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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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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아·심요 행운의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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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player name]을(를) 놀라게 해줄 거야.

익숙한 뒷모습이 물가에서 분주히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잠시 지켜보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으아아악...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인어는 그대로 주저앉았고,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어어어... 어떻게 벌써 왔어?

작전 대실패.

라미아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줬다.

알록달록한 포장지가 귀엽고 예뻤고, 내용물에서는 목탄과 유황 냄새가 살짝 났다. 불꽃놀이 용품인 것 같았다.

갑자기 이해가 되면서 그녀 뒤에 그럴듯하게 꾸며진 해변가를 바라보았다.

멀리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잔잔한 파도가 해안을 스치고 있었고, 그 배경 속에서 해변 전체가 인어만의 작은 정원처럼 새롭게 꾸며져 있었다.

모래 위에 꽂혀있는 불꽃놀이 용품과 작은 초들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트 모양을 삐뚤빼뚤하게 이루고 있었다.

라미아는 이 모든 것을 준비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들인 게 분명해 보였다.

인어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해가 질 때... 와서 보게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면...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없는 거 아니야?

정, 정말?

라미아는 그제야 안도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웃었다.

어? 안 왔으면... 안 왔으면...

곤란한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는 라미아를 보다가 웃음이 터져 버렸다.

웃음소리를 들은 인어는 잠시 멍해졌다가 뒤늦게 뭔가 깨달은 듯 불만스럽게 항의했다.

지휘관! 너, 너, 너 지금 날 놀리는 거지?

어, 어차피 다 봤으니까, 난 이제 좀 쉴래.

라미아는 볼을 부풀리며 다리를 끌어안고 앉아버렸다.

모처럼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해가 지기 전에 완성하지 않으면 아쉬워할 것 같았다.

라미아에게 손을 내밀자, 그녀는 지휘관의 진지한 표정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으음... 그, 그럼, 좋아.

해가 저물고, 라미아와 함께 준비해둔 불꽃과 초에 불을 붙였다.

불꽃이 갑자기 터지면서 눈앞에서 반짝였다.

조용히 라미아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조심스럽게 손을 맞잡았다.

밤이 깊어질수록 불꽃은 더욱 밝게 빛났고, 라미아는 지휘관의 뒤로 살짝 몸을 숨겼다.

으으...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밝아서 눈 아파.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오래 준비했는데...

조... 조금만 더 켜둘까? 난 너만 보고 있을게.

불꽃이 마침내 다 타들어 가면서 불씨만 남게 됐고, 주변은 점점 조용해졌다.

라미아와 함께 남은 불씨를 모두 끄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타고 남은 자국들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끝나버리는 건가?

너무 짧은 것 같아. 아직 마지막 선물이... 하나 더 있어.

걱정하지 마. 다 준비해뒀어!

라미아는 사람 키 반 정도 되는 항아리를 안고 나왔다. 그리고 안에서는 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 뒤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특별 이벤트 날 아침에 떠온 우물물이 아주 효험이 있대. 액막이는 물론이고, 병도 낫게 해주고 장수까지 할 수 있다네. 그래서 이리저리 찾아다녀서 겨우 이만큼 구해왔어!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가...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 다시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불꽃들처럼 갑자기 사라지지도 않았으면 해.

이런 날엔 즐거운 얘기를 해야 하는데...

즐거운 거... 즐거운 거...

모르겠다. 그냥 너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

라미아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자신이 방금 한 말을 깨달은 듯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히익! 내가 왜 속마음을 말해버린 거야! 못 들은 걸로 해줘!

당황할 때마다 보여주는 라미아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은 볼 때마다 새로웠다.

그... 그러면 노래라도 불러줄까?

흥흥~ 흥흥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