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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야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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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야, 정말 이 인형만 있으면 충분해?

유유라는 여자아이는 판다 인형을 안고 몸을 돌려 아빠를 보며 신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이 판다의 이름은 "선생님"이에요! 사실 말도 할 수 있고 날아다닐 수도 있어요

유유 아빠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자 옆에 있던 유유 엄마는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도 요즘 트렌드를 모르는 구만. 딸이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얘가 지금 애니메이션 내용 말하고 있거든,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이름이 뭐였더라...

<구룡의 마법 소녀>요!

우리 유유 산수 합격을 축하하기 위해서 선물 사는 건데, 다른 애들처럼 좀 비싼 선물을 골라. 최근에 아빠가 승진했거든 아빠 걱정은 안 해도 된다니까.

유유와 비슷한 또래의 소녀가 더 큰 판다 모양의 생체공학 로봇을 안고 지나갔다. 알고 보니 애니메이션 속 명대사를 보여줄 수 있고 심지어 날아다닐 수 있다고 한다.

유유야, 아빠한테 한번 무리할 기회를 주렴, 더 귀한 인형을 사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지 않아?

그러나 유유는 눈만 깜빡이며 손에 든 인형을 바라보면서 의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싼 인형이면 다 안 좋은 건가요? 꼭 비싼 걸로 골라야 하나요? 잘 모르겠어요...

애니메이션에서 "선생님"도 처음엔 사람들에게 버려진 인형이었어요. 마법 소녀의 사랑이 마법으로 변해 인형을 요정으로 변하게 했어요.

유유의 말을 듣고 그의 부모는 서로를 바라보다 다소 의외라는 듯 동시에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가끔 어른 기준의 "호불호"는 애들 관점에서 스스로 걱정거리를 만드는 일이 아니겠어?

그래. 유유는 가격 따위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군. 게다가 산수 수준도 거기서 거기니까. 하하하하.

힝! 아빠!! 저 삐질 거예요!!!

유유의 아빠는 허리를 굽혀 뾰로통한 유유와 인형을 같이 끌어안았다.

그래, 그래~ 이왕 샀으니까 너도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이 인형을 사랑해 줘. 우리가 널 사랑하는 것처럼.

으악. 나 소름 돋았어. 어떻게 그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어?

엄마는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지으셨고 손을 뻗어 아빠 품에 안긴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유유야, 엄마도 유유 사랑해.

언젠가...

엄마...?

품에 안겨 느꼈던 체온과 부드러운 촉감은 머릿속에 남아 있었지만 부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빠!? 엄마?! 어디 계세요?

유유는 손을 내밀었지만 허공에서 아무것도 잡을 수 없었다. 발버둥 칠수록 행복했던 기억은 점점 더 그녀와 멀어졌다.

점점 또렷해지는 파도 소리와 흔들림은 마지막 흐릿함을 씻어냈고, 유유는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유유는 알고 있었다. 드디어 깨어날 때가 됐다는걸.

윽...

눈을 찌르는 불빛이 머리 위에서 흔들렸고, 유유는 잠에서 깨어났다.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자신이 낯선 방에 누워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일어날 수 있겠니?

창가에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성이 앉아있었는데 그녀는 유유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유유를 구한 것도 아마도 그녀인 것 같았다.

유유는 고개를 끄덕였고, 몸을 일으켜 주위의 살펴보려고 했으나 오른팔 통증에 정신이 팔렸다.

유유의 표정을 본 낯선 여성은 유유에게 다가와 그녀 오른팔의 상처를 확인했다.

넌 충분히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여전히 퍼니싱 침식 경증이 있어... 혈청을 주사했으니 한동안 아픈 것 외에는 후유증은 없을 거야.

언니가... 저를 구해준 거예요?

여성은 "언니"라는 호칭을 듣고 나서 살짝 당황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혹시 저랑 같이 있던 그... 그 두 로봇은 어디 있는지 아세요?

그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두 명의 로봇 친구는 보기에 흉악해 보였지만 실은 아주 착했고 이 큰 배 근처까지 동행해 줬다.

모르겠어. 그때 넌 울다가 기절했고, 널 여기로 데려온 로봇은 끌려갔어... 그리고 내가 본 로봇은 하나였어.

유유가 실망스러운 눈빛을 보이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어 추가로 설명했다.

하지만 로봇이니까... 수리를 맡겼을지도 몰라. 로봇은 잘만 고치면 원상복구가 가능하잖아.

