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 어쨌든 지금까지 그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증거는 없지만... 그처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분명 세상 어느 곳에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만약 다시 만난다면..."
"제대로 때려줘야겠다."
다 썼어? 이제 출발한다.
아!
뭐, 뭐하는 거야! 왜 소리도 없이 다녀!
…………
2분 늦었네, 대장한테 보고해야겠다.
귀여운 구석이라곤 눈꼼만큼도 없다니까... 몇 분 늦은 게 뭐 어때서.
일기는 어린애나 쓰는 거라고 창위가 그러지 않았나?
분명 네가 잘못 기억했을 거야.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얼른 봐! 자밀라가 오고 있어!
소피아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창위는 책상위의 노트를 서랍 안에 밀어넣었다.
대장 안 계셔.
내가 잘못 봤나봐. 하하하.
그럼 얼른 움직이자고.
다음 건은 어디야?
난 지금까지도 확신할 수가 없다. 만약 다시 선택한다면 배에 남을 것인지 배를 떠날 것인지.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카이남이 내 선택을 꿰뚫어본 걸까? 아니면 대신 결정을 내려준 걸까?
어느 쪽이든 그 순간부터 난 진짜 내 모습이 어떤지 알게 되었고, 내가 가져야 할 자유를 알게 되었다. 비록 빛도 없고 미래는 여전히 참담하지만 말이다.
어떤게 정답이든 내 과거를 쫓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대로 더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창위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카이남에게 정말 완벽한 탈출 계획이 있었는지였다... 비록 이젠 딱히 중요하지 않지만 말이다.
카이남은 배에서 도망칠 계획을 4개나 만들었고, 그 중 하나는 구조 요청이었다.
그는 야항선에 대한 정보를 전송했지만, 그 구조 요청은 답장을 받지 못한 채 영원히 채널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 421이라는 채널이 그 정보를 차단했다.
두 번째는 "항쇄"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의 상처도 그때 생긴 것이었다.
세 번째는 거래를 통해 판매되는 것이었다.
네 번째는 큰 잘못을 저질러 처형된 뒤 버려지는 것이었다.
위험을 마주했지만 그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
저, 저기... 더슨!
담배 좀 그만 피우고 이것 좀 봐!
저기 누워있는 거... 사람인가?
뭔가 사람과 같은 형태가 파도에 밀려 모래사장으로 떠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