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길 잃은 진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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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호 도시, 프라하 장원, PM 11:50

호화로운 차림의 남녀들이 홀에 모여 고급 술과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있다.

비앙카는 글라스를 들고 홀로 긴 창문에 서서, 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분께서는 왜 모두와 함께하시지 않고 혼자 계신가요?

미스터 벨이시군요. 안녕하세요.

비앙카는 드레스 끝을 손으로 살짝 들어올리며 인사를 건넸다.

너무 딱딱한 인사치레는 필요없어요. 나도 예의없이 갑자기 말을 걸었기도 했고...하지만 나를 알고 있다니, 이거 놀라운걸요.

이 도시에서 전력국의 미스터 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영광입니다. 비앙카라고 합니다.

비앙카라...당신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

하하. 밤은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글라스가 비어 있네요.

벨이 손가락을 튕기자 기계 집사가 금빛 술이 담긴 잔 두 개를 들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주인님, 말씀하신 1790년산 줄스입니다.

벨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집사의 손에서 글라스를 건네 받았다. 그리고 비앙카를 돌아보았으나 그녀의 눈에 기대하던 뜨거운 눈빛은 없었다.

흠. (작은 소리로)

레이디 비앙카, 받게나.

마음 속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벨은 미소 지으며 비앙카에게 글라스를 내밀었다.

(윙——)

그러나 갑작스러운 알림이 벨을 방해했고 벨은 왠지 머쓱해졌다.

미안하군요.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괜찮아요.

발신인 불명?

벨이 귀찮아하며 통신을 연결하는 것을 보고, 비앙카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 남은 것은 통신기에 호통을 치고 있는 벨 뿐이었다.

171호 도시, 프라하 장원 옥상, PM 11:57

비앙카는 홀을 빠져나와 옥상으로 왔다. 그리고 그대로 걸으면서 귀에서 소형 통신기를 떼어냈다. 통신기의 화면에는 “발신인 불명”의 다섯 글자.

벨의 신분 인증 데이터, 복제 완료. 현재 171번 도시 전력망에 침입중입니다.

비앙카는 작은 기계 장치를 꺼내 빠르게 화면을 터치했다.

완료.

비앙카의 말이 끝나는 순간, 저 멀리 밝게 빛을 뿜던 프라하 종탑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비앙카는 옥상 가장자리로 걸어가 그림자 속에서 무기 케이스를 꺼내 암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활과 화살을 꺼내고는 어둠에 잠긴 프라하 종탑 구역을 바라보았다.

구조체 병사가 종탑 아래 광장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이 비앙카의 시야에 들어왔다.

광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정전에 놀라 술렁대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구조체 병사의 일그러진 표정과 그의 몸에 흐릿한 주홍빛 전류가 흐르는 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병사는 천천히 허리에 차고 있던 무기를 꺼내어, 그 무기로 지켜야 할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구를 향했다.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멀리서 화살이 날아왔다.

화살은 병사의 척추를 관통했고, 그 충격에 병사의 무거운 기계 몸이 튕겨 날아갔다.

"댕-댕-댕-댕-댕-댕-댕-댕-댕-댕-댕-댕-"

사신의 조각상이 천천히 종을 울리자, 거대한 종의 옆에 12사도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비앙카는 활을 거뒀다. 그녀의 시야에 있었던 미쳐버린 구조체 병사는 사람을 해치는 일은 두 번 다신 없을 것이다.

시스템

통신 접속 중——

임무를 수행해가며 더 침착해지는군요.

가르쳐주신 덕분입니다.

이대로 계속 부탁드립니다.

네. 웬 씨.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다이달로스의 수송기가 옥상에 도착했고, 해치가 천천히 올라가며 비앙카를 기다렸다.

자, 다음 작업입니다.

맡겨주세요.

비앙카는 말을 마치고 종탑에서 뛰어내려 그대로 수송기에 올라탔다...

178호 도시, 임해 부두, PM 04:35

"펑-탕탕-"

[삐——]맞은 편 침식구조체 놈들 화력이 너무 강해! 조이! 탄 보충 부탁해! 조이!

그만해. 조이는 방금 폭발로 죽었어.

[삐——][삐——][삐——]!

