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협회에서의 일을 마친 푸브가 시장에서 조각칼을 고르고 나니 벌써 정오가 되었다.
거기, 빨리 정리해. 오늘은 더 이상 장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무슨 소리야. 아직 하나밖에 못 팔았다고!
"그것들"이 왔어.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을 들은 푸브는 생체공학 로봇으로 구성된 "조수"가 오늘 들이닥친다는 걸 알아차렸다.
"조수"는 어디서 오고 있지?
뭐? "조수"는 항상 숲 근처에서 나타나지 않았나...? 이번에도 똑같겠지.
황급히 돈을 지불한 푸브는 썰매차에 올라 숲을 향해 달렸다.
어이! 거스름돈 안 가져가?
로제타! 로제타! 집에 있느냐!
푸브가 오두막의 작은 문을 확 밀어젖혔다. 집 안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지만, 아무리 찾아도 로제타는 보이지 않았다.
푸브는 집을 나갈 때는 반드시 쪽지를 남기라고 로제타에게 일러두었었다.
내가 없는 동안 나가다니... 로제타... 도대체 어디 간 것이냐!
증거는 없지만 그의 직감이 알려주고 있었다. 로제타의 실종은 생체공학 로봇 "조수"와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푸브의 직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듯 문밖에서 생체공학 로봇 특유의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
망할!
푸브는 그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은 속도로 뛰쳐나가 곧바로 생체공학 로봇을 향해 엽총을 조준해 발사했다.
삐...
생체공학 로봇의 가슴에 큰 구멍이 생기며 그대로 눈밭에 쓰러졌다.
하지만 "조수"라고 불리는 생체공학 로봇 무리가 한 마리밖에 없을 리가 없었다. 더 많은 생체공학 로봇이 푸브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씨이—— 씨이——
짧은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수십 개의 창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 푸브를 포위한 생체공학 로봇을 정확하게 꿰뚫어 바닥에 내리꽂았다.
발굽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오면서 켄타우로스 형태의 구조체가 낮은 덤불을 뛰어넘어 푸브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 이름은 테미아, 숲을 지키는 자의 일원입니다. 다치지 않으셨나요?
숲을 지키는 자라고 말한 휴머노이드 구조체를 본 푸브는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의 시선을 조용히 피했다.
테미아는 푸브가 놀라서 그런 줄 알고 위로하려고 다가가려고 했지만, 쓰러진 생체공학 로봇이 발버둥 치며 그녀를 덮쳐왔다.
크악!!!!!!
총알이 생체공학 로봇의 약점인 가슴에 큰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푸브의 엽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 녀석들을 상대할 때는 동력 연결 부위를 파괴해야 한다. 아니면 또 일어날지도 몰라.
감사합니다...
그리고 숲을 지키는 자 몇몇이 나타나 테미아에게 보고를 올렸다.
대장! 이곳에서 산기슭 방향으로 이어진 새로운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여자아이의 발자국인 것 같습니다.
전에 시내에서 몰래 설산으로 놀러 온 아이들인가... 그런데 왜 이런 곳에...
그리고 옆에는 생체공학 로봇의 발자국도 있습니다. 아마...
숲을 지키는 자의 대화를 들은 푸브는 곧바로 엽총을 메고 산기슭 방향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 어디 가시는 거에요!? 저기요!
숲을 지키는 자들이여, 무기를 들고 저 사냥꾼을 뒤따르도록 해라. 어서!
경계하던 로제타는 외부의 힘에 꺾인 나무 옆으로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
순환액의 냄새야. 그것들은 아직 산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아!
이 시기에 숲에 오면 안 된다고, 멀리서 여자 아이들을 봤을 때, 알려줬어야 했어!
하지만 로제타는 할아버지가 만든 외부인과 대화하거나, 외부인과 만나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
지금 나한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야. 생체공학 로봇이 그 소녀들을 찾기 전에 찾아내거나,
로제타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창을 손에 들고 꽉 쥐었다.
생체공학 로봇을 모두 파괴해 버려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