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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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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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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기 봐요! 저기 봐요!'

'저 떠나가는 비행선을 봐, 저 위에는 내 동료들이 타고있어. 저 위의 사랑은 셀 수 없이 많고, 그 위의 아름다운 꿈은 헤아릴 수 없어!'

'그것은 나의 희망을 가지고 멀리 나아가고 있다!'

'안녕, 내 사랑하는 전우여.'

'그대들의 미래에 사랑과 빛이 가득하길.'

플로라는 바닥에 앉아 세레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춤추자고 초대하는 듯한 포즈이자, 커튼콜을 앞둔 주인공의 동작이기도 했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연극이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건가? 세레나는 어린 마음속에 그녀가 메마른 사막을 넘어 이곳 폐허로 와서, 가벼운 침식의 고통을 견뎌내고 똑같은 연극을 공연할 수 있게 한 집요함이 있다고 추측했다.

꽃처럼 여리지만 강인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지켜야 했다.

세레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상대도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졌다.

대치, 대치……

흑…… 팔이 저려오는데 왜 커튼콜을 하지 않죠?

작은 중얼거림에 세레나는 금방 깨달았다. 플로라가 자신의 집요함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커튼콜 전에는 배우가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음, <아카디아 대철수> 마지막 장면의 공연은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공연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레나는 막을 내리는 동작을 했다. 막이 실제로 내려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플로라의 긴장된 몸이 풀려졌고, 엄숙한 표정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와…… 대박. 최고예요. 많은 대사들이 기억나지 않았지만 이런 연극을 다 할 수 있어서 너무 후련해요!

고마워요. 언니. 언니는 제 첫 관객이에요!

언니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요. 그러면 엄마도……

그녀는 갑자기 흐느끼며 울었고, 작은 몸은 그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세레나는 그녀가 쓰러지기 전에 그녀를 받쳐 들었다.

흐트러진 호흡과 침식의 표현, 굶주림과 추위까지 더해져 공연 의욕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

세레나는 즉시 그녀에게 혈청을 주사했고 휴대용 물주머니로 물을 조금씩 먹였다.

하…… 읍……

플로라…… 넌 지금 휴식이 필요해.

네…… 네. 지금은 쉴 수 있어요.

여자애의 목소리는 가냘프지만 여전히 기쁨이 담겨 있었다.

그럼, 언니. 저와 함께 이 오페라의 한 장면을 연기하셨는데…… 언니의 소감을 들려줄 수 있어요?

음…… 너의 공연도 완벽했어. 이번 공연을 완성해 줘서 고마워.

그래요…… 그럼 너무 다행이에요. 엄마가 이런 공연을 봤다면…… 마음이 놓였을까요……?

아이의 집착은 어른보다 훨씬 더 강할 수 있었다.

그 집착을 해소하기 위해 세레나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

…… 사실 이 연극에 관해서 시나리오와 후속작들이 있는데…… 이 이야기의 진짜 결말을 알고 싶어?

결말을 들은 플로라의 눈에서 다시 빛이 났다. 파랗게 질린 입술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세레나는 이미 그녀의 대답을 들었다.

세레나는 한 손으로 플로라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단말기 스크린을 수첩처럼 펼쳐놓았다.

그녀는 마치 보육 구역에 있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한 구절을 읽기 시작했다.

<아카디아 대철수>의 진정한 결말.

이 결말은 앞부분의 내용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전체 연극의 주제를 부정했다.

지구상에 남은 병사들이 죽기 전, 지표면을 떠난 사람들에게 축복을 보냈다.

후회 없는 죽음, 후회 없는 헌신, 미래에 대한 기원, 그녀의 생명과 연극은 가장 완벽한 커튼콜을 맞이했다.

—— 단지 생존자들의 환상일 뿐이었다.

하늘에 사는 사람들은 희생자들의 숭고함을 칭송했다. 죽은 병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받고서야 그들이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회개하고 어떻게 괴로워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 감정들이 관객들에게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회한과 한탄 그리고 그에 따른 자기 보호라는 이름의 냉담함이 그들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 응, 맞아.

이것이…… 진정한 결말?

플로라는 중얼거리며 그녀의 첫 소감을 말했다. 혈청과 맑은 물을 얻은 그녀는 정신을 조금 차렸지만 여전히 세레나의 팔에 기대고 있었다.

윽…… 왜 이렇게 된 거죠?

이해가 안 돼요…… 잘 모르겠어요. 왜 작가가 그렇게 생각했는지……

언니는…… 알아요? 알려줄 수 있어요?

응…… 그래.

작가가 처음 이 작품을 발표했을 때 구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녀는 어떤 일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고, 그래서 이 이야기에 새로운 결말을 부여했어요.

중간 과정에 아무리 우여곡절이 많았어도 창작자의 진정한 의도는 결말에서 드러나게 된다.

