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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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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속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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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 천해 구역

컨스텔레이션

그럼...

잠수복 차림의 리가 무릎까지 오는 바닷물 속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선 물에 들어가기 전의 훈련부터 시작할게요. 지휘관님께서 스노클링 요령을 터득하시고 나면 더 높은 난도의 잠수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

스노클링이 쉽다고 생각하셔서 준비 없이 시작하시면 안 돼요. 올바른 훈련 없이 무작정 물에 들어가시면, 사고가 생겼을 때 대응할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시작하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수업 모드에 진입한 리를 보자, 공중 정원의 훈련장에서 리와 사격술 연습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리도 진지한 태도로 지휘관과 모든 시뮬레이션 훈련에 임했다.

다만 지금까지 훈련실에서 하던 훈련과 달리, 리가 교관이 되고 지휘관이 학생이 되는 방식의 "수업"은 오랜만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휴가 중에 이렇게까지 진지해질 필요가 있을까? 지금의 리는 보호본능이 지나치게 강한 부모 같았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수중 작전이 필요한 임무가 생기면, 관련 기능 모듈을 추가 장착할 수 있어요.

게다가 전 구조체이기 때문에 기초부터 숙련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소모할 필요 없어요.

제가 가르쳐드리면, 금방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오글거리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시간이 넉넉하긴 하지만, 휴가 마지막 날에 한 번 더 잠수하고 싶으시다면...

한 번만 더 그렇게 부르시면 물에 빠뜨려 버릴 거예요.

먼저 스노클링 안경과 호흡관을 착용하세요.

지휘관 앞으로 다가온 리가 지휘관의 스노클링 안경을 조정해 줬다. 잠시 후, 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미 착용한 장비를 다시 벗겼다.

여기... 연결된 부분이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다 보니 고무가 마모된 것 같아요.

이 장비로 잠수하시면 위험하니 바꾸는 게 좋겠어요.

필요 없어요.

리는 자신의 스노클링 안경을 벗어 지휘관의 얼굴에 씌워줬다.

움직이지 마세요.

지휘관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러자 리는 지휘관의 머리를 부드럽게 받치며, 자기 것이었던 스노클링 안경과 호흡관을 지휘관 얼굴에 씌웠다.

일단 이걸 쓰세요.

말하며 다시 가까이 다가온 리는 스노클링 안경의 끈을 간단히 조정해 줬다.

이렇게 하면, 꽉 끼는 느낌이 드세요?

지휘관님의 머리둘레에는 다행히 변화가 없나 보네요.

지휘관님의 아머를 조정할 때, 이런 데이터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러니 가급적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모든 잠수 장비를 장착한 뒤, 리는 문제가 없는지 세부 사항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괜찮은 것 같네요.

리의 시선이 지휘관 머리 꼭대기의 어떤 부분에 머무는 걸 보고 그가 말한 "괜찮은 것 같네요."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챘다.

지휘관은 이 노란 오리 스노클링 안경을 결국 자기 머리에 착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 스노클링 안경 없이도 잠수할 수 있지만, 지휘관님께서는 아직 안 돼요.

일단 스노클링 요령부터 연습하셔야 해요.

리의 도움 아래 지휘관은 먼저 얕은 바다에 몸을 띄웠다. 그런 뒤, 지휘관은 자기 힘으로 파도의 움직임을 느끼며, 리의 지도하에 팔다리의 움직임을 조절했다.

과도하게 호흡하지 마시고, 호흡의 리듬에 주의해 주세요.

다리에 힘이 가해지는 위치를 주의하시고, 무릎 힘으로 밀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힘이 흩어지기 쉬워요.

간단명료한 설명과 적절한 지도. 예상했던 것과 달리, 리는 인내심을 가진 성실한 선생이었다.

리의 도움으로 몇 번 연습하자, 지휘관의 잠수 기술과 스노클링의 배수 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비슷하게 된 것 같네요.

초보자치고는 나쁘지 않았어요. 지휘관님께서 아예 기초가 없는 건 아니시니까요.

모두가 알고 있듯, 리의 "나쁘지 않다."는 "아주 좋다."와 비슷했다.

아직 기뻐하긴 일러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리는 멀지 않은 바다 표면을 가리켰다. 그곳이 이번 잠수의 진짜 목적지였다.

호흡을 조절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파도에서 밀려오는 힘이 더 크게 느껴졌다.

손 주세요.

지휘관의 손을 꽉 잡은 리가 더 깊은 바다로 이끌어줬다. 마지막으로 호흡관의 위치를 조정한 지휘관은 리의 신호에 따라 함께 잠수했다.

머리 위로 바닷물이 감싸오는 순간, 부드럽고 맑은 푸른빛 세계에 둘러싸인 걸 느낄 수 있었다.

바닷물 속에서 흩어진 맑은 하늘과 햇빛이 해저의 고운 모래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 빛이 옆에 있는 리의 연한 금색 머리와 푸른 눈동자에도 반사돼 찬란한 빛을 냈다.

