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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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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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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크레이그는 심하게 기침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파일을 저장한 뒤, 소매를 입가에 대고 닦은 다음 일어섰다.

조수야, 차 좀 끓여 와.

간단하게 인테리어된 작업실 안에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조수?

대답이 없자 크레이그는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먼저 작업실 주변을 살펴봤고, 그다음으로 주방과 침실을 돌아봤다.

쳇, 네 마이크를 다시 설치해야겠군.

크레이그는 습관적으로 회중시계를 꺼내 보려다가, 수년 전 이미 멈춰버린 회중시계라는 게 또다시 떠올랐다.

그가 감시기 옆에 도착했을 때,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곧바로 외투를 걸친 크레이그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오한을 느꼈다. 그 순간, 기침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압박감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휴대용 원격 조작 장치와 책상 위 이동 단말기를 챙긴 뒤, 작은 공구 상자를 들었다. 대문을 여니, 오후의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산마루로 내려가고 있었다.

크레이그는 그의 몸이 허락하는 가장 빠른 걸음으로 1호 촬영장으로 갔고, 길가에 있는 로봇 배우들은 그를 그저 지나가는 행인으로만 여겼다.

그가 손에 있는 단말기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이 로봇들은 자신의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로봇들은 신중히 그리고 정확하게 거리를 두고 움직이고 있었다.

마침내 크레이그는 철판으로 간단히 개조한 "감옥"에 도착했다. 들어가기 전, 그는 이동 단말기를 잠시 조작했다.

문은 닫혀 있었고, 화면이 보이지 않는 카메라가 바로 그 안에 있었다. 크레이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문을 열었다.

방 안에 들어가자 천장의 조명이 마치 무대의 스포트라이트처럼 조수를 비추고 있었다.

몸을 웅크리고 있는 조수는 생기를 잃은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길 바란다.

크레이그는 조수 곁에 쪼그리고 앉아, 스위치가 어느 곳에 있는지 한참을 더듬거리다가 문득 자신이 안경을 가지고 온 게 생각났다.

안경을 착용한 크레이그는 정확한 위치를 찾아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조수의 기체에서 작동하는 소리가 났고, 시야가 조금씩 회복하자 크레이그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크레이그 님, 전 이미 복구됐습니다.

방금 전에 뭘 봤니? 여기 누가 왔었어?

다른 누군가가 이곳에 왔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언급됐던 "구조체"인 것 같습니다. 그들이 입고 있던 옷이 배우들과 비슷해서 착각했습니다.

그때 전 연기 모드로 되어 있었는데, 흔들림이 너무 심한 나머지 강제 휴면이 활성화됐습니다. 지금 보니 그들은 이미 떠난 것 같습니다.

크레이그는 그들이 여기 와서 수색하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쿠로노에서 왔다면 기술을 회수하러 온 게 틀림없었다.

그럼, 크레이그의 목숨뿐만 아니라, 그가 사용해 왔던 배우들까지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 마이크는 여전히 켜진 상태입니다.

조수는 천천히 몸을 돌려 조금 전 일어난 장면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제가 아직 "각성 로봇"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각성 로봇"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각성 로봇"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크레이그는 새롭게 등장한 용어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온통 그자들이 이곳을 차지해 자신이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 낸 노력의 성과를 모두 빼앗아가는 그 가능성에만 쏠려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환영하지 않는 겁니까?

그래. 조수야. 그들을 환영하지 않는단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뭘 해야 할까? 콜록... 이걸 이야기의 일부로 만들어야겠다. 이 부분의 줄거리를 어떻게 수정할지 이미 생각났어.

크레이그는 주머니에서 모바일 단말기를 꺼내 조작하면서 방을 나섰다.

쳇... 제법이네.

나도 그 말 하려고 했는데.

습격이라니, 악당들이나 하는 짓 아냐?

너희들 먼저 우리 구역에 쳐들어온 거야! 뭐 나도 악역을 맡고 있긴 하지만.

