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별들의 노래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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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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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는 공중 정원의 온실 속에서 꽃을 보았음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진짜 꽃을.

공중 정원의 귀한 자원을 관상용 꽃을 키우는 데 사용해서인지 온실 속에서 활짝 핀 보라색 꽃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의식의 바다가 혼란스러워진 탓에 그녀는 기억을 바로 찾아낼 수 없었다.

아... 맞다.

그것은 기본 교육 센터가 조직한 참관 행사였다. 선생님이 그들을 온실로 데리고 간 이유는 결코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선생님이 꽃을 꺾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천천히 꽃을 분해했다.

줄기, 꽃받침, 그리고 화관까지...

분해된 이름없는 보라색 꽃은 소리 없이 배양 접시에 떨어졌고, 아이들이 꽃의 모든 부위를 관찰하는 걸 지켜 보았었다.

마치 지금의 그녀처럼 말이다.

도둑이 말을 듣지 않는군요. 도대체 훔친 물건을 어디에 숨긴 거죠?

그녀를 산산조각 낸 코롤료프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코롤료프의 어두운 적색 시각 수신기가 세레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그녀를 옆으로 던져버렸다.

도둑은... 어디로 간 거지?

코롤료프는 갑자기 그녀가 보이지 않는 듯 다급하게 울부짖더니 안내방송실을 떠났다.

……

그녀의 침식률이 한계치를 넘어버려서 그녀를 침식체로 인지한 건가?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이제 더 이상 알 필요도 없었다.

하체는 이제 아무 감각도 없지만 의식의 바다에서는 고통이 지속적으로 전달되었다.

그녀는 의식의 바다에서 이탈할까 두려워 차마 자신의 통각 신호를 단절하지 못했다. 그녀의 가슴에 묻힌 기하체 조각이 그녀의 육체를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는 게 뚜렷하게 느껴졌다.

모든 연산 능력은 그녀의 역원 장치를 실행하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의식의 바다가 결국 선홍빛으로 물들고 말았다.

시야는 다시 밝아지고 세레나는 자신이 가장 익숙한 곳에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의 꿈이 처음 시작되었던 가상 현실 전시관이었다.

누구도 그녀의 이름을 알지 못했던 그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그곳에서 그녀는 혼자 작은 로봇들로 황금시대의 잔해에 남은 오페라 조각들을 복원했었다.

밀라노의 공작은 여러 위기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복수의 길을 걷지 않았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반성하자 그는 모든 사람들을 용서했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이 모든 일로 인해 일어난 파장도 점점 잔잔해졌고 삶에서 작은 물결 같은 존재로 변했을 뿐입니다.

——나폴리의 국민들은 아름다운 땅에서 살고 있었죠.

분쟁과 충돌이 있었지만 나폴리의 미래는 여전히 희망찼습니다.

관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Tempest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음...

왜? 아이라? 뭐가 이상해?

아니. 세레나의 오페라는 항상 완벽했었지.

그렇다면 어느 부분이 아이라를 당황하게 만들었어?

왜 프로스페로 공작이 안토니오를 용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안토니오가 아니었다면 프로스페로와 그의 딸이 외딴 섬에서 10년 동안이나 지낼 일도 없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었던 거지?

……

잠깐, 정말 그런 대화를 했던가?

아니었다. <폭풍우>의 결말은 그녀가 떠나기 전 복구를 마치고 아이라에게 보내주었었다.

사실 세레나는 아이라의 감상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

이것은 그녀의 의식의 바다가 극도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환상을 마음대로 엮어 만들어낸 환상이었다.

이것은 그녀의 무의식이 끊임없이 생각하던 일이자 그녀의 무의식이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었다.

프로스페로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었던 걸까?

왕위를 빼앗기고 구사일생했지만 모든 걸 잃은 그는 자신의 딸과 함께 외딴 섬에서 오랫동안 유랑하며 고통을 겪었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그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있었던 걸까?

왜냐하면 용서는 아름다운 감정이니까. 타인을 용서하는 건 스스로를 용서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런 정의로운 이유로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거야?

하지만 이건 전부 허황되게 꾸며진 말일 뿐이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안 그래?

