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며칠 후...
루나 아가씨, 절 찾으셨나요?
그래. "그 일"에 관해서 말인데...
"그녀" 말인가요? 찾기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너도 내 목적이 "그녀"를 찾는 건 아니라는 걸 알 텐데?
그녀에게 생각 없이 타인을 "구원"하는 게 아닌 "대행자"로서의 책임을 제대로 지라고 해야 해.
내가 너의 기체를 공들여 수리하고 보강한 건 찾기 쉬운 사람을 찾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정말 "그녀"를 설득하기를 원하시나요?
아가씨도 그녀는 쉽게 설득되는 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계실텐데요...
필요한 경고만 하면 돼.
제가 말인가요? 루나 아가씨가 가셔서 직접 말씀해야 들을 것 같습니다만...
…………
설마. 루나 아가씨도... 그녀에게 설득당할까 봐 두려우신 건가요?
설마...
닥쳐.
"대행자"로서의 책임을 무시하고, "자질"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승격 네트워크의 힘을 함부로 사용해 다른 사람을 "구하는 것"...
그건 이미 승격 네트워크에 대한 "반역"입니다.
내가 말했을 텐데... 닥치라고.
...제가 실언을 했군요.
루나 아가씨, 이 일은 더 신중히 고려해줬으면 합니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듯 진지한 표정을 지은 롤랑이 뒷걸음치면서 어둠 속으로 물러났다.
…………
루나 아가씨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됐었습니다.
내게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 마.
"그녀"의 손을 거쳐 새로 태어난 승격자는 이미 몇 명 봤잖아.
그 "곡"이라는 녀석만 해도 구역 전체의 침식체를 동원해야 겨우 해결할 수 있는 골칫거리였어.
하지만 우리는 목적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대가는?
우리 모두의 힘과 구역 전체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십만의 침식체를 쏟아 넣었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죠.
쯧, 가브리엘 너는 가끔 말로 화를 돋울 때가 있어.
의미 있다니, 설마 세계의 모든 거점을 차지하려고 할 때마다 이런 대가를 치러야 된다는 거야?
우리의 적은 허수아비가 아니라고. 오늘의 전쟁을 겪었으니 그들은 내일의 전쟁에 반격할 방안을 찾을 거란 말이야.
……
...그리고 우리에겐 이 몇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 가브리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선별"을 통과한 승리자 뿐입니다.
"승리자"의 정토... 그 말은 이미 천 번도 넘게 들었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 같은 건 아니야, 가브리엘.
그게 무슨 상관이죠?
그래. 그게 무슨 상관일까.
롤랑 그 녀석, 뭔가 이상해.
알파가 말을 이으면서 자신의 목 앞의 공기를 손가락으로 갈랐다.
처리해야 하나?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건 그가 아니야.
그럼 "그녀"?
적어도 롤랑의 말 중에 하나는 옳아.
"그녀"는 말로 타이를 수 있는 자가 아니야.
그럼...
그녀에게 알려줘야지. "이유 없이 구해진 사람"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을...
순환 도시 같은 대규모 출동은 당분간 안 할 거야...
하지만 대대적으로 일을 벌여 경고를 주는 건 기쁘게 준비할 거야.
알겠어. 그럼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할게.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