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별들의 노래 / Story
우리 무기로는 저 아머를 뚫을 방법이 없습니다. 저건 대체 뭐지, 저렇게 단단한 재질은...
뚫을 수 없다면 내가 외각을 벗겨 내겠다! 우린 반드시 샘플을 공중 정원으로 가져가야만 한다.
한 집행 부대의 구조체가 갑자기 격노한 소리를 지르더니, 곧이어 무기를 휘두르며 중앙의 그 "사신"에게 돌진했다.
그 입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광이 그 구조체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상대의 단단한 외각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그건 한 병사가 온 힘을 다한 공격이었고, 강철도 끊어버리는 힘으로 상대의 외각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푸른빛의 조각이 한 쪽 원형 플랫폼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젠장! 젠장! 젠장!
보라색 그림자가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세레나는 그 조각을 휘감아 올린 다음, 다음 공격이 오기 전 높은 곳으로 뛰어올라 적의 레이저를 피했다.
손에 넣었습니다!
좋아, 빨리 철수해!
사상자 상황은 어떻지?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전부 다치고 대원 5명은 이미...
알겠다. 현 시간 부로 집행 부대의 모든 대원들은 고고학 소대의 대원들을 우선적으로 철수시킨다!
잠시만요. 제 레이더에서 대량의 적의 움직임이 감지되었어요.
리더, 저도 감지했습니다. 수량은 대략...
세레나는 그 믿을 수 없는 숫자를 대신해서 천천히 말했다.
300개 이상이에요. 신호가 너무 밀집되어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아요.
젠장, 우리가 벌집을 건드린 건가?! 이 조각을 뺏으려는 건가?!
상대가 코끼리라고 하더라도, 여기서 개미떼에게 모두 물어 뜯길 것이다!
원래 계획은 그대로 두고 세부 사항을 변경한다——
1분대는 앞에서 원호 대형으로 길을 내고, 2분대는 뒤에서 원호 대형으로 후미를 맡고, 3분대는 중간에서 중상자를 보호한다. 고고학 소대의 대원들은 3분대 인원을 따라간다!
저희도 싸울 수 있습니다.
세레나 말이 맞아요. 저희도 싸울 수 있습니다!
집행 부대의 구조체 대장이 세레나를 쳐다봤다.
세레나? 네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네가 싸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급한 건 이 정보와 샘플을 공중 정원으로 돌려보내고, 우주 정거장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과학 이사회에 설명하는 거야.
우리는 집행 부대로서 비전투 부대원들을 우선적으로 철수시킬 의무가 있다.
그가 말을 마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았다.
전원, 자신의 사명을 충분히 이해했나?
네!
뒤이은 모든 것은 신곡의 지옥보다 더 가혹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짊어지고 있다면, 이런 시련을 겪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모두가 단순히 전 인류의 미래를 위한 것이기에, 자신의 안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목숨을 걸고 개척한 피의 길이였다.
후방에서 적들이 몰려왔는데, 처음에는 무기로 하나둘씩 처치할 수 있었지만 수가 많아지면서 구조체들은 진형을 유지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의 몸으로 장벽을 세우고 속속 밀려오는 적의 공격에 맞서는 방법 밖에 없었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나는 소대원 세레나다. 우리 부대가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정체불명 새로운 형태의 퍼니싱 적과 교전 중이다. 현재 이 물체의 조각 하나를 가지고 후퇴 중이지만 퇴로에 대량의 적들이 가로막고 있다. 지원을 요청한다!
응답이 오지 않았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나는 소대원 세레나다. 우리 부대가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정체불명 새로운 형태의 퍼니싱 적과 교전 중이다. 현재 이 물체의 조각 하나를 가지고 후퇴 중이지만 퇴로에 대량의 적들이 가로막고 있다. 지원을 요청한다!
응답이 오지 않았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응답하라...
그녀의 말은 얼굴에 튄 순환액으로 인해 끊어지고 말았다.
안 돼...!
끊임없는 거대한 힘이 그녀를 전방으로 밀어냈다.