결말의 한 마디는 이야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승화시킬 수도 있었고, 그것을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으로 연장시킬 수도 있었다.

자연은 그것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전설과 정신은 아름답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생명보다 우선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희생된 영웅은 울 수도, 저주할 수도, 자신이 내린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어요.

이야기에서 말하는 것이 결국…… 현실의 전부는 아니에요.

응……

플로라는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았고, 너무 피곤한 듯 곧 잠이 들 것 같았다.

어떻게든 그녀를 데려가야 할 것 같았다. 세레나는 그녀를 안아 올리려는 순간 그 몸은 세레나의 팔 안쪽에서 일어섰다.

음……아니, 이건 역시…… 아니야!

플로라는 몸을 떨면서 쪼그리고 앉아 발 밑에 수첩을 주웠다. 《아카디아 대철수》의 시나리오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종이는 구겨져 있었다.

남겨진 사람들은 후회하고 원망해요…… 음, 그럴 수 있죠. 그럴 만해요…… 역시……

그녀는 구겨진 종이에 방금 세레나가 말한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그러고 나서, 그 문장들 뒤에 새로운 문장들을 추가했다.

그녀는 동작은 빨랐다. 처음에는 글씨로 시작했고, 이어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 심지어는 희한한 글자까지 곁들였다——아이가 스스로 발명한 신비한 언어 같은 거였다.

그녀는 그림을 그렸고, 마지막으로 대본을 들어 올리고서는 그 새로운 결말에 이어 또 하나의 새로운 결말을 낭송했다.

——그 전사들의 죽음 전의 호탕함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환상일 뿐이었다.

하늘에 사는 사람들은 희생자들의 숭고함을 칭송했다. 죽은 병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받고서야 그들이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회개하고 어떻게 괴로워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들은 죽은 이들의 울부짖음을 가슴에 새기며 스스로 다시 출발하는 동력으로 삼았다.

줄줄이 이어지는 소대가 저 높은 하늘에서 다시 파견되었다.

평화롭게 해방되는 날이 왔을 때 돌아온 사람들은 병사들의 무덤 앞에 서서 진정으로 추모하며 이렇게 말했다.

——'안녕, 내 사랑하는 전우여.'

——'그대들의 미래에 사랑과 빛이 가득하길'

맞아요. 맞아요. 이렇게 해야죠.

떠나보낸 동료들은 언젠가는 병사들 희생정신의 의도를 알게 될 거예요. 그들은 원래 같은 이념을 위해 싸웠고, 이야기의 결말은 그래야 맞아요.

이제 막 생기를 되찾은 아이는 떨리는 손으로 시나리오를 펼쳐 보이며 그 결말을 세레나에게 보여주었다. 세레나는 순간 정신이 흐릿해졌다.

이게…… 네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결말인 거야?

실현? 아뇨…… 아닌 것 같아요.

이건 아마…… 감동시키고…… 우리 아빠를 감동시키는 결말이겠죠.

작가의 생각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계속 이해하느냐는 저의 자유예요. 전 다만……결말의 일부분을 부정했지만, 작가가 희생을 이렇게 장렬하게 묘사했으니, 결말에는 분명 다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 앞의 모든 이야기는 희생된 사람이 고통스러울 수도, 무력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줬어요. 하지만 희생을 선택하고 전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들은 비바람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고, 비바람이 지나간 후 마침내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돼요.

이런 용기와 희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이 작품을 썼어요. 이 정도만 알면…… 되지 않을까요? 현실의 전부…… 그건 너무 복잡해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이야기를 쓸 때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어요.

프로스페로 왕의 이야기, 이리스, 마법…… 모두 실제 일어난 일은 아니에요. 이야기를 만든 사람이 왜 이런 걸 썼는지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그건…… 좋아요. 좋아요……

이러면…… 충분한 거 아닌가요?

대답이 없다. 플로라는 갑자기 따뜻함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세레나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맞아…… 너무 잘 말했어……

그녀와 가까이 붙어 있어서 세레나는 그 작은 심장이 자신의 가슴에서 뛰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자기와 같은 박동, 자기와 비슷한 심장박동이었다.

고마워, 고마워……

어…… 뭐가 고마운 거예요……?

플로라의 의문에는 대답이 없었고, 세레나는 그녀를 조금 더 꽉 껴안았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반박해서 고마워. 네가 해 낼 줄 알았어.

——나 대신 그것들을 말해 줘서 고마워. 내가 이런 말들을 했다면 아무런 힘이 없었을 거야.

너의 이런 생각은 반드시 너의 작품 속에서 이어질 거고……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거야.

