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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 별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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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광장에서 2박 3일 동안 도기 만들기 대회가 열렸다.

신청자는 많았지만, 실제 참석자는 많지 않았다. 그건 복잡한 제작 과정이 많은 이들의 의욕을 꺾었기 때문이었다.

개방형 도예 공방을 둘러보던 중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납작한 의자에 앉은 함영이 길고 곧은 손가락으로 점토를 부드럽게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름 모를 노래를 흥얼거리는 함영은 그 점토와 하나가 된 듯 몰두하고 있었다.

어, 지휘관님? 지휘관님도 대회에 참가하러 오셨나요?

그렇군요. 황금시대부터 전해오는 기술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가요?

부끄럽지만, 저도 여행 중이던 인간 도예가님에게서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손으로 흙을 빚을 때면, 설명하기 어려운 평온함을 느껴요.

지휘관님도 한번 해보시겠어요?

저, 함영의 따뜻한 손에 감싸인 채,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한 도기의 원형에 손을 대 보세요.

바로 힘을 주지 마시고, 천천히 힘을 가해보세요. 지휘관님. 뭔가 느껴지시나요?

이 흙이 초봄의 추위에서 깨어나 조금씩 따뜻해지는 과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비유로 말하는 거니까, 웃지 말아 주세요.

함영과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오후가 되었다.

도기의 표면을 세심하게 조각하기 시작한 함영은 칼날로 정교한 무늬를 부드럽게 그려냈다.

함영은 자기 작품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것은 단순한 도기 꽃병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을 찾기 위한 매개체인 것 같았다.

이걸로 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맞아요. 사랑해야만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죠.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지휘관님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헛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도예가님 말씀대로라면,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 거 같아요.

아직 마음이란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휘관님과 함께 있을 때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마지막 석양빛이 꽃병에 쏟아질 무렵, 함영은 유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상징하는 연한 초록색과 단아한 흰색을 선택한 함영은 꽃병 표면에 칠해 문양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그런 뒤, 꽃병을 화로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함영의 집중하는 표정을 비췄다.

도기를 식힌 뒤, 함영은 꽃병을 전시 구역으로 옮기지 않았다.

대회 등수나 경품을 받는 것보다, 제 손으로 만든 작품을 지휘관님께 드리고 싶어요.

오늘이 특별 데이트 데이죠? 제 생각엔 오늘이 적절한 날인 것 같아요. 지휘관님. 이 선물을 받아주시겠어요?

감사는 제가 드려야죠. 지휘관님이 옆에 계셔 주셨기 때문에 제가 외롭지 않을 수 있었어요.

도예가님께서는 도기에 감정을 쏟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는 진짜 인간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했어요.

지휘관님께서 이 꽃병을 보실 때 제 생각이 나신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