멈추지 마! 동료의 의지를 짓밟지 마! 계속 전진해! 아직 12개의 선실이 남아있다. 우리는 포위망을 돌파할 수 있어! 에덴은 우리와 함께 한다!
두 다리가 쉴 새 없이 떨리며 두려움으로 신경이 곤두선 상태였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호출을 이어갔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27%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8개의 선실이 남았다. 철수 지원 바란다!
선도를 맡은 1분대는 이미 전멸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동하는 이 길에 이렇게 많은 잔해들이 있을리가 없었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35%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6개의 선실이 남았다. 철수 지원 바란다!
후미를 맡은 2분대도 소식이 끊겼다. 그들 뒤를 따르는 인원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63%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4개의 선실이 남았다. 철수 지원 바란다!
3분대조차 집행 부대 대원이 몇 명 남지 않았다.
세레나는 자신이 밟고 있는 유해가 적인지, 아니면 동료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고고학 소대의 대원들도 저마다 무기를 들고 선봉에 나섰다.
그 집행 부대의 구조체 대장이 그녀의 눈앞에 쓰러졌다.
콜록, 세레나...
그녀에게 걸어오던 집행 부대 리더는 세레나로 향하던 적의 치명적인 일격을 막아주었다.
집행 부대 리더가 막판에 최후의 일격으로 적의 전자 대뇌를 찔렀지만 이미 늦었다. 리더의 머리는 절반 이상이 날아갔고 시각 시스템도 완전히 파괴되었다.
……！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순환액이 그의 음성 모듈의 진동에 따라 여러 군데에서 끊임없이 솟구쳐 나왔다.
여기까지 오기 전까지 누군가에게 치명상을 계속 입었다는 증거였다.
콜록, 내 말을 조금만 들어줘.
정말 미안해. 우리가 너희를 데리고 나가지 못할 것 같아. 하지만 세레나,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조각은 아마 아주 중요한 열쇠일 거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공중 정원으로 가져가야만 해...
네, 약속할게요. 제가 꼭 해낼게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 빨리 가!
……
목숨의 무게를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고...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83%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3개의 선실이 남았다. 철수 지원 바란다.
마지막 고고학 소대의 동료가 자신 앞에 쓰러졌다.
고... 여기는 고고학 소대, 응답하라,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94%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2개의 선실이 남았다. 철수 지원 바란다...
공중 정원은 응답하지 않았다.
버텨야 돼. 거의 다 왔어. 쓰러지지 마, 세레나. 쓰러지면 안 돼...
그녀는 끊임없이 묵념하며 떨리는 다리를 계속 내딛었다.
여기는 고고학 소대... 고고학 소대... 공중 정원 응답하라... 현재 부대 전사율이 99%에 도달했다. 출구까지 1개의 선실이 남았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힘껏 휘둘러 십자형의 적 하나를 처치했다.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된 그녀가 마침내 마지막 문 앞에 섰다.
철... 철수 지원 바란다. 제발...
제발... 부탁할게...
끊겼던 통신 채널이 다시 연결됐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기 전에 이미 마지막 심판이 내려져 있었다.
여기는 공중 정원 임시 중계 위성입니다. 다음은 공중 정원에서 15분 전 남긴 메시지입니다.
작전 방안은 30분 전에 결정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대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을 감안해 공중 정원은 생존 확률을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하여...
공중 정원의 방공 화력은 한계에 도달해, 우주 정거장과 소모전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략적인 자원 배치를 고려해 희생이 예상되는 부대에 지원 역량을 파견할 수 없어, 공중 정원은 15분 전 우주 정거장과 더 이상 교차하지 않도록 궤도 고도를 높였습니다.
만약 생존자가 있다면 이 메시지를 받길 바랍니다.——에덴은 당신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합니다. 당신은 에덴의 용감한 전사이며, 전 인류는 당신의 찬란한 업적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통신 종료.
그 순간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그리고 곧——
...아
아... 으아아아아악!!!!!!!
세레나는 마치 척추가 뽑히기라도 한 듯 바닥에 주저앉아, 지금껏 들어본적 없는 처절한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