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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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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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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다 밑에서 솟아오른 수많은 날카로운 가시가 비틀거리며 리브를 따라온 백로를 찔렀다. 새하얀 새는 처량하게 울었고 가슴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붉은 장미를 심장으로 물들인 듯 구슬픈 만가를 읊조렸다.

백로가 몸부림치자 피로 물든 깃털이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백로의 깃털이 다 빠지고 가시 끝에서 건강한 까마귀 한 마리가 다시 태어났다.

까마귀가 빙빙 돌면서 낭랑하게 지저귀면서 날개를 펄럭이더니 적조 위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자 순식간에 까마귀 깃털이 온 하늘에 흩날렸다.

까마귀 깃털과 함께 리브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떨어져 또 다른 데이터 흐름으로 끌려갔다. 갑자기 뒤를 돌아본 그녀는 자신이 밤중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앞에 있던 까마귀는 길을 안내하듯 날아가다 멈춰 서서 복도 끝 벤치에 내려앉았다.

그녀는 복도 끝 벤치에 한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까마귀를 마음 놓고 따라가지 못했다.

……

안녕하세요.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내레이터

안녕하세요. 전 지금 제게 아주 소중한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녀가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아요.

그러셨군요…… 걱정되시면 그녀를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내레이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걱정하고 있는 거였어요. 이 길은 그녀 혼자만 방향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녀가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되세요?

내레이터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지 못해서 원하는 뜻과 어긋난 방향으로 갈까 봐 걱정돼요.

우리는 아직 그녀에게 말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후회하고 있어요.

인간의 평온한 겉모습에 담긴 정서가 그녀를 물들여 자기도 모르게 질문했다.

어떤 사람을 찾고 계신 거예요? 괜찮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인간은 승낙도 거절도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 인간이 일어서자 까마귀가 빙빙 돌며 인간의 어깨에 멈춰 섰다.

내레이터

당신이 알고 싶다면……

인간이 인솔자같이 앞으로 걸어가자 주변 모습도 바뀌기 시작했다.

그곳은 창 밖에서 하얀 햇빛이 들어오지만 조금의 온기도 느낄 수 없는 깔끔한 회의실이었다.

회의실 한가운데 소녀와 청년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

……

오래된 사진처럼 모든 것이 정지되어 조용하고 슬펐다.

내레이터

여긴 우리가 처음 만난 장면이에요. 그녀가 여기서 수줍게 자기소개를 마친 후 우리는 소대를 결성했어요.

여기에 그녀가 없어요.

4명으로 이뤄진 소대였군요……? 동료가 될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인연인데……

리브는 여기에 원래 서 있었던 수줍음이 많은 사람을 상상하며 소중한 동료와 만나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마음은 긴장됐을까? 아니면 기대하고 있었을까?

어쨌든, 이제 여기에는 망연하게 남은 두 멤버만 있게 되자 리브는 슬픔에 잠겼다.

인간이 그녀를 데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사방의 풍경이 온통 폐허로 변했다.

방금 본 소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화난 것 같은 청년과 무기를 든 채 뒤에 서 있었고, 하찮게 여기는 듯한 표정을 한 또 다른 단발머리 여성과 대치하고 있었다.

……

……

……

바닥에 흩어진 흰 머리카락은 마치 그곳에 누군가 서있었던 것 같았다 ——인간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지금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레이터

이건 우리가 처음으로 대형 임무에 함께 참여하는 거였어요.

보니까…… 여러분은 다른 사람과 다툼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내레이터

우리는 그녀의 전임 지휘관을 만났어요.

그 단발머리 여성을 말하는 건가요? 임무 수행 중에 같은 전우와 다투는 건 좀 그런데……

그녀들 사이에 어떤 복잡한 일이 있는 게 아닐까요?

내레이터

그녀는 우리에게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아요.

그녀는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에 익숙한 사람인 것 같네요……

하지만 첫 만남부터 긴장했다면, 그 순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도 마주했을 텐데…… 그녀도 굉장히 용감해 보이네요……

내레이터

우리는 여기서 진정한 소대를 결성했어요. 하지만 여기에서도 그녀를 찾지 못했어요.

버려진 상가 안에서 검은 머리의 소녀가 웅크리고 앉아 개구리 인형을 손에 들고 멍하니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누군가 그녀에게 개구리 인형을 건네준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 앞에는 땅에 떨어진 지저분한 양 인형만 있었다.

내레이터

그녀는 이곳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 하나를 주워갔어요.

그녀가 그런 일도 할 수 있었나요?

하지만 이렇게 어린아이 티가 나는데…… 군인으로서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요?

내레이터

이곳에서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아요.