야, 비켜주지 않으면 진심으로 상대할 거야.

이곳에 재밌는 것들이 좀 남아 있었네.

교착 상태인 쌍방이 이대로 간다면 어느 한쪽이 다칠 것은 너무나 자명했다.

베라의 태도를 보아, 이제는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너희들 각성 로봇을 공격하려는 거야?

조수가 먼 언덕에서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조수의 뒤에는 많은 로봇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그 실험장에서 한 번씩 등장했던 로봇들이었다.

이 녀석 또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건가?

먼저 소개할게. 난 이곳의 담당자이자 감독인 동시에 작가이기도 한 피터 크레이그이다.

말투를 통해 이 크레이그와 "통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난 내 창작 공간이 방해받는 걸 원치 않아.

동굴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 건 쥐새끼나 하는 짓이야. 마주치는 게 무서워서 다른 걸 통해 말하다니.

너희들에게 보여줄 게 있어.

방금 나타난 로봇들이 모두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 건장한 로봇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지시만 내리면, 이들은 전부 같은 행동을 할 거야.

너희들이 이들을 공격한 것처럼 보이게 할 거야. 내가 키운 배우들은 모두 이런 쪽에 전문적이지.

로봇들이 다시 한번 일사불란하게 다가오자, 지휘관 일행은 순식간에 포위됐다.

21호는 그놈을 때려주고 싶어.

다른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 봐?

뭐?

공중 정원의 집행 부대가 이 근처에서 사라졌고, 그들의 마지막 신호가 잡힌 곳이 바로 여기 근처야.

그렇다는 건, 네 비밀은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거지.

상대가 잠시 침묵했다.

이 모든 걸 설명할 멋진 이야기를 생각해 낼 거야.

정말 싸울 생각인 건가?

너희들은 이 이야기 속에서 배신자로 붙잡혀서 처형될 거다. 시간은 내일 정오이고, 너희들의 가장 진실한 반응을 보여줘.

지휘관 일행은 어두운 방에 던져졌고, 문 입구에는 로봇 하나가 서 있었다. 오늘 밤 경비병인 것 같았다.

방 안에는 달빛만이 유일한 조명이었다.

조금만 더 밝았으면, 지금 네 모습이 얼마나 초라한 지 볼 수 있었을 텐데.

널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랬지. 어때? 나 착하지?

착하네.

그 녀석은 얼굴을 내밀 용기도 없고, 말하는 것도 겁쟁이 같았어. 그러니 아직은 뭔가 하지는 못할 거야.

왜 팔까지 뜯어가는 거야!

녹티스가 달빛이 비추는 곳으로 몸을 옮기자, 비어 있는 왼팔이 드러났다.

하하, 녹티스의 "특기"지.

너도 눈치챘어? 진짜 각성 로봇들이었어. 이 세계가 퍼니싱과 승격자가 없어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컨스텔레이션 주변에서 각성 로봇이 공중 정원의 공격을 받았다는 걸 각성 로봇들이 알게 된다면 그 이후의 연쇄 반응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베라는 검지를 입술 앞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쓰레기 로봇, 못 들은 척하지 마.

……

왜 떠날 생각을 안 했어?

경비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영감, 이름이 뭐였더라? 맞아. 크레이그라는 놈, 꽤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지? 그래서 각성 로봇이 뭔지도 모르는 거잖아?

듣기만 해도 진부해서 썩어 문드러진 것 같아.

썩은 고기, 개도 안 먹어.

갑자기 "경비병"을 말로 공격하기 시작한 베라와 21호를 보며 지휘관은 잠시 어리둥절해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방법이야. 소란을 일으키기.

녹티스가 지휘관 옆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쪽에서는 베라가 문 앞의 경비병을 계속해서 조롱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목적으로 지금까지 바득바득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네.

