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지휘관님을 만날 줄은 몰랐네요. 왜 여기 계신 거죠?
그건 우리가 묻고 싶은 건데.
마족 장수의 성에서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났다. 비록 팀을 나누어 진행되는 게임이라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일단 내가 먼저 답할게. 우리는 획득한 단서에 따라 여기까지 온 거야. 리브가 여기 왔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이야.
마왕...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저희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리브가 이 근처에 왔었다는 건 확실해요.
루시아의 대답은 미묘하게 질문과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두 팀의 정보에 차이가 있는 것 같군. 카무이, 설마 성에 안 간 거야?
응. 우린 성으로 가지 않았어. 게임이 시작되고 리브가 바로 사라졌거든. 그래서 계속 리브를 찾고 있었어.
역시...
그 말은 그쪽은 국왕한테로 갔다는 거군. 여기까지 오면서 국왕의 개, 나쁜 용사 이런 칭호를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미리 말할게. 나쁜 용사는 베라지 내가 아니야!
네, 물론 지휘관님이 그런 짓을 하지 않으실 거란 건 알고 있었어요.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지금 내 편 들어주는 거야? 고마워.
황제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우리한테도 말해줄 수 있어?
그렇군. 국왕 npc는 하산의 모습을 사용했고 리브가 공주고 마왕에게 잡혀 마왕성으로 갔다고 했다고.
그리고... 악마 장군이 죽기 전의 반응과 여신의 보물까지 전부 저희가 얻은 정보와 일치해.
그러니까 역시 국왕이 나쁜 사람이라는 거지?
하지만 복수심 때문에 마족을 공격하는 것도 딱히 좋다고 볼 수는 없어.
하지만 지휘관님이 주신 정보에 따르면 국왕은 용사들이 대신 보물을 수집하여 마왕성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길 바라는 것 같은데.
리브는 도대체 무슨 역할인 걸까...
네... 하지만 분명 리브가 필요한 곳이 있을 거야. 그게 아니라면 리브를 임무 설명에 넣지도 않았을 테니까.
리와 루시아의 두 사람의 분석 덕에 모두들 국왕의 계획 중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는 마왕성의 대문을 여는 것, 다른 하나는 리브였다.
보물을 수집해야 마왕성의 대문을 열 수 있어. 하지만 리브의 상태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으니 더 조심해서 움직여야 해.
굳이 조심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임무 알림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 거잖아.
하지만 국왕이 뒤에서 끔찍한 일을 계획하고 있을 수도 있어. 그자를 막지 못한다면, 인간은 물론 마족들도 재난에 휩싸이게 될 거야.
그럼 또 어때? 어차피 이건 게임일 뿐이잖아. 여기 사람이 죽든 살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베라.
……
넌 기억을 잃고 더 역겨워진 것 같네.
말다툼이 끝난 후, 베라는 땅에 박혀있던 무기를 뽑아 들고 마장성을 향해 걸어갔다. 이어서 카무와 카레니나가 약속대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지휘관님, 지휘관님의 팀은 이제 저기로 가실 거죠? 만약 저곳에서 리브를 만난다면 그녀를 지켜주실 수 있나요?
네, 그럼 지휘관님만 믿을게요.
저희는 이 근처에서 수색을 진행할 거예요. 획득한 목격 정보 중에 리브가 확실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말은 없었으니까요.
그레이 레이븐, 얼른 와! 당신은 우리 팀이라는 걸 잊지 말라고!
다시 돌아온 카레니나에게 잡힌 지휘관은 성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
루시아, 왜 지휘관님을 건물로 보낸 거지? 지금으로선 최대한 많은 전투력을 남겨둬야 하는 거 아닌가?
상대가 찾는 건 우리지 다른 용사가 아니니까.
여전히 고지식하네. 어쩔 수 없군... 카무이, 전투 준비하자
알겠어!
지휘관이 떠난 뒤 루시아는 등 뒤에서 자신의 무기를 뽑아들었다. 카무이와 리도 코너에 숨은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하... 들킨 건가? 멀리에서 온 용자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