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가 실패하다니...
왜 바로 죽이지 않는 거지? 내 추악한 모습을 보고 싶은 거야?
가도 좋다. 죄를 묻진 않으마.
장난해? 난 네 적이야. 우리의 병사들이 서로 칼을 겨누던 그 순간부터 우린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고!
맞아, 넌 구룡에 전쟁이라는 재난을 가지고 온 적이니까.
넌 아직도...
하지만 넌 여전히 내가 지켜야 할 존재다.
뭐?
겪은 일도 다르고 이념도 다르지만, 너는 여전히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야.
너의 원한과 분노도 역시 내 곁을 맴도는 수많은 감정 중 하나일 뿐이야.
하지만 죽으면 이런 감정들은 사라져. 그 누구도 너의 감정과 존재를 느낄 수 없어.
너 이 자식...
오라버니, 오라버니도 이제 가문의 사명에서 자유로워졌어.
오라버니 말대로 한 나라에는 두 명의 왕이 있을 수 없어.
왕이 되려는 집념과 고통이 오라버니를 구속했을 만들 뿐이야.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 다른 사람들처럼.
구속이라...
쓰레기 같은 놈! 겨우 이 정도야!
넌 왕위를 이러갈 남자다! 지금 여기서 포기하다니!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야. 그건 네가 왕이 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
곡, 대, 이것 봐. 재밌는 걸 가지고 왔어.
각궁과 휘우라고 해. 생체공학 동물은 아주 귀하다는 걸 알고 있겠지.
난 이 족쇄를 단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거야. 내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왕의 직책을 이행할 거야.
……
윤은 조용히 속삭였고, 곡은 시종일관 서 있는 자세로 구룡 전체를 내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