여기서 무슨 작가니 감독이니 한다고... 그 영감한테 그런 능력이 있다면 녹티스는 내일 당장이라도 예술 협회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거야. 재능 없고 능력도 부족하니까 이런 곳에서 로봇들과 소꿉장난이나 하고 있지.

가장 형편없는 연극이 뭔지 알아? 대본을 그대로 읽는 게 아니라, 자기 환상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는 연극이야.

당신 목소리는 이미 소음 표준에 도달했습니다.

너도 분명 네 생각이 있다는 걸 알아.

전 당신과 대화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 크레이그가 죽을 때까지 이 환상 속에서 살게끔 내버려둘 거야? 이게 너희의 위대한 작가, 감독, 주인에게 충성하는 방식이야? 그렇다면 정말 슬픈 일인데.

크레이그 님에 대한 비방은 금지돼 있습니다.

경비병의 목소리는 더 이상 딱딱하지 않았다.

베라가 지휘관에게 윙크를 했고, 그녀의 입꼬리에 걸린 냉소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이는 이 로봇들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걸 의미했다. 그들은 방금 감정을 표현했다.

너희에겐 아주 오래전에 죽어 버린 이 사람을 며칠이라도 살릴 기회가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냥 부장품이 돼버리고 말았어.

???

그에겐 우리가 함께 "묻힐"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문밖에서 들어오는 빛과 어둠 속 그림자를 통해 지휘관은 그 거대한 형체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큰 무덤이 왔네.

이게 누구야? 습격하기 좋아하는 악당 아니야? 또 무슨 수작이냐?

우린 크레이그 님을 돕고 싶습니다.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다들 절 조수라고 부릅니다. 이분은 "액션 배우"입니다.

"액션 배우"는 조수를 들어 등에서 바닥에 내려놓았다. 조수는 거의 수리된 모습이었지만, 긁힌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 너희 모두... 각성한 거야?

아! 당신들은 말한 각성 로봇이란 이런 뜻이었습니까?

처음에는 우리의 연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그것이 연기력이 좋아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지능이 조금 높아지는 것을 느꼈지만, 크레이그 님은 저희가 정한 대본대로 하지 않으면, 저희를 교정하셨습니다.

교정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힘들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연기력 하나만큼은 손색없었기에 모두 순종적인 배우가 되기로 했습니다.

원래 우린 고철 덩어리였어. 하지만 크레이그 님이 이곳에 와서 우릴 가동하고, 지금까지 사용해 주셨어. 심지어 수리도 크레이그 님이 직접 해주셨어.

그래서 우린 의리 때문에 크레이그 님 편에 선다.

바보 같은 충성심이군.

당신들의 침입은 너무 갑작스러웠습니다. 크레이그 님께서는 옛날 그 사람들이 자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어쨌든 지금 여기서 나가시고, 다시 돌아오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있는 모든 감시기가 당신들이 컨스텔레이션 근처에서 저희를 공격했다는 증거가 될 겁니다.

아직 한 가지 남았어.

여기를 실험장으로 사용하던 때에 보존된 기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베라는 조수에게 계속 말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크레이그 님도 접근할 수 없는 내용을 몰래 본 적이 있습니다. 이곳의 "도시 로봇 총 제어탑" 기술은 사실 예산을 빼돌리기 위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예산을 빼돌리기 위한 거라고?

크레이그 님께서 사용하시던 단말기는 이전 책임자가 남긴 것입니다. 원래 개발을 담당했던 분은 자금을 챙긴 후 도망쳤습니다.

21호는 너희 같은 녀석들이 그냥 도망치게 놔두지 않을 거야.

그래. 우리가 이대로는 허탕을 칠 수는 없지. 내가 이야기 하나를 생각해 봤는데, 한번 들어볼래?

……

당신들도 이야기를 창작하고 감독할 줄 아십니까?

우연히 애호가 한 명을 만난 적이 있었거든. 어쨌든 이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지.

이 방법이 크레이그 님께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

시간이 되면, 녹티스가 신호를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