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이 담긴 고전적 잔을 앞으로 밀었다.
칵테일을 만들 줄 아셨어요?
이것은 얼음, 독한 술, 설탕 그리고 디나토늄을 순서대로 섞어 만든 원조 칵테일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비알코올 전해액을 혼합하는 것은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었다.
컨스텔레이션에서 아직 영업 전인 바를 발견했는데, 그곳엔 진짜 술이 있었다. 그걸 본 지휘관은 자연스럽게 크롬만 이해할 수 있는 몇몇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지휘관이 권하자, 크롬은 한 모금 맛보더니 잔을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왜 저에게 미각 시스템을 교정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네요.
뉴 오클레르 마을에서 바텐더를 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 한 모금 술이 떠올리게 하는 추억은 파오스 학교 시절 몇 안 되는 방과 후의 생활이었다.
저는 이 한 잔과 함께했던 추억이 주로 스미스의 파티에서였어요. 그다음엔 졸업 이후의 일들이었죠. 지휘관님도 그렇지 않나요? 그 이후로는 이렇게 진짜로... 지금처럼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죠.
알코올의 효과일지도 모르겠지만, 전해액을 적게 넣었음에도 크롬은 점점 말이 많아졌다.
전 한동안 알코올도 금기 사항에 넣었었어요.
그 말을 들은 지휘관이 잔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크롬이 손을 뻗어 잔을 다시 제자리에 두었다.
알코올은 의식을 잃기 쉽잖아요. 전 제어 불가한 느낌이 싫었어요.
다른 이를 제어하기 전에, 먼저 저 자신을 제어하는 법을 배워야 했으니까요.
따뜻한 황금빛 조명 아래, 크롬의 머리칼은 샴페인과 같은 색으로 물들었다. 크롬은 바 카운터 앞에서도 여느 때처럼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휘관님께서 옆에 계신다면 긴장을 조금 푸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거였어요.
파란 눈동자가 술잔 너머로 지휘관을 바라봤다. 시선은 술 속에 감춰져 있었지만, 여전히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 모습에 지휘관은 미소 지으며, 잔을 다시 가져갔다.
밖에 나가서 좀 걸을까요?
크롬이 차 열쇠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열쇠가 테이블을 따라 지휘관 쪽으로 미끄러졌고 지휘관은 그것을 잡았다.
카무이가 어떻게 해서든 황금시대의 차를 보고 싶다고 했어요. 근데 이곳에 정말로 자동차 판매점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황금시대 스타일의 차 열쇠를 만져보니, 인조가죽과는 전혀 다른 질감의 진짜 가죽이 느껴졌다.
가솔린 제동에 수동 변속기까지 있는데, 그야말로 황금시대 중에서도 황금시대에 속하는 차였어요.
크롬은 교환하듯 인간의 손에서 잔을 가져간 후, 남은 칵테일을 단숨에 들이켰다.
가시죠.
……
엔진음이 시골 가수가 부르는 향수에 젖은 노래처럼 규칙적이고 평온하게 울려 퍼졌다.
밤바람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청년 구조체의 금발을 흩날렸다.
평소였다면 머리칼을 곧바로 정돈했겠지만,
현재의 크롬은 그저 백미러를 한 번 보고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