수중 행동에 익숙해진 지휘관은 리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였다. 고개를 끄덕인 리가 지휘관에게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마세요.

입술이 열리자, 작은 공기 방울들이 속박에서 벗어나 수면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리의 목소리가 묵직한 물소리 사이에서 귀마개를 통해 희미하게 들렸다.

그래서 리를 따라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천천히 헤엄치기 시작했다.

화려한 색을 가진 바닷물고기들이 별처럼 지휘관과 리를 둘러쌌다가, 지휘관의 동작에 따라 유연하게 헤엄치며 옆으로 도망쳤다. 지휘관은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빛으로 해저의 모든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천천히 가세요.

지휘관 곁에서 속도에 맞춰 헤엄치고 있던 리는 정확히 닿을 수 있지만, 방해하지 않는 거리에서 지휘관을 더 먼 곳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리와 지휘관은 나란히 바다를 누비며 공중 정원의 가상 투영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이 상상 이상의 화려한 방식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때론 리의 지시에 따라 수면 위로 올라가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시 이 푸른 바다의 환상 속으로 들어왔다.

규모가 엄청난 산호초를 지나갈 때, 거대한 물고기 떼가 지휘관과 리의 주위를 지나가며, 반짝이는 은색 선풍으로 합쳐져 다시 몰려왔다.

물고기 떼가 잠시 시야를 가리자, 지휘관은 본능적으로 물고기 떼를 피하려고 뒤로 물러났다.

그저 간단한 동작이었지만, 물살에 몸이 뒤로 밀리면서 리와의 거리가 순식간에 멀어지게 됐다.

본능적으로 리가 있는 방향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갑자기 벌어진 거리와 시야를 가린 물고기 떼로 인해 리의 손끝만 스치게 됐다.

그래서 숨을 고른 지휘관은 자세를 바로잡은 뒤, 리의 방향을 향해 헤엄쳤다.

멀리 가기도 전에 리가 지휘관을 향해 속도를 내 헤엄쳐왔다. 때론 어두워지고 때론 밝아지는 물결 아래, 평소 담담했던 리의 얼굴에 선명한 공포가 물들어 있는 걸 본 지휘관은 깜짝 놀랐다.

지휘관의 기억 속에서 이처럼 겁에 질린 리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지휘관님!

리가 지휘관의 팔을 꽉 움켜쥐었다.

잠시 지휘관을 뚫어져라 쳐다본 리가 꿈에서 깨어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하실래요?

물에 들어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데다, 리의 상태가 걱정되기도 해서 수면으로 올라가자는 제스처를 했다.

네.

리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돌아온 듯 보였지만, 이상하게 조용했다. 그는 말없이 지휘관을 데리고 천천히 수면 위로 올라온 다음 육지를 향해 헤엄쳤다.

더 이상 눈부시지 않은 햇빛이 해안에 앉아 있는 지휘관과 리의 젖은 모습을 부드럽게 감싸줬기 때문에, 몸에 닿는 바닷바람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잠수한 느낌이 어떠셨어요?

그래요?

그렇군요. 역시 지휘관님이시네요.

지휘관님 스스로도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시는군요.

지휘관님이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했을 뿐이에요. 경험 많은 다이버라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무사히 나오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 발생했던 사건 때문에 그레이 레이븐 소대 대원들은 지휘관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리의 태도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휘관이 공개석상에 나가면 반드시 동행을 신청했다.

그리고 더 꼼꼼하게 장비와 수송기를 점검했고, 그레이 레이븐과 접촉한 사람들을 비밀리에 조사하기도 했으며, 더더욱 세밀한 백업 방안을 세우기도 했다.

지휘관은 조금 전 물속에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간 리의 고뇌 어린 표정을 떠올렸다.

긴장을 늦추지 못해서 거대하고 허무한 무언가와 언제나 대치할 준비를 하는 것 같기도 또는 깊은 안갯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기 오자고 한 것도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리와 제대로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 지휘관님이 걱정돼요.

의외로 리는 평소처럼 단호하게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고개를 숙인 리가 다시 한번 침묵했다. 머뭇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

제가 많은 일들에 대해 기시감이 있다면 믿어주시겠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지라도, 합리적인 설명조차 할 수 없더라도 믿어 주실 수 있나요?

알겠어요.

고개를 들어 지휘관을 바라본 리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 기체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일어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예감"은 예고도 없이 나타났지만, 자세히 기억하려고 하면 금세 사라져 버려서 아무 흔적도 남지 않았어요.

물속에 비친 그림자처럼 애매모호하면서, 다른 세계에서 투영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리의 기억 속에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흔적을 남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전 그 "예감"이 느껴질 때의 느낌을 가능한 한 자세히 기록해 뒀어요. 지휘관님. 그것들은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직접 경험했던 것에 가까웠어요.

오랜 시간 동안 전 제 의식의 바다에서 이런 이상의 출처가 어디인지 찾을 수 없었어요.

