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님. 제가 방해됐나요?
상업 거리 체험 보고서 작성에 집중하느라 리브가 옆에 서 있는지도 몰랐다.
중요한 일은 아니에요. 그냥 지휘관님께서 여기 계신 걸 보고 인사드리려 왔어요.
지휘관님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셨어요?
지휘관님은 참 성실하시네요. 하지만 기념일에도 일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요.
그럼, 제가 도와드릴게요!
참, 전에 작성하셨던 상업 거리 체험 보고서를 한번 볼 수 있을까요?
음... 대부분의 내용이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고 정리한 거네요. 지휘관님은 왜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셨어요?
특별 데이트 데이의 대부분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두 명이 필요한데, 지휘관님께서는 혼자라서 참여하기 어려웠던 거군요.
이젠 참여할 수 있겠네요. 저와 지휘관님. 두 명이 됐으니까요.
다만... 특별 데이트 데이에... 둘이 함께한다면... 그러니까...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리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괜, 괜찮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지휘관님, 저기 있는 이벤트에 가보실래요?
리브와 함께 가게 앞으로 다가갔다. 이벤트가 진행 중인 가게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늘과 실을 들고 있었다.
"바늘 꿰기"예요.
네. 포뢰한테서 이건 구룡의 전통 풍습이라고 들은 적이 있어요. 여성이 가느다란 실을 가지고 연속으로 배열된 바늘구멍에 먼저 실을 다 끼운 사람은 "재주가 좋다"는 칭호와 함께 패배한 다른 사람들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여긴 좀 다른 것 같네요.
가게 문 앞에 규칙이 적혀 있었다. 전통 바늘 꿰기와는 달리, 이건 2인 1조로 하는 게임이었다. 한 사람은 바늘을, 다른 사람은 실을 들고, 다 꿰면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한 시간 안에 완성하면 경품을 받을 수 있었다.
의료진인 리브는 바늘과 실을 다루는 일에 익숙했다.
제가 참여하면...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요?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한번 해볼까요?
실제 두 명이 같이 하는 실 꿰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힘내세요. 지휘관님! 얼마 안 남았어요!
실 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휘관과 리브의 얼굴이 어느새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오랜 시간 함께 지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리브를 바라보는 건 처음이었다.
이마에 닿자 가벼운 간지러움을 일으키는 긴 머리...
촉촉하게 반짝이는 분홍색 눈동자...
성공했어요!
지휘관과 리브는 함께 환호성을 질렀고, 기쁨에 겨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둘은 동시에 굳어버렸다.
아... 버튼! 지휘관님. 버튼 눌러야 해요!
실을 다 꿰면 버튼을 눌러야 시간이 멈춘다. 방금 실을 다 꿰었을 때는 시간이 충분했지만, 지금은 이미 시간을 초과한 뒤였다.
정말... 아쉽네요.
그럼, 지휘관님... 한 번 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