그리고 우뚝 솟은 도시 앞에 검은 머리 소녀와 청년이 나란히 서서 손을 내밀었다.

인간이 손등을 내밀자 리브는 그들의 손등에 마커펜으로 삐뚤삐뚤한 선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잠시 후에야 리브는 그곳에 웃는 얼굴이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간과 까마귀는 그녀를 데리고 많은 곳을 다녔다. 인간은 그녀에게 털 장난감의 주인이 누구인지, 손등의 웃는 얼굴, 희한한 장식품이 달린 크리스마스트리…… 그곳에서 일어난 여러 일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 과거 장면들이 점차 그녀의 눈앞에 떠올랐지만, 그중 하나가 빠져서 완전하지는 않았다.

인간이 말한 단편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조금씩 길을 잃은 소녀의 이미지를 맞춰 나갔다. 여리고, 아이 같고, 가끔 용기를 내면서도 항상 다정다감했다.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요……

그녀는 항상 가능한 한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소원을 이뤄주려고 해서…… 자신의 상태를 상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을 거예요.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그녀가 조심스럽게 소중히 여기는 것을 느꼈어요…… 그런 성격의 그녀는 분명 멤버 한 명 한 명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손을 잡아줌으로써 격려했을 거예요.

동료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많이 괴로워하면서 자신이 잘 하지 못한 걸 탓하겠죠……

그녀가 다치면 어떡하나요? 주변 사람들이 그런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타인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으로…… 행운일까요 아니면 불행일까요?

리브가 당황하면서 걱정하자 인간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내레이터

당신이 말한 대로예요.

그녀는 온화한 사람이었지만 전장에서는 주눅 든 적이 없었어요…… 제가 지휘관 신분으로 있었는데도 연약해 보이는 그녀에게서 수없이 보호를 받았죠.

그녀는 함께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모든 동료를 소중히 여겼어요.

팀원 모두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모든 작전에서 걱정과 책임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에, 다음에, 매번, 반드시 전력을 다해 살아남아서 다시 만나야 했어요.

그녀는 모두의 감정을 신경 쓰고 있지만 자신이 괴로울 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우리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져다주지 않고 부드럽게 우리를 격려했어요. 누구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녀는 우리 모두의 보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없을 때도 그녀가 잘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어떻게 변하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저는 믿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방해되어 길을 잃으면 제가 최선을 다해서 그녀를 찾을 거예요. 그녀가 다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반드시 도착해 그녀를 보호할 거예요.

그래서…… 그녀가 길을 잃었는데 우리가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그랬군요…… 알겠어요.

그녀는 여러분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 같아요. 제가 그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내레이터

그전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어떤 거요?

내레이터

만약 당신이 그녀를 찾았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세요?

어…… 저는……

그녀가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간은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는데 그 속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

내레이터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서…… 자신의 소원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

————아직…… 우리……

……책임을…… 혼자서…… 짊어지지 마……

리브는 어렴풋이 황폐화된 곳을 본 것 같았는데, 강렬한 익숙함을 가진 풍경이었다.

……

격렬한 위화감을 느낀 리브는 두 눈이 크게 떠지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이…… 누구죠?

……

리브, 그레이 레이븐을 위해, 모두를 위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위해 그렇게 많은 소원을 이루어준 너…… 내 목소리가 들리니?

더는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그녀를 놓아줘——

그녀를 우리에게 돌려줘——

그 익숙한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게 나를 부르는 거였구나.

백발 소녀의 눈에서 반짝이는 빛은 어지럽게 깨져있는 얼음바다처럼 당혹감으로 가득했고 맑고 투명한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리브

지휘…… 관님……?

……지휘관님…… 모두들……

그녀는 들었다.

루시아

리브를 돌려줘!!

루시아…… 언니 같은 존재인 검은 머리의 소녀. 늘 무거운 운명을 짊어지고 다니면서도 멈추지 않고 항상 앞에 서서 나를 보호해 주었어.

우리의 모든 일을 제멋대로 결정하지 마! 항상 많은 걸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라고!

리…… 표현이 서툴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모두를 아끼고 묵묵히 모두를 위해 희생했어.

[player name]

그게 너였구나. 리브.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지휘관님…… 내가 필요할 때면 언제나 손을 내밀어 주시는 태양처럼 빛나고 달처럼 차분한 사람. 간혹 무모할 때도 있지만 위기가 닥치면 지휘관님은 항상 모두가 나아갈 길을 열어주었어.

그 순간, 누군가 그녀를 잃은 아픔을 진정으로 슬퍼하며 이런 식으로 그리움을 전했다.

까마귀 떼가 쓸데없이 일어나면서 앞에 있던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었지만 아무것도 없었고 그렇게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