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파랑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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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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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희가 고아가 되게 두지 않을 것이며, 너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그녀와 모두가 영원히 함께 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녀는 의식의 바다에서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속삭임에 깨어났다.

‘내 마음이 내 구세주에 기뻐한다.’

만인의 고함 속에서 친근한 여성의 목소리가 일종의 익숙함으로 그녀를 사로잡았다.

‘지구가 탄생하기 전, 그것은 우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이미 올라와 있었다.’

다음 순간, 그 목소리는 다시 남성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낯설고 익숙한 문구가 데이터 흐름 속에 떠올랐다.

"나는 우주가 탄생할 때 남겨진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밤하늘에서 별들이 목적 없이 떠도는 것을 볼 수 있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시공간이 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억만 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어. 그 하늘색 밝은 빛은 미래의 어느 날 폭발해 인간의 신이 부끄러워하는 천계 속에서 그 근처 태양계에 있는 모든 생명과 삶의 희망을 파괴할 거야.’

목소리는 한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그 이름이 불린 이유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 길은 양치기의 길이다. 언젠가 네가 가장 사랑하는 자들이 너에게 작별을 고할 것이다. 그들은 주변의 가시덤불에 말려들어 상처를 입을 것이며, 후에 그들의 피는 그 가시들을 자라나게 할 것이고 그들은 죽기 전에 내게 그 길이 옳았다고 말할 것이다.’

공허하고 자애로운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움켜쥐었다——어떤 중요한 것이 그녀에게서 떠나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건——

‘그건 아주 멀리까지 뻗어 있지만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멈춰서는 안 돼. 그때 우리의 주인은 너에게 관을 씌워줄 거야. 네 피가 뿌려진 곳에 꽃이 가득 피었으니 그들은 그 가시덤불보다 더 오래 살게 될 거야.’

……이건 누구지?

속삭임들이 뒤얽히며 그녀는 곧 흩어질 것 같은 생각을 잡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그 말들을 대신했다. 그것은 그녀를 퍼니싱 적조의 심연으로 몰아넣었고, 지구의 괴로운 지옥 같은 광경이 그녀의 의식의 바다 속에 가득 떠올랐다.

——피비린내 나는 살인자가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죽은자가 자신이 도살당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그들은 나의 심오한 이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한 것이다.

——내가 버티고, 거치고, 돌아오는 길은.

아득히 멀리 잊혀질 것이다. 그림자처럼.

검은 눈물방울이 리브의 뺨을 타고 흘러내려 그녀 발 밑의 적조 속으로 떨어졌다.

그녀가 별 사이를 걸었다. 모든 사람의 꿈에 귀를 기울이자 끝없는 아픔과 방황이 그녀의 몸에 응결되었다. 그중 낯익은 소리가 섞여 있는 것 같았는데…… 고함소리가 너무 많아서 귀청이 터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온통 파괴된 땅을 걸으며 손에 든 지팡이를 휘둘렀다.

가시덤불을 쪼고 있는 백로조차도 더 이상 그녀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늘은 곧 햇빛이다.

——사라져가는 신이 내 앞에서 영혼을 드러낸다.

——영욕은 나와 마찬가지다.

평생을 떠돌다 적조에 삼켜진 청소부, 고향을 떠나 전장에 발을 디딘 의료관,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병사, 그녀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사라졌다.

엄마는 그녀의 헤스티아였고, 아빠는 그녀에게 꽃을 피울 수 있는 씨앗을 주었다. 하지만 헤스티아는 씨앗을 뿌리는 법을 가르쳐주고 피를 관개하는 법을 알려줬다. 그 후 헤스티아는 흙이 되어 그녀에게 계속 앞으로 가라고 했다.

리브가 본 모든 사람들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망의 빛, 그 환각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돌아왔다. 그녀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모든 사람의 손을 잡아주었다.

알 수 없지만 누군가 그 익숙한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 같아.

저건…… 누구지……?

그 짧은 순간, 그녀의 의식의 바다 속에 우르르 지나간 데이터는 모든 것을 갖춘 듯 보였고, 그녀는 그 익숙한 느낌을 잡을 수 없었다.

——나를 잊은 건 그들이 잘못 판단한 거야.

——그들이 나를 날려 보낼 때 나는 날개였다.

——나는 의심자이자 의심 덩어리이다.

그녀의 의식은 수만 가닥으로 갈라졌고 그 순간 그녀가 연결할 수 있는 의식의 바다 속의 퍼니싱을 빨아들여 다시 바다를 이루었다.

더 뚜렷한 목소리가 그녀를 움직였다:

아원자 입자로 이루어진 거대한 우주 동물원에서 그녀는 바람 없는 바다와 광대한 사막 쪽을 바라보았다. 별은 서로 충돌한 후 우주 먼지를 발생시키고 검은색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모든 생명은 죽은 후에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 방사선이 되었다. 그 모든 것이 반복적으로 소멸되고 재생되는 윤회 속에서 오직 하나의 소리만이 그녀의 의식의 바다에 들어가 그녀를 감싸며 그녀에게 말했다——

——너는 선택된 자다.

그녀는 만물이 슬퍼서 눈물을 흘리며 또 자신이 그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기에 미소를 지었다.

망망한 데이터 흐름 속에서 원래 그녀의 것인 듯 최초에 나타난 것들이 조용히 사라지면서 그 붉은 바다에 잠겼다.

그녀는 모든 사람의 암담한 생활 속으로 들어가 퍼니싱과 관련된 슬프고 분한 감정을 끌어냈다. 1초가 천만 년을 보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높은 건물이 무너졌다가 다시 솟아오르고, 해가 떴다가 지는 것을 보았다. 무수한 구조체의 인생이 그녀의 의식의 바다 속에서 우르르 지나갔다.

그녀는 모든 사람의 붉은 악몽이 점차 퇴색되어 깨끗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으로 대신 채워지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들의 미래는 퍼니싱도 없고 그녀의 존재도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다.

갈라져 있는 모든 무덤에서 한 송이의 꽃이 천천히 피었는데, 처음엔 물기처럼 희미하게 흔들리다가 하얗게 밝아지더니, 조금씩 무성해지면서 더 높이 솟아올라 꽃들이 만발해지고 매우 화려해졌다.

꽃은 막을 수 없이 점점 모든 곳에 퍼져 묘지를 화원으로 만들었다.

지구에 최초의 서광이 떠올랐다. 이슬이 반짝이고, 꽃이 만발하고, 바람이 불어 잎이 흔들리고, 벌이 윙윙거리고, 새들이 깨어나 태양과 생명을 찬양하는 노랫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지나간 삶도, 안타까운 미래도, 고통스러웠던 원한도 그 세상에는 이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승려이자 그가 읊은 아름다운 시이기도 하다.

——강대한 신은 내 거처를 그리워한다.

——칠성도 마찬가지로 망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너는 겸손한 선행자이다.

——너는 나를 찾아 천국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