그걸로 됐어. 막막하고, 고통스러워도, 처음의 감동으로 넌 진심을 잃지 않을 거야. 역경 속에서도, 비바람과 맞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언젠가 이 전쟁이 끝나면…… 넌 분명 아름다움을 쫓는 예술가가 될 거야……

난 믿어…… 넌 할 수 있어……

음…… 그렇군요. 고마워요 언니.

언니가 그렇게 말하니, 이런 저도…… 엄마를 위로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플로라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세레나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하……

베르야드는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는 플로라를 데리고 갔어야 했다. 설령 혈청을 투여했더라도 이런 낮은 농도의 환경에 계속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무대의 먼 곳에서 두 소녀가 서로 껴안는 것을 목격했을 뿐이었다.

세레나는 이 유일한 관객을 눈치채지 못한 채 플로라를 계속 껴안으며 자신의 생각이 이 포옹을 통해 최대한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러자 플로라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뺨을 부풀리며 일부러 탓하는 말투로 바꿨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언니, 바로잡아야 할 게 있어요. 우리 아빠는 죽기 전까지도 절대 울지 않아요!

'상상하라. 자유로운 상상이 당신들의 죽음을 초월할 수 있기를.'

'그 자유로운 미래에서 사랑과 광명이 반드시 그대들과 함께 할 것이다.'

이건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에 나오는 대사인데…… 그 대사로 자신을 축복할 거예요…… 반드시 그렇게 할 거예요!

……

이 대사는……

베르야드는 통신 장치를 꺼냈다.

그가 받은 통신에는 지리 좌표 뒤에 일련의 깨진 코드가 표시되어 있었다. 코드가 깨졌다고 해서 풀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정보 복원은 모든 병사의 기본 스킬이었다.

하지만 그는 해독하지 않았다.

그가 다시 그 글자를 보았을 때, 그 죽음의 눈빛은 마치 시간을 뚫고 그를 응시하는 것 같았다.

그는 더 이상 직시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의 능숙한 조작 아래 흐트러진 말들이 단말기에 다시 등장했다.

——'상상하라. 자유로운 상상이 당신들의 죽음을 초월할 수 있기를.'

——'그 자유로운 미래에서 사랑과 광명이 반드시 그대들과 함께 할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당신은 죽기 전에 이렇게 포부가 있었군……

나의 그 대사가 정말로 당신을…… 감동시킨건가……

한순간의 감동으로 전장에 나간 그 신병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고통 때문에 그것을 잊지 않았으며 끝없는 고통 속에서 그 감동을 자신의 전우에게 전했다.

신병은 알지 못했다. 이 감동은 오래전 이 전우에 의해 오페라에 봉인됐음을.

이제 이 감동은 긴 시간을 넘어 몇 번의 손길을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다.

단말기를 놓자 베르야드는 쉰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고개를 들어 다시 무대에서 껴안고 있는 소녀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새로 핀 꽃 두 송이를 보았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정신을 토양 삼아, 감동 때문에 싹을 틔운 꽃.

그 감동은 그 위대한 오페라 가수에게서 전수되어 그의 손을 빌려 시간 속에 뿌려졌다.

모든 것이 아름답지는 않고, 몇 번이나 막막했지만, 그 꽃은 항상 그의 전승에 의해 전장에, 저 멀리 높은 하늘에, 황폐한 무대에 활짝 피어, 그가 처음에 스쳐갔던 말을 말해주었다.

베르야드

하…… 정말 아름답군.

'안녕, 내 사랑하는 전우여.'

'상상하라. 자유로운 상상이 당신들의 죽음을 초월할 수 있기를.'

'그 자유로운 미래에서 사랑과 광명이 반드시 그대들과 함께 할 것이다.'

《영웅의 작별》 이것으로 종영합니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빠의 이야기, 정말 멋지네요. 저도 나중에 아빠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 오페라 가수? 음…… 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페라 가수가 되어 아빠처럼 그렇게 멋진 걸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다면 오페라 가수가 될 거예요.

저도 부를 노래가 많고, 다른 사람에게 할 얘기가 너무 많아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저처럼 이야기를 듣고 나면 지칠 정도로 춤을 추게 하고 싶어요.

—— 어? 아빠 지금 떠나는 거예요?

—— 그럼 돌아오시면 남은 이야기도 꼭 들려주세요.

……

베르야드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두 손은 흔들리고 있었다.

수년 동안 자신이 잊고 있었던 감동과 마주했을 때,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감동의 박수를 보내는 것뿐이었다.

무대 위의 소녀는 박수 소리를 듣고, 어두운 곳에 있는 관객을 발견했다. 그녀는 수줍어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 보니 너의 이름을 아직 몰라.

젊은 오페라 가수, 너의 이름을 알려줄 수 있어?

제 이름이요?

플로라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상대방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이내 대답했다.

세레나…… 제 이름은 세레나예요.

세레나·플로라…… 이게 제 이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