정말요? 그럼 아빠만 찾으면 아빠가 분명 로봇을 찾아주실 거예요. 그리고 엄마한테 얘기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초대하면 되겠어요. 헤헤, 근데 로봇은 아무것도 못 먹잖아요?

아빠... 엄마...

유유는 팔의 통증을 참고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결국 비틀거렸고 밸런스를 잃고 넘어질 뻔했다.

유유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미 망망한 바다 위를 항행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빛나는 달과 뭇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구룡성 안의 익숙한 경치는 온데간데없었다.

저... 엄마, 아빠를 찾으러 가야 해요.

유유는 비틀거리면서 문밖을 나서려고 했으나 그 낯선 여성이 다가와 유유의 손을 잡았다.

이 배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너 혼자 다니기보다 여기 있는 게 좋을 거야.

그렇다면 전 더더욱 아빠와 엄마를 찾아야 해요. 아빠, 엄마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저를 찾고 있을 거예요. 언니, 혹시 저희 부모님이 어디 계시는지 아세요?

여성은 그저 고개를 젓다가 한참 생각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넌 연속 7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었어. 혹여 너희 부모님께서 살아계셨으면 벌써 찾아왔겠지.

그리니... 이미 돌아가셨거나... 아니면 널 버렸을 수도 있지.

여성은 유유의 손을 살포시 잡고 그녀의 눈을 차분히 바라보았다.

이 야항선에서 가치가 없는 것은 무자비하게 버려져... 너 같은 어린애가 이 배에 오른 건 이미 가치가 없는 짐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거짓말이에요!

유유는 이를 악물고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아빠와 엄마는 절대 저를 버리지 않아요! 저 데리러 온다고 약속했어요.

아빠는 가끔 덜 믿음직스럽다는 평가를 들어도, 단 한 번도 저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었어요!

엄마는 가끔 이유 없이 화를 내실 때도 있지만 절대 저를 버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그녀는 낡은 판다 인형을 움켜쥐고 있었고 눈물이 그 위로 떨어져 인형을 적셨다.

하지만... 중요한 약속이라고 해서 다 지켜지는 게 아니야.

유유는 그 여인의 손을 뿌리치고 긴 소매로 붉어진 눈가를 닦았다.

그만하세요... 저희 아빠가 얘기했던 나쁜 사람이 바로 언니 같은 사람인 것 같네요, 저를 속여서 여기에 남게 하려는 거죠?

더 이상 언니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요, 제가 혼자서 엄마, 아빠를 찾을 거예요!

유유는 방을 뛰쳐나갔고, 그 여인만 홀로 남겨졌다. 그녀는 뒤쫓아가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

그녀는 방금 전 유유를 잡았던 손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타인의 촉감이었다. 그녀는 그 촉감을 그리워하면서도 두려워했다.

비리야... 님...

밤에 접어든 구룡 야항선은 곳곳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난간에 기대어 뒤를 돌아보면 어두운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

저 멀리 높은 단상 위에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무대에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고, 무대 아래에선 사람들이 웃고 있었다.

—노래의 한 소절—

하루살이~ 깃이런가. 옷맵시도~ 곱구나. 마음의~ 시름이여. 이 몸 안식처~ 어디인가.

자그마한 그림자가 화려한 불빛 아래로 종종걸음을 하며 달려갔고 그녀의 뒷모습은 속세의 먼지에 의해 덮여가는 것만 같았다.

—노래의 한 소절—

하루살이~ 깃이런가. 옷맵시도~ 곱구나. 마음의~ 시름이여. 이 몸 안식처~ 어디인가.

아빠, 엄마... 어디 계신 거예요?

그녀는 낯선 거리에서 낯익은 모습을 찾아 헤맸고, 몇 번이고 외쳤지만 주변 사람들은 의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거나 혐오의 눈길로 쳐다봤다.

—노래의 한 소절—

하루살이~ 구멍을 파고. 삼베옷은~ 눈처럼 하얗구나 마음의~ 시름이여. 이 몸 안식처~ 어디인가.

마침내 유유의 발걸음이 느려졌고, 그동안 쌓인 두려움과 고독감은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자극했다.

"울지마, 내가 여기 있잖아."

그때 그 부드러운 로봇이 유유에게 했던 말...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그제야 홀로 남겨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만약 이것이 악몽이라면, 이 꿈에서 어떤 것도 돌이킬 수 없고, 이 꿈은 영영 끝나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다.

