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수고 많으셨어요!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는 교감 기능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역시 실제 인원을 상대로 하는 건 다르네요.
어떤 조작은 디자이너인 저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어요. 음... 다음 패치 전까지 유닛 간의 밸런스를 조정해야 할까 봐요.
규칙과 UI 디자인을 좀 더 완성하면, 민간용 프레임이 출시될 때 이 게임을 첫 출시 소프트웨어 번들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레오니가 지휘관에게 이번 테스트에서 얻은 성과를 신나게 보고하는 동안, 연결기를 벗은 바네사는 캡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대결 덕분에 이 게임의 최대 라운드 수를 측정할 수 있었어요. 코드를 작성할 때 특정 파라미터가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거든요.
이게 다 바네사 지휘관님께서 [player name] 님을 집요하게 몰아붙여 주신 덕분이에요. 어? 바네사 지휘관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어디 불편하세요?
저기요. 제 말 들리세요? 들... 리... 세... 요?
이게 몇 개로 보이세요? 제가 보이세요? 큰일이네요. 장시간 접속 후유증인가요? 어... 어쩌죠? 생명의 별 긴급 구조 번호가 뭐였죠!?
그만해.
들으실 수 있군요!? 근데 왜 무시하신 거예요? 실험 사고가 난 줄 알았잖아요!
기분이 좋지 않다고요? 왜죠?
레오니는 의아해하며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정말로 바네사가 왜 이렇게 기분 나빠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지휘관님 때문이라고요? 아, 혹시 접속 중에 저 모르게 바네사 지휘관님을 괴롭히신 거예요?
정말로 그런 거라면, 당장 바네사 지휘관님께 사과하세요!
저... 저요? 제가 뭘 했죠?
죄송해요! 어디서 실수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죄송해요!
손님 대접을 제대로 못 했나요? 아니면 방에 있는 공기 청정기 냄새가 별로였나요? 참! 혹시 링크 시스템의 베개가 불편하셨나요? [player name] 님도 며칠 전에 그 문제를 지적하셨거든요.
그만 좀 해.
기분 나쁜 게 아니라 잠깐 멍때린 것뿐이야.
바네사는 레오니에게 이보다 더 가식적일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그래요? 그렇군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레오니는 바네사의 말을 믿는 것 같았다.
이 구조체는 대체 뭐야?
바네사는 지휘관에게 속삭였다. 그녀의 눈빛과 미세한 표정은 지금의 불쾌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적어도 지휘관 눈에는 너무나도 분명히 보였다.
흥... 괴짜 한 무리가 있다는 거군.
그래서 네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뭐가?
이득을 본 건 예술 협회인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 거지?
뭐? 전술 시뮬레이션 훈련에서 널 완전히 제압했던 그 치욕스러운 역사가 떠올랐어? 그럼, 나한테 고마워할 만하네.
마지막 라운드에서 소프트웨어의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겼을 거야.
그건 그냥 너를 방심하게 만들려는 전술이었을 뿐이야.
이런 유치한 승부에 집착하는 거 너무 어린아이 같지 않니?
중요한 건 데이터야. 이 점에서는 네가 내 발목을 잡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대원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메인 테스트 인원의 책임이니까.
다음번엔 지각하지 마.
바네사가 손을 대충 흔들며 인사한 뒤 예술 협회를 떠났다.
아, 진짜! 왜 또 오류가 난 건데!
멀지 않은 단말기 앞에서 익숙한 곡소리가 들려왔다.
"햄릿" 프레임에 연결된 외부 대기 화면에서 검은 머리의 파란 눈을 가진 소녀 아바타가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조용히 하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