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가게 문 앞에 선 로제타는 최종 보스를 대적하듯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휘관. 곧 시작할 거야.
난 평소에 이런 말을 자주 하지 않아. 그리고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이런 말을 하면 보통 불운을 자초하는 꼴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만은... 반드시 가지고 싶어.
로제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가게 문을 열었다.
사장. 최신 기념 확장팩을 사고 싶어.
알겠어요. 손님. 몇 팩 사실 건가요? 아니면 한 세트로 사실 건가요?
10상자 줘.
10상자로 부탁해.
로제타가 박력 넘치는 숫자를 말하자,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손님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사장이 지휘관과 로제타 앞에 10상자의 확장팩을 들이밀었을 때, 지휘관은 로제타의 말이 농담이 아니었음을 깊이 깨달았다.
1상자에 6세트, 1세트에 15팩, 1팩에 카드 5장이 들어 있어. 개봉하는 데만 꽤 시간이 걸릴 거야.
걱정하지 마. 정비 부대에서 정기적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어.
혼자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지휘관.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고마워. 지휘관.
이렇게 지휘관과 로제타는 카드 가게의 테이블에 앉아 거대한 작업에 착수했다.
역시 나오지 않네.
카드 팩을 가위로 자른 로제타가 안에 든 카드를 신속히 확인한 뒤, 아쉬운 듯 말했다.
"무한환영"과 "블루 리부트", 다시 그린 카드 "하루 우라라"... 실용적인 카드가 많이 나와서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야.
응. 최신 가공 공정으로 만든 독특한 카드야. 5상자에 1장씩만 들어 있고, 앞으로도 재발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어.
아니. 오래전에 발매된 카드이기 때문에 현재 대전 환경에서는 실전 가치가 거의 없어.
그렇지는 않아. 공정이 독특하긴 하지만, 원가는 100 블랙카드도 안 될걸.
그냥 갖고 싶었어.
이 게임을 처음 접한 건 북극 항로 연합에 있을 때였어. 그때 난 숲을 지키는 자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모두에게 인정받기 전이었어
오랜 시간 난 외톨이처럼 지냈어.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이 게임을 함께 하자고 말을 걸었어.
그때 그녀들이 내게 준 덱의 에이스 카드가 바로 그 카드였어.
어떤 의미에서 그 카드는 내게...
응. 맞아.
하지만 이번에도 운이 따르지 않는 거 같아.
이제 10상자의 카드 팩 중 마지막 하나만 남았지만, 로제타는 여전히 원하는 그 카드를 얻지 못한 상황이었다..
마지막 팩이네. 아마 이 안에도 없겠지.
로제타가 다소 의기소침한 듯 가위를 든 그때, 지휘관이 카드 팩을 로제타의 손에서 조심스럽게 빼냈다.
지휘관?
뭔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같네.
근데 "희망"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지휘관과 로제타는 눈앞에 작은 산처럼 쌓인 카드를 보았다.
지휘관도 이 게임을 하고 싶어?
괜찮아. 내가 알려 줄게.
로제타의 얼굴에는 겨울철 침엽수림 속의 모닥불처럼 따스하고 밝은 미소가 번졌다.
오늘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