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순결한 기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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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의 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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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미풍, 오늘은 신무르만스크 항구를 떠난 21일째다..."

로제타는 뱃머리 앞쪽에서 쉴 새 없이 헤엄치는 외뿔고래를 바라보며 항해 노트에 계속해서 기록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수호신님이 도망치려는 순간 밧줄이 달린 작살을 등 뒤에 꽂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렇게 쓰면 할아버지가 화낼까...

로제타는 어쩔 수 없이 "수호신님"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외뿔고래"라고 고쳐 썼다.

엔진이 도움이 안 돼... 따라잡기는 커녕 끌려다닐 수밖에 없겠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끝."

콜록콜록... 로제타, 왜 날 깨우지 않았느냐?

할아버지! 몸이 안 좋으면 선실에서 쉬어야죠...

푸브는 눈을 가늘게 뜨며 외뿔고래가 향하는 지평선과 구름층을 바라봤다.

로제타야, 망원경을 줘보아라.

아. 네... 하지만 저기에는 아무것도 없을 텐데요...

푸브는 눈을 가늘게 뜨며 외뿔고래가 향하는 지평선과 구름층을 바라봤다.

로제타, 준비하도록 해. 이제 저 녀석과 결판을 내야겠다!

의아한 로제타는 할아버지한테 물어보고자 했지만 곧바로 깨달았다. 시선의 끝에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이 네가 반드시 와야 하는 곳이였나... 그 전자로 된 뇌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육지에 가까워질수록 외뿔고래의 속도가 느려졌다. 만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 이곳은... 드레이크 해협 같아요. 드레이크 해협 근처의 만에 도착했나 봐요.

외뿔고래의 속도가 더 느려지면 따라잡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거다.

네...

기나긴 추격이 드디어 끝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그들이 직접 외뿔고래를 죽여아 한다는 것을 뜻했기에 로제타는 기뻐할 수 없었다.

어? 바다 밑에서 붉은빛을 발하는 저것들은 뭐죠...

로제타! 뒤로 물러나!

바다 밑에서 갑자기 솟아 나온 손이 배 가장자리에 있는 로제타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다행히 푸브가 쏜 총에 명중했다.

침식체... 바다 밑이 침식체로 뒤덮여 있어! 이렇게 많은 침식체라니... 해류를 타고 외뿔고래를 쫓아 왔나 보군.

할아버지! 항구의 배가 출항하지 못하도록 항구를 파괴한 게 분명해요! 침식체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요!

멀리서 여기까지 온 것도 분명 해야 할 일이 있어서일 거예요!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생체공학 동물로 만들어진 몸에는 해류 탐측기가 있으니 이곳의 이상한 해류로 침식체들을 묶어둘 수 있다고 여긴 거일지도 몰라.

기계 외뿔고래

후...

정말 어리석구나... 우리 인간들은 널 해치려고만 하는데, 너는 그래도 인간을 구하고자 하구나.

그러니까 역시 외뿔고래는 미친 게 아니었어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출항하지 못하도록 항구를 파괴한 거네요!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저것에 죄가 있든 없든, 난 반드시 죽여야 해... 그리고 기회는 지금뿐이야.

외뿔고래의 속도가 점점 더 느려졌다. 고통스럽게 방향을 바꾸자 그의 몸에 대량의 침식체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외뿔고래가 갇히면 침식체들의 다음 표적은 우리가 될 거예요!

네 말이 맞다. 저것이 해저에 가라앉게 되면 상당히 성가시게 될 것 같구나.

푸브가 총을 들어 연달아 발사해 외뿔고래에 붙은 침식체들을 맞췄다. 그리고 로제타는 예리한 눈으로 포위한 침식체들 사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수호신님! 북동쪽이에요! 북동쪽을 향해주세요!

로제타가 큰소리로 외치자 외뿔고래는 로제타의 지시를 정말 알아들은 것처럼 북동쪽을 향해 나아갔다.

한참 후, 두 사람과 외뿔고래는 드디어 침식체로 뒤덮인 만을 벗어났지만, 이미 만신창이였다.

하지만 푸브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며 어선 옆에 떠 있는 외뿔고래 위로 기어 올라가 손에 든 전압 작살을 들어 올렸다.

외뿔고래가 낮게 울자 발광체로 구성된 눈이 반짝거렸다.

넌 잘못이 없지만... 그래도 난 널 죽일 거다. 모든 죄는 내가 짊어질 거다. 그러니...

푸브가 갑자기 격하게 기침하면서 외뿔고래 위로 쓰러져 피를 뿜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