???

타이아는 구룡을 위해 싸우려고 태어났다.

우렁찬 로봇 합성음이 번화가에서 들려왔고, 유유는 똑똑히 들었다. 그것은 환각이 아니라 야항선에 도착하기 전까지 자신을 보호하던 친구 로봇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은 살아있어... 이곳에 있어!

유유는 한 걸음 한 걸음 인파를 헤치고 소리가 전해오는 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자자 여러분! 여기 보세요. 이 로봇은 심각하게 파손됐지만, 에너지 코어만큼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발성 시스템도 완벽합니다!

이건 구룡에서 정식 생산된 타이아 기체입니다. 17만 곤충 코인은 절대로 손해 보는 가격이 아닙니다. 우리 "금만당"이 보장해 드리죠!

저기요. 사장님. 그래도 이 가격은 말이 안 되는데요? 뭔가 특별한 점이 있나요? 숨기지 마시고, 저희에게 보여주세요. 그렇죠?

구경꾼들은 소년의 말에 호응했지만 사장의 올라간 입꼬리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 어린애가 그렇게 잘 아는 이상, 나도 솔직히 말할게…… 이 로봇은 정상적인 경로로 얻은 것이 아니라 원래 침식체였어!

사람들은 다시 한번 탄성을 질렀다. 놀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뭔가 열광적인 기색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남성 구경꾼

죽은 침식체는... 일반 로봇과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야. 몸에 있는 부품에 엄청 특별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여성 구경꾼

소장품으로써는 충분히 독보적이네요. 이보다 더 기품 있는 장식품은 드물 것 같아요.

금만은 몰래 소년에게 눈치를 주었다. 두 사람이 작정하고 판을 깐 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사장님은 어떻게 이렇게 귀한 물건을 얻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침식체의 모든 잔해가 구룡성의 포뢰파에 의해 바다에 던져졌다고...

으흠... 그걸 말하자면 길어지지. 여러분, 이 녀석 팔뚝에 있는 이 리본을 보셨나요?

금만은 사람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타이아의 팔을 들어 올렸다. 팔에는 두꺼운 강철 몸체와는 어울리지 않은 분홍색 리본이 매달려 있었다.

이상하긴 한데, 그게 왜요? 침식체라는 건 원래 이해할 수 없는 물건이잖아요.

여러분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어요. 이 로봇이 죄도 없는 소녀를 죽이고 이 리본을 빼앗았답니다. 제가 어떻게 이 상황을 아냐고요? 그건 제가 배에 오르자마자 그 비극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자식이 저를 가만두지 않았죠. 비굴하게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덮쳐서 제 목을 졸랐는데 저는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반격했죠. 그의 옷깃을 잡아, 업어치기로 땅에 내팽개쳤습니다.

사람들은 가게 주인의 생동한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고 있을 때, 한 소녀가 인파를 뚫고 앞으로 오고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던 권총을 꺼내서 한 발 쏘자, 이 빌어먹을 침식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전 신변 안전을 생각해서 몇 번 더 쏘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 녀석이 너덜너덜해진 겁니다.

???

거짓말이에요!!

유유는 있는 힘껏 사람들을 뚫고 나왔다. 가장 안쪽에 있는 몇몇 사람은 그녀에게 밀려 넘어지기도 했다.

야! 아니, 뉘 집 아이더냐! 이곳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단다.

이 친구는 비겁한 침식체가 아닙니다. 제... 친구예요. 침식체가 습격할 때, 저를 지켜줬어요!

로봇이? 침식체 손에서 인간 소녀를 구했다고? 이런 로봇들은 자신의 의지로 퍼니싱을 저항할 수 없어... 어린 나이에 거짓말하면 쓰나? 어리광 부리지 말고 네 엄마한테 가!

구경꾼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의 마지막 한 마디에 유유는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전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금만은 귀찮아서 유유를 쫓아내려 했고 구경꾼들 속에 숨어 있는 소년에게 신호를 보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지금은 내 상품이야. 그러니 이 물건의 정체는 내가 정한다. 네가 돈으로 이걸 사면 물론 네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물건을 사려는 게 아니라면 빨리 꺼져!

소년은 고개를 저었고, 한숨을 내쉬며 유유에게 다가가 다른 핑계로 유유를 데려가려 했다.