넌 스스로를 용서할 필요가 없어. 자신의 멍청함을 용서하면 안 되는 거야.

너 스스로를 용서하지 마. 그리고 너희들을 버린 공중 정원도 용서하지 마.

이제 너한테는 아무 것도 없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던 미래도, 네 꿈과 예술도 그리고 네 동료들까지 전부 잃었어.

슬픈 과거도, 강철처럼 단단한 신념도 없어.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면 넌 굳이 버틸 이유가 없어.

도대체 왜 버티고 있는 거야? 모든 걸 내려놔. 여기에 오면 모든 게 편해질 거야.

……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걸어왔던 발걸음 하나하나를 돌아보니 모든 게 너무나 무력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자신의 천진난만한 착각이었을 뿐, 그 어떤 의미도 없었다.

그녀는... 너무나도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그녀는 무엇이 그녀를 지금까지 버티게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아니야, 이게 아니야.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를 아주 미워했을 거야.

지금은 누구보다도 프로스페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세레나.

그는 복수를 원했지만 복수의 상대는 그의 형제이자 동포였죠.

나폴리의 백성들은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세레나는 두 눈을 번쩍 떴다.

몸이 반밖에 남지 않은 그녀는 마치 강가에 버려진 물고기처럼 버둥거리다 겨우 몸을 뒤집었다.

——난 이미 모든 마법을 버렸다.

——내 몫의 미약한 힘만 남았다.

……

기계 관절만 남은 그녀는 반쪽만 남은 팔로 앞을 향해 힘껏 기어갔다.

엉망이 된 인간의 형체가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내 앞에 있는 분명 두 갈래 길이 있다.

——이대로 갇힐 수 없다.

——모두의 힘 덕분에 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가락이 끊어졌다.

……

그녀는 입을 벌려 치아를 땅에 꽂아 앞으로 기어 갔다.

——이제 내 옛 권력을 다시 손에 넣었으니.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원수들을 용서하느니, 그러니 제발

——이 외로운 섬에 가두지 말아주시길.

……

...그녀는 안간힘을 다해 구석에 도착했다.

세레나는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을 우주 정거장의 단말기에 연결했다.

그 순간, 그녀는 우주 정거장의 구석구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발 소대가 혈전을 벌였던 곳, 기하체가 있었던 곳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그녀의 의식의 바다에 동기화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야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의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최초로 퍼니싱이 우주 정거장의 중력 제어 코어에 침식하여 중력 혼란을 일으켰다.

강력한 흡입력이 주위의 퍼니싱을 중력 코어로 끌어당겼고 대량의 퍼니싱 이중합들이 중력의 코어가 있었던 곳을 대체하고 이중합 코어가 된 것이다.

그것은 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정보와 가슴에 박힌 이중합 코어 조각을 공중 정원으로 가지고 가야 했다.

이제 그녀에게 필요한 건 기나긴 인내뿐이었다.

——제발 내 영혼을 붙잡고 있는 족쇄를 풀어주세요.

——당신들의 선의와 박수에 의지해 돕겠습니다.

——다시 한번 날 위해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세요.

——우리의 배가 다시 만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른다.

아주 긴 시간일 수도, 어쩌면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손님"들이 적막한 우주 정거장을 방문했다.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제외하고... 익숙한 핑크색 그림자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의 출현에 폭풍 속에 산산조각 난 세레나의 의식의 바다에 고독한 섬이 형성되었다.

아...이라

오랜 시간을 힘겹게 버텨온 구조체가 드디어 두 눈을 감았다.

——그렇지 않으면 내 계획이 실패한다. 나에겐 매력적인 마법도 없고, 나를 위해 달려줄 요정도 없다.

——전지전능한 기도의 힘에 의지하지 않는 이상, 내 결말은 불행한 절망이 될 것이다.

——그것은 자비로운 신들의 마음을 관철하고 불쌍한 백성들이 저지른 모든 과오를 용서할 수 있다.

——당신들에겐 죄가 있지만 추궁하지 않을 게요. 그러니 당신들도 나에게 너그러이 자유를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