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출구가 있을 줄이야...
잠깐, 아까 전투 중에 말했던 것도 추측일 뿐이었던 거야?
맞아. 이 길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했어. 어차피 전에 말했어도 거기 머물 수는 없으니까, 맞지?
루시아의 리드에 따라 지하 시설을 빠져나와 햇빛이 내리쬐는 대지 위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곳은 전에 지났었던 지역처럼 평화로운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큼큼...
윽... 나쁜 국왕...
부상자, 불타는 건물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연기. 그리고 화약약품 냄새가 남아있는 탄약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이 모든 건 바로 얼마 전 이 지역에 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국왕일까요? 여기 중요한 일이 벌어졌었던 것 같아요.
여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리가 아직 생각에 잠겨있을 때 카무이는 이미 구조팀에 합류했고 전부터 친하게 지낸 것처럼 현장 상황에 대해 물었다.
당신들은... 아, 역시 다른 마을에서 여기로 도망친 사람들인가요?
우리는 여행자야. 옆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여행자님, 묵을 곳을 찾으시는 겁니까? 하지만 지금 당신이 보는 대로 저희 마을은 이미 국왕의 부하에 의해 폐허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 두 사람이 바로 국왕의 부하입니다. 우리 가족과 우리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던 마족들을 전부 잡아가버렸죠.
우리는 마족과 함께 생활했는데 그건 국왕이 제창하는 마족 섬멸 이념에 어긋나는 행동이었거든요.
그럼 이런 상황도 꽤 오랫동안 유지되었겠군요?
네. 그래서 이번에도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로 온 용사들이 마족들을 숨겨놓은 곳을 발견했고...
여기까지 말한 주민은 슬픈 표정을 짓더니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와 친했던 마족도 "용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싶었다.
지휘관님, 저 사람이 말한 용사가 바로 카무와 베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 사람은 나랑 [player name](을)를 버리고 바로 국왕의 진영에 들어간 거겠군.
이게 바로 국왕이 카무 일행에게 맡긴 임무일까?
아마 그럴 거야. 하지만 국왕이 정책을 펼치기 위해 이런 심부름을 하진 않았을 거야. 분명 다른 뜻이 숨겨져 있을 거야.
만약 타깃이 리브라면... 설마 리브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낸 걸까요?
두 사람은 그냥 단순히 함정을 설치한 걸 수도 있어. 전에 비앙카에서 함께 있을 때 추적을 위해 이상한 전술을 배웠거든.
타깃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주고 그의 이동공간을 축소시키는 거지. 설령 이곳이 은닉 포인트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 없어. 바로 폭파하고 함정을 설치하는 거야.
그러면 목표에게 압박을 줄 수 있지. 함부로 가까이 오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야.
계속 위험하다는 정보를 만들어내며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거군. 맞지?
음... 비록 카무의 성격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베라라면 분명 이런 방법을 쓸 거야.
그럼 이 전술을 따라 리브를 찾으러 가자. 비록 국왕의 부하와 마주칠 수도 있지만 이건 리브와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식이야.
응, 그럴 수도 있겠어. 이 마을은 악마 장군 중 하나가 사는 성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할 곳일 거야.
베라는 전에 마을을 지나갈 때 우리더러 회복약을 수집하라고 했어. 여기에서도 지나가는 김에 이런 짓을 한 건지도 몰라.
음... 하지만 카무는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할 사람이 아니야.
그 자식도 베라처럼 악랄한 사람이 아니었나?
그저 성격이 괴팍한 것뿐이야. 하지만 국왕의 진영에 가입했다고 해서 마을을 불태우는 짓을 할 리가 없어.
카레니나, 네 임무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
쓸데없는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 카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카무이가 이런 말을 할 정도라면...
마을을 불태운 건 두 번째 임무 목표를 위해서일 수도 있어.
리브를 말하는 거야?!
응. 비록 그 두 사람이 뭘 계획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서둘러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