다. 손바닥으로 크림을 고르게 펴 바르자 따뜻한 감촉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햇빛 때문인지 아니면 피부 아래 순환액에서 전해지는 온기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어. 거기. 아~ 시원해.

사실... 오늘 같은 날엔 카트 레이싱이 어울리지 않아.

브리이타가 몸을 반쯤 일으키며 말했다. 평소의 발랄한 목소리가 왠지 조금 수그러든 것 같았다.

예전에 차 부대에 있을 때는 특별 이벤트와 관련 있는 옛날 영화를 많이 봤는데...

그래서 축하하는 풍습도 많이 봤어. 하지만 불꽃놀이가 됐든, 소원 빌기가 됐든, 이제는 재난 이전의 사치가 되어버렸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전설 같은 이야기를 기념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거든.

그래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축제를 따라 하고 익숙하지 않은 걸 하느니... 결국 내가 잘하는 걸 선택했지.

지휘관... 나, 너무 제멋대로인가?

브리이타가 갑자기 얼굴을 담요에 파묻어서 표정을 알 수 없었다.

마사지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익숙한 밝은 목소리가 생각을 끊었다.

아! 빨리 마셔! 유리병에 땀이 없어졌잖아. 지휘관 음료수가 다 따뜻해졌다고!

브리이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지휘관의 유리병을 바라봤다.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