저, 저에게 돈이 있어요! 제가 살게요! 아빠가 저에게 돈을 많이 주셨어요!

유유는 손에 든 지갑을 높이 들었고, "돈"이라는 말을 들은 금만은 순간 얼굴색이 변했다.

그럼 상황이 다르지. 그런데...

금만은 유유가 필사적으로 지갑에서 꺼낸 곤충 코인을 보며 난처해 했다.

지금 장난하는 거야…… 겨우 이 정도 곤충 코인으로 뭘 살 수 있지!? 경고한다. 더 이상 여기서 방해하지 마!

하지만 이게 제 전부에요. 보세요 이렇게나 많은데…… 이렇게 많은데……

유유의 세상에서 이 정도 돈이면 그녀가 좋아하는 간식, 갖고 싶은 새 옷, 신규 장난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배에서는 당연한 사실조차도 살 수 없었다.

금만은 이 말썽꾸러기 소녀를 내던져 버리려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

돈은 없지만... 넌 이 야항선에서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소유하고 있지.

저기, 아저씨...

그 소년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금만이 그를 째려보자 그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이 물건은 "항쇄"라고 해. 배 위의 모든 사람은 강제로 이걸 차게 돼있어. 안에는 배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마일리지"가 저장되어 있거든. 곡 님께서 모두에게 "초기 마일리지"를 나눠주시는데 그걸 나에게 주면 이 타이아를 줄게.

유유는 금만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목을 만져보았고, 거기에는 서로 맞물린 고리 모양의 물체가 있었다.

"마일리지"... 이 "마일리지"로 그를 살 수 있나요?

금만은 웃으면서 유유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거래 요청을 했다.

물론이지…… 충분한 가치만 지불하면 여기선 무엇이든 살 수 있어.

그녀는 소위 "마일리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지만, 그것이 목숨을 바쳐 자신을 보호한 두 명의 타이아 로봇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항쇄"가 살짝 빛나더니 거래가 끝났다. 하지만 거래를 마친 순간 유유 목에 걸린 "항쇄"는 빨간빛을 반짝였고 머릿속에는 마일리지 소진 경고음이 울렸다.

윽…… 이게 무슨 소리지?!

그와 동시, 주변에 우두커니 서 있던 경비 로봇이 유유의 곁으로 다가왔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역시 몰랐구나? 마일리지는 우리가 배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해. 모두 소진되면 망망대해에 버려지는 결과밖에 없어.

그는 웃으며 유유 곁으로 다가갔고, 다정한 척하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거 알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기억을 엿보고 싶어 해. 특히 너처럼 걱정 없이 구룡성에서 사는 아이의 행복한 기억을 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야.

네가 그 기억을 나에게 팔거나 준다면, 너에게 약간의 마일리지를 빌려줄 수 있어…… 조금 더 넓게 생각해. 과거의 가치 없는 추억을 버리고, 이 배에 남아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아빠의 호호호 웃는 소리, 엄마의 꼭 껴안은 포옹, 마지막 힘을 다해 자신을 지켜준 우람한 모습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자신은 앞으로의 긴 밤에도 그들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바다에 떠 있는 이 외로운 배처럼 앞으로 혼자서 어둠 속을 걸어야 해. 과연 그게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안 돼……!

유유는 그를 밀치고 자신을 잡으려는 로봇과 힘껏 부딪친 후 비틀거리며 먼 곳을 향해 달려갔다.

예상 밖의 괴력에 밀린 금만은 그 소년과 부딪혔고, 그는 부하를 불러서 쫓아가려고 했지만 목덜미에 손칼을 맞고 쓰러졌다.

이런, 죄송해요. 사장님…… 손이 미끄러졌네요.

그 소년은 혼란을 틈타 땅에 쓰러져 있는 금만을 은밀한 곳으로 끌고 가서, 그의 몸에 지니고 있던 지갑을 꺼내 그 안의 곤충 코인을 하나씩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인건비, 놀란 거에 대한 피해 보상, 위험수당, 추가 근무 수당…… 헤헤, 사장님, 감사합니다!

차가운 물 한 방울이 소년의 코끝에 떨어졌고, 그는 고개를 들어 소용돌이치는 먹구름을 바라보았다.

비가 오려나……

그리고 그는 유유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곤 한숨을 내쉬더니 마지막 곤충 코인을 높이 던진 후 돌아서서 받았다.

정말 바보 같아... 죽으면 모든 걸 잃게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