엄마...아직 죽기 싫어...죽기 싫다고...

[삐——]보스의 지원 부대가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지! 이대로는 전멸이다!

저길 봐라! 우리 쪽 수송기다!

아아, 보여! 너 [삐——] 갑자기 서지 마...!

"펑-'풍덩'

[삐——]

뭐야, 겨우 수송기 하나야...? 설마…

수송기는 병사들의 머리 위를 지나 침식 구조체의 거점을 향해 날아갔다.

거점 위에 도착하자 수송기의 해치가 열리고, 몇 갈래의 번개가 쏘아졌다...

몇 분 지나자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윽고 거점에서 비앙카가 걸어 나왔고, 검은 옷을 입은 후방지원팀이 그 장소에서 굳어 있는 두 병사 사이를 지나 비앙카에게로 다가갔다.

수고하셨습니다.

뒤는 부탁해요.

비앙카는 굳어 있는 두 병사의 존재를 알아채고, 후방 지원 인원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미안해요. 너무 늦었네요...

아닙니다! 늦으셨다면 저흰 죽었겠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칫. [삐——] 상품이 문제라고.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만으로도 쉽게 해결했을 거야. (작은 소리로)

병사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았지만, 비앙카는 놓치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비앙카는 이해가 되지 않아 잠시 생각에 잠겼으나, 금방 평소의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땅땅-”

그 때, 세 사람의 뒤에서 지팡이로 지면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

?!

비앙카와 두 병사는 놀라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 사람 다 웬이 뒤에서 나타난 것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허둥대며 웬에게 인사를 하고, 각자가 할 일을 계속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비앙카는 몸을 돌려 수송기를 향해 걸어가다 비틀거리며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으, 이 기체는 역시...연속 전투에는 무리가 있어...

후우, 일단 잠시 쉴까...

비앙카는 옆에 있는 폭발 잔해의 엄폐물로 들어가 기체 조정을 시작했다.

갑자기 분주한 발소리가 들렸다. 비앙카는 엄폐물에서 소리가 나는 방향을 살펴봤다. 한 무리의 검은 그림자들이 콘크리트 기둥같은 것을 바다쪽으로 질질 끌고 가는 것이 보였다.

그 뒤를 웬이 천천히 따라가고 있다. 웬이 오른손을 살짝 들어올리자, 검은 그림자가 즉시 무릎을 꿇고 불을 붙인 담배를 웬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었다.

웬은 멈춰 서서 콘크리트 기둥을 끌고 가는 무리를 지켜보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저기 수다쟁이가 많군.

이미 지시하신대로 처리했습니다.

음. 그녀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끝낸 웬은 몸을 돌려 걸어갔다.

비앙카는 놀란 나머지 지면에 주저 앉았다.

방금 웬 씨는 마치...어떻게 된 거지...

게다가 저 콘크리트 기둥...저 사이에 끼어있는 것은 아까 전 병사의 인식표였어...

173호 도시, 다이달로스 보안 상품 창고 외부, AM 03:10

검은 그림자A

야, 이따가 교대하고 술 한잔 할래? 좋은 걸 손에 넣었어.

검은 그림자B

나중에 이야기하자. 아직 근무 시간이잖아.

검은 그림자A

걱정마. 어차피 이 창고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잖아.

지금 조금 가져왔는데, 살짝 맛 좀 볼래?

검은 그림자B

우와...냄새 끝내주는군. 어쩔 수 없군. 조금만이다.

검은 그림자A

문제없어. 빨리 가자.

창고 맞은편 골목으로 향하는 두 사람과 교대하듯 다른 그림자가 나타났다.

???

음...마스터 컨트롤 시스템이 이 근처에 있었는데...

찾았다.

그림자는 소형 장치를 꺼내서 창고 벽에 케이블을 연결한 다음 장치를 빠르게 조작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의 벽이 천천히 열리며 사람 한 명이 지나다닐 만한 비밀문이 나타났다. 그림자는 재빠르게 케이블을 뽑고 창고 내부로 들어갔다.

???

이건?!

그 순간, 창고 안의 조명이 일제히 켜지며 침입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

창고 안쪽에서 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당신이 올 곳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