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앞으로 어디로 도망칠 생각인 거지? 난 너희들을 쫓아 마왕성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당신들 눈에 보이는 것처럼 카무는 그렇게 인내심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나한테 다 갖다붙이지 마.
윽...
도망칠 곳이 없는 건가요...
도망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었다. 거기다 이런 돌발상황에서 마왕도, 리브도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이전에 베라가 설치했던 함정에 빠졌고 뒤따라온 수비병들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당신들의 타깃은 마왕인가요?
마왕은 예상밖의 수확일 뿐이고 우리의 목표는 이 게임의 성녀인 너야, 리브.
……
마왕도 그렇게 날 부르던데. 성녀가 도대체 무슨 뜻이죠?!
보물을 복구할 수 있는 사람을 부르는 칭호지. 시스템이 유저의 개인 스킬에 따라 부여한 스페셜 직업인 것 같아.
보물을 복구하는 사람... 마왕, 설마 마지막 방법이라는 게 제가 그 보물을 복구하는 건가요?
그래. 나도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보물을 얻은 자는 여신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게임의 설정이 그런 것 같아. 그게 국왕이든 마왕이든간에.
다들 그 힘을 노리고 있지.
어쨌든 당신을 잡으면 보물의 절반은 얻은 거나 마찬가지야. 남은 절반은 당신의 지휘관이 가지고 오길 기다려야지.
지휘관님... 그러고 보니 멤버 명단에 갑자기 지휘관님과 카레니나의 이름이 추가됐었네.
잠깐, 너희들 손에 다른 보물이 있다는거냐?!
그래, 우리는 이미 세 개의 보물을 손에 넣었지. 나머지 하나를 얻는 것도 시간문제야. 다시 일어날 생각따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마왕.
베라는 말을 마친 뒤 손을 저었고 수비병들은 앞으로 돌진했다.
윽... 그런 거라면 내가 어떻게든 성녀의 방패가 되어야겠다. 성녀만 탈출에 성공한다면...
도망쳐봤자 결국 잡힐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도망이 아니라 전투에 응하는 용기에요.
하, 난 네가 우리를 설득할 줄 알았는데.
나도 당신들이 몇 마디 말에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요. 마왕을 돕고 이 세계를 도우려면...
반드시 여기서 당신들을 물리쳐야 해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지.
리브가 앞으로 나아가려던 순간, 대검이 바닥에 꽂히고 카무가 리브의 등 뒤에 나타났다.
뭐지!?
가만히 있어, 의료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