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정원
예술 협회
짜잔! 나나미~ 등장! 아이라, 진화한 최강 나나미의 실력을 볼 준비 됐어!?
어라? 아이라?
미안하지만 아이라는 지금 여기에 없어.
헉!? 아, 앨런 아저씨네.
네가 아이라와 대결하러 오기로 한 나나미구나? 아이라 말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강적이라던데?
흥흥. 아이라야말로 강적이야. 특히 새로운 강화 형태를 얻고 나서는 전투력이 몇 단계를 훌쩍 뛰어올랐더라고. 나나미도 슬슬 새로운 강화 아이템을 만들어야겠어.
음... 그림 얘기하고 있는 거 맞지?
맞아. 근데 아이라가 없으니, 승부는 다음으로 미뤄야겠어. 참, 앨런 아저씨가 아이라 대신 나와 대결해 줄 수 있어? 아저씨 이름에서 뭔가 전투력이 느껴져!
하하, 그럴 리가. 내가 예술 협회의 회장이긴 하지만, 직접 작품을 그린 건 오래전 일이야.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치는 젊은 멤버들에 비하면, 난 이미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버렸거든.
지금까지 협회에 남아 있는 이유도 후방 지원을 맡아 젊은이들에게 그들만의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함이야.
앨런 아저씨. 너무 슬퍼하지 마. 같은 아저씨로서, 분명 와타나베처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거야!
오. 와타나베도 알아?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그나저나 앨런 아저씨,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햄릿"의 상태를 정례 검사하면서 레오니가 제출한 서면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었지.
앨런은 전시대에 서 있는 거대한 연극 장치를 조용히 가리켰다.
"햄릿"... 저 아이의 이름이 햄릿이야?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거야. 전임 예술 협회의 회장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지.
원래 이 프로토타입은 황금시대에 완성될 예정이었지만, 퍼니싱의 발발로 인해 예술 협회는 핵심 기술을 잃어버리게 됐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겨우 일부만 복원할 수 있었어.
지금은 레오니가 도와주고 있어서 다행이야. 그녀가 보고서에 적은 전문 용어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야.
햄릿은... 감성적이고 슬픈 아이구나.
나나미도 불멸의 명작을 읽어본 적이 있니?
어? 내가 말한 건 이 아이야. 겉보기엔 웅장하고 위엄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감하고 쉽게 상처받아.
이 "기계"를 말하는 거니? 정말 감성적이고 독특한 시각을 가졌구나. 참신하게 들리네.
참, 레오니가 인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 같아. "햄릿"의 기능을 체험해 보고 싶다면 그녀를 찾아가 봐.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도 레오니를 돕고 있는 것 같더군.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뭔가 재밌을 것 같은데! 이러면 나나미가 그냥 넘어갈 수 없지!
고마워. 앨런 아저씨! 다음에 나나미가 아이라랑 다시 대결할 때, 꼭 심판 보러 와줘.
그럼, 나나미. 작전 목표 변경!
나나미는 파워를 타고 있는 듯한 포즈를 취한 뒤, 팔을 들어 올리고 바람처럼 협회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떠나기 직전, 뒤돌아본 소녀의 시선이 엄숙한 기계에 잠시 머물렀다.
뭐,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게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