맞아요. 그때부터... 아니요. 어쩌면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였을지도 몰라요.

지금까지 이중합 탑 내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제 의식의 바다 깊은 곳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요.

모든 검사 보고서가 제 기억 데이터에 단층이 없다는 걸 보여줬어요. 하지만 제가 뭔가 중요한 걸 잊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의식의 바닷속 공백은 데이터 오류의 결과가 아니에요. 전 이걸 증명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그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리는 바다를 응시했다. 그러고는 갈매기에게 잡혔던 물고기가 발버둥 치다가 다시 물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것이 풀 수 없는 문제라면, 시간만 낭비하는 거예요. 근거 없는 황당한 추측만으로는 신뢰할 만한 보고서를 만들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 그 부조리한 기시감을 잠시 무시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잠시 말을 멈췄던 리가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지휘관님이 탑승했던 수송기가 적조에 오염된 강물에 추락해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흰 오랫동안 지휘관님을 찾았었죠.

리는 많은 절망과 고통을 말 한마디로 가볍게 넘겼다. 그것이 진실이든 허구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 화면들을 본 순간...

제 첫 번째 반응은 하나뿐이었어요. 그건 바로 유사한 광경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런 이질감은 금세 사라졌지만... 그 순간, 전 깨달았어요.

여기까지 말한 리가 고개를 들어 지휘관의 얼굴을 응시했다.

또다시 지휘관을 통해 다른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리가 특화 기체에 적응하던 때에 지휘관과 잠깐 이야기 나눴던 그 밤에도 리는 다소 막막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었다.

이제야 지휘관은 그 눈빛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았다.

내내 두려움에 떨고 있었어요.

지휘관님을 영영 찾지 못할까 봐, 다음에 지휘관님을 봤을 때 그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 봐 무서웠어요.

그래서 그 부조리한 기시감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어떻게든 그런 결과는 피하고 싶었으니까요.

리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차오르는 감정을 진정시켰다.

이게 지휘관님께서 위험에 처한다고 생각했을 때, "과잉 반응"을 보인 근본적인 이유예요.

죄송해요. 더 이상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

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모두가 함께 앉아 있는 것이 다음 순간, 거품처럼 툭하고 터지는 꿈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요.

제가 이렇게 어리석은 상상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셨죠?

리의 말투가 조금 자조적이었다.

리의 손을 잡고, 꽉 움켜쥐던 손가락을 천천히 펴줬다.

조금 시원한 리의 손가락이 지휘관의 손바닥에 닿았다. 그리고 리는 바로 손을 떼지 않았다.

현실...

리가 견고한 실드처럼 그레이 레이븐을 보호하듯 우리도 항상 리 곁에 있을 것이다.

알겠어요.

조용히 말하며 리도 지휘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사람을 심장 가까이 끌어당기는 것처럼 팔을 끌어당겼다.

이윽고 어깨가 약간 무거워졌다. 리가 지휘관의 목덜미에 머리를 기댄 것이다.

리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고, 그의 목소리만 먹먹하게 들려왔다.

잠시만 기댈게요. 잠깐이면 돼요.

고마워요.

!

지휘관은 더욱 단단한 힘으로 리를 껴안았다. 그리고 경직됐던 리의 몸이 서서히 풀어지길 기다렸다.

리가 망설임 없이 지휘관에게 모든 걸 털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지휘관과 리가 모래사장에서 일어났을 때, 저녁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리의 표정이 훨씬 홀가분해 보였다.

돌아가기까지 하룻밤 남았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면 다 하셔도 돼요.

뭐가 남았죠?

밤바다는 너무 위험해요.

밤의 모래사장은 가시거리가 매우 짧아요.

가시죠.

고개를 돌린 리의 얼굴에는 "지휘관님의 기발한 생각을 제가 어떻게 막겠어요."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근처에 필요한 도구가 있는지 찾아보시죠?

욕심부리지 마세요.

굳은 얼굴의 리가 지휘관보다 앞서 걸었지만, 지휘관은 리의 슬쩍 올라간 입꼬리를 눈치챘다.

뜻밖에도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 그 모습이 기억 속 한 장면과 겹쳤다.

그건 먼 여름의 오후였다. 데이터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엔 현실과 비슷한 푸른 하늘과 넓은 바닷가가 있었다.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한 동료 사이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는 리의 모습이 있었다.

우리가 이런 걸 쓸 기회 따윈 없을 텐데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소원이 이제는 고요한 도시, 모래 위 발자국과 함께 손에 닿을 듯한 현실이 됐다.

황혼이 짙어지면서 하늘 끝에 희미한 별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밤이 예정대로 찾아왔다.

앞서 걷던 리가 발걸음을 늦추며 뒤를 돌아봤다. 지휘관도 발걸음을 재촉해 리의 곁으로 다가갔다.

미래에 더 많은 위험과 전투가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소중한 평화를 즐길 수 있었다.

어둠 속을 함께 걸어온 우리라면 함께 여명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