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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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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괴려 행운의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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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 벽시계를 확인해 보니, 손님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것 같았다.

붉은 머리의 구조체가 평소처럼 도도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컨스텔레이션에 고급 레스토랑이 많을 텐데?

이런 스위트룸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하다니... 꽤나 대담한걸?

그녀는 현관을 지나 바 카운터 앞에 섰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간 지휘관이 두른 앞치마를 훑어보더니, 참을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지휘관이 직접 요리한다는 거야?

오? 어떤 요리를 준비했는지 한 번 볼까.

베라는 조리대 쪽으로 걸어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붉은 머리카락이 인덕션의 매끈한 표면에 거의 닿을 듯했다.

왜? 미리 평가받는 게 부담스러워?

베라가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수저를 들어 냄비에 담그더니, 국물을 살짝 떠냈다.

그러고는 혀끝으로 맛을 보았다.

국물이 좀 싱거운데.

베라가 간단히 평가를 내렸다.

그럼, 완성된 요리로 나를 놀라게 해봐.

난 거실에서 기다릴게. 어차피 오픈 키친이라 다 보이니까.

베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고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냄비가 타버릴 거야. 셰프.

베라의 장난스러운 말투는 매운 향신료처럼 공기를 타고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다시 조리대로 돌아서자 끓어오르는 국물 사이로 버섯들이 출렁이며 오르내렸다.

양념을 넣자 끓던 국물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다시 쪼그려 앉아 오븐 온도를 확인했다. 그 안에는 하룻밤 동안 미리 재워둔 차돌박이가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중에도, 베라가 지휘관의 등을 계속 주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구운 차돌박이, 크림 버섯 수프, 캐러멜 팬케이크를 식탁에 올렸다.

식탁에 앉아있던 베라는 대답 대신 턱을 살짝 들어 테이블 한쪽을 가리켰다.

트레이 위에는 우아한 와인 잔 두 개가 놓여 있었고, 그 안의 연한 금색 액체에서 작은 기포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칵테일 만드는 건 즐거운 일이잖아?

혹시... 그 즐거움까지 빼앗으려고 했어?

오래 기다리게 하진 않았으니까, 이 특제 칵테일은 셰프님을 위한 선물이라고 하지.

베라는 엄지와 검지로 나이프를 잡고 육즙이 가득한 차돌박이를 작게 잘랐다.

그러고는 포크 끝의 고기를 입에 넣고는 눈을 감은 채 천천히 씹었다.

음... 식감이 꽤 부드럽네.

그럭저럭. 적어도 인간이 말하는 요리란 게 어떤 건지는 알게 됐네.

내가 특별히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마셔보지 않을 거야?

과일 껍질과 맥아의 은은한 향이 스쳐 지나가더니, 강렬한 알코올 기운이 입안 구석구석을 찌르듯 따갑게 퍼졌다.

몇 방울의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리며 식도를 따라 불길처럼 번져갔다.

어때?

베라가 가볍게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무리하지 마. 오늘 밤은 아직 길어.

네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볼까, 지, 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