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오해 때문에 당신들을 공격했는데, 당신의 호위를 받아 마을로 돌아오다니.
어차피 가는 길이야, 마을로 가려고 했거든.
오해를 푼 뒤 루시아 일행은 주민들과 함께 움직이며 길을 거니는 마족들을 해치운 뒤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비석 위에는 이미 인류가 마족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 하지 않았나? 왜 아직도 마족들이 득실대는 거야?
마족을 물리친 건 우리가 아니라 국왕이니까요. 저들은 지금 복수를 하는 것뿐이에요...
전 세대 용사들은 마왕을 물리치고 이미 종전을 선포했죠. 하지만 당시 국왕은 마족들의 씨를 말려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런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그래서 마족들도...
정말 멍청한 국왕이군... 이렇게 무모한 전쟁을 일으켜 그자가 얻는 게 뭐지?
음... 이건 아마 게임 자체의 설정일 거야. 이런 데 집착하면 안 돼.
카무이, 설마 너가 전설 속에서나 있는 모든 게임에 다 10점을 주는 박애주의자는 아니겠지...
아까 마을로 오는 길이었다고 하신 것 같았는데 무슨 일 있으십니까?
우리는 지금 동료를 찾고 있어.
팀원이라면... 또 다른 마을을 기습했던 그 용사들을 말하는 겁니까?
이 말을 내뱉던 주민들은 두려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베라 일행은 이미 마족보다 더 끔찍한 존재가 된 게 분명했다.
아니요. 저희가 찾으려는 팀원은 리브라고 해요. 단발머리에 저희와는 다르게 둥둥 떠다닐 수 있죠...
루시아는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리브의 특징을 모두 주민들에게 알려주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표정이었다.
여자들이라면 꽤 많이 봤지만 용사님이 말씀하셨던 그런 여자는 못 본 것 같은데요...
이봐, 다들 들었지? 누구 본 사람 없어?
주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었지만 그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여기에는 딱히 쓸 만한 정보가 없는 것 같군. 국왕이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 말고.
그렇다면 국왕이 리브를 잡아갔을 가능성도 있어. 그 자는 분란을 일으킬 줄 밖에 모르는 전쟁광이니까. 용사를 잡아가는 건 별로 이상한 것도 아니겠어?
지휘관님의 소대는 황제를 만났을 텐데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지휘관님께서 나쁜 일에 가담하실 분이 아니란 걸 알아요.
그리고 리브가 국왕에게 잡힌 거라면 카레니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거야.
여기까지 말한 루시아는 리와 카무이를 힐끗 바라보았다.
베라가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어. 실제로 일을 함께 한 건 몇 번 되지도 않으니.
카무도 리브를 도와줄 거야. 아니, 분명 도와줄 거야.
그럼 3대 1이네. 리브는 국왕 쪽에 없어.
그들이 속은 걸 수도 있겠어...
카무이, 사람들을 동시에 속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윽... 그건 어려울 것 같네.
큰... 큰일 났어요!
이때 주민 한 명이 달려왔고 루시아 일행은 의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온몸이 땀범벅인 주민은 딱 봐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무슨 일이야?
아이가 마족의 기습을 받았어요. 저 혼자서는 그렇게 많은 마족을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얼른 무기를 들고 저랑 같이 가주세요.
... 더 뛸 수 있겠어? 어서 안내해. 아이는 우리한테 맡기고!
윽... 당신들은...
용사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