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침식체들이 바로 모여들었고 베라는 입구를 굳게 닫았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 일대의 수비 시설을 가동시켰다.
현장에는 포화가 끊임없이 퍼부어졌고, 베라는 자신의 쌍칼로 적을 죽이고 또 죽였다.
비록 보조형이라 전투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베라 스스로가 전투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그 위력은 그 어떤 공격형 구조체에도 뒤쳐지지 않았다.
자신의 기술을 교묘하게 이용해 적들을 끊임없이 베어냈다. 그리고 침식체들이 자신을 노리게 만들었다. 베라는 진정한 사신처럼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존재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퍼니싱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침식체들도 퍼니싱의 대행자들이었다.
너희들 때문이야.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
한 마리, 두 마리, 그리고 더 많은 침식체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베라는 작전 현장이 그녀의 예측과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
적군의 수가 너무 적어... 그 사이에 다른 도시로 간 걸까?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공격할 수 있는 다른 곳은 없을 텐데.
분산해서 움직인 걸까?
침식체는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그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뿐이야. 그러니 중간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별로 이상하지 않지.
하지만 이 정도만 남았을 리가 없어.
베라는 전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 침식체들이 이동한 곳의 전선이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익숙한 얼굴이네, 네가 한 거야?
베라는 자신의 통신기를 켜고 그전에 따돌린 팀원들에게 연결했다. 지금 현장의 상황으로 볼 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흔한 얼굴은 좀 너무하지 않나... 큼...
쯧, 역시 그런 거였어. 왜 내 사냥감을 빼앗은 거야!
이건 빼앗은 게 아니라 분담하는 거야. 우리도 한참 고민하고 너랑 같이 이곳을 지키기로 결정한 거라고.
난 허락한 적 없어!
하... 큭...
뚝뚝 끊어지는 통신음에 베라는 어쩔 수 없이 바로 도시의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 침식체 대부대는 모두 그곳에 있었다.
베라가 마주하려던 고통을 이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빼앗아가 버렸다.
지형에 제한을 두면 우리 쪽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
베라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대부분 팀원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남은 몇 명만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봐, 흔한 얼굴!
...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베라는 바로 달려가 구조체들을 향해 돌진하는 침식체들을 베어냈다. 하지만 그 공간을 또 다른 침식체들이 바로 채워버렸다.
사람들도 구하고 모두에게 네가 사신이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었는데... 역시 넌 그 칭호가 어울려.
아군에게든 적군에게든 말이야...
그건 너희들이 너무 약한 것뿐이야!
베라, 우린 신경 쓰지 마...
닥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