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길 잃은 진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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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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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교회는 흐느낌과 비명으로 가득 찼고, 이 혼란의 중심에는 피로 물든 비앙카가 서 있었다.

수녀A

저 여자! 저 마녀가 토비를 죽였어!

수녀B

역시 너 때문에 사람들이 사라진 거였어. 실종된 다른 사람들은 이미...

비앙카

아니에요...

리앙 신부

조용히 해! 이 살인자!

수녀C

흐윽...토비...

수녀A

난 토비를 어릴 때부터 봐 왔어. 항상 밝고, 낙천적이고, 누구에게나 친절했지. 행복해져야 하는 녀석인데...너 때문에...네가!!!

수녀D

대체 왜! 왜 그를 죽였어! 이게 구해준 사람에게 할 짓이야? 언젠가는 우리도 이렇게 죽일 셈이었지? 너희 마을 신부와 토비를 죽인 것처럼!

사람들은 토비의 시체를 둘러싸고 흐느끼고, 한탄하고 있었다. 그나마 강한 사람들은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주위 사람들을 위로해 주었다.

비앙카

……

군중A

피를 뒤집어쓴 악마같으니. 저리 꺼져!

성난 군중은 이제 욕을 퍼붓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비앙카에게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다.

군중B

나가! 우리 마을에서 나가! 두 번 다시 우리한테 가까이 오지 마!

"퍽-"

분노에 가득 찬 사람이 앞으로 달려와 비앙카를 힘껏 때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비앙카를 때리려 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 제지 당했다.

군중C

날 막지 마! 토비의 복수를 하게 해줘!

리앙 신부

눈앞에서 사라지거라. 성지를 더럽힌 피 비린내 나는 수녀여. 이 교회는 더 이상 너와는 상관없는 곳이다!

사람들에 의해 교회 밖으로 쫓겨난 비앙카는 비틀거리면서도 교회 정문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었다.

비앙카는 모두가 던지는 욕설과 물건에 개의치 않고 가슴 앞에 손을 모아 교회 안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잠시 후 비앙카는 밤의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173호 도시, 중앙 거리, AM 08:30

마녀가 사라지고 나니 여기도 평화로워졌어.

리앙 신부님은 너무 자비로우시네. 그 마녀는 그때 그 자리에서 처형해야 했어.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해치고 있을지 누가 알아.

흥. 우리 도시에 다시 나타난다면 내가 반드시 끝장내줄거야.

욕을 퍼붓는 사람들이 사라진 뒤 거리의 그림자 속에서 누더기 옷을 걸친 비앙카가 걸어 나왔다.

……

비앙카가 쇠약해진 몸을 끌고 중앙 거리를 가로지르려던 순간, 또 다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비앙카는 걸음을 재촉해 건너편 골목에 몸을 숨겼다.

사람들이 골목 앞을 지나 멀리 떨어진 것을 확인한 비앙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벽에 기대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제가 한 일이... 옳았던 걸까요?

???

정말 딱하군요.

누구야?!

비앙카는 경계하며 골목 안쪽을 바라보았고 상대는 딱히 정체를 숨기지 않고 천천히 다가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저는 다이달로스사의 회장 웬입니다.

깔끔한 검은색 정장에 지팡이를 짚은 웬은 탈진한 비앙카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평범한 상인에 지나지 않아요. 당신에게 해를 가할 의도는 없습니다.

비앙카는 경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웬이 내민 손도 무시했다. 하지만 웬은 개의치 않고 옅은 웃음을 지으며 멀리 있는 교회로 시선을 돌렸다.

세상 사람들이 무지하여 성자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으니 성자를 배신하고 성자를 살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자는 여전히 세상 사람을 사랑합니다.

비앙카, 다수의 안전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이 필요한 법입니다.

당신?!

하하. 놀라실 것 없습니다. 제가 알려고 하면 이 도시 아니 이 일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답니다.

제 명함입니다. 제 회사는 세상에 단 하나의 상품을 제공하죠. 그건 바로-안전입니다.

웬은 은색 카드를 꺼내 비앙카에게 건넸고 비앙카가 받아 든 명함에는 다이달로스사에 대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주로 감염되어 침식된 분들을 정리하고 다수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을 합니다.

이 도시뿐만 아니라 크자스 설원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도시도 저희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설원...

스노우 신부에 대해서는 당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봅니다.

도시 밖 침식체가 눈에 보이는 위험이라면 토비나 스노우는 숨겨진 위험. 어둠 속에 숨어있는 적이라 할 수 있죠.

우리가 하는 일은 세상에 대한 의료적 구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언제 위협이 될 지 모르는 감염자를 찾아 구제하여 다른 대다수의 안전을 보장하는 거죠.

이는 세상 사람들의 안위를 위한 또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입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말이죠.

비앙카

제가 지금까지 해온...제 선택이 정말 옳았던 걸까요?

네.

웬은 다시 한번 비앙카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당신은 천부적 재능이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죠. 당신에게 걸맞는 힘을 드리겠습니다. 그 힘을 사용하여 죽어가는 이 세상을 함께 구합시다.

그것이...우리 같은 사람들의 의무이지 않습니까?

173호 도시, 다이달로스사, PM 05:47

한 걸음 앞으로 나와주세요.

"달칵-:

뒤돌아 주세요.

……

아주 좋습니다. 잘 적응하셨군요.

...고마워요.

앉으시죠.

웬은 사무용 책상 옆의 의자를 꺼내며 비앙카에게 말했다.

네.

앉으려고 하던 비앙카는 웬의 지팡이가 등에 닿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세를 유지하세요.

아, 네.

비앙카는 바로 등을 똑바로 폈다.

좋아요. 이해가 빠르군요.

하지만 웬. 이런 에티켓을 배우는 게 일에 도움이 되나요?

힘이 전부가 아닙니다. 품위를 지켜주는 에티켓은 습관이자 규율이며 일종의 자기 경고이기도 하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사명으로 삼는지 기억하게 해준답니다.

앞으로 천천히 알게 되실 겁니다.

그럼 오늘의 훈련은 여기까지 하죠.

네. 웬. 내일 뵙겠습니다.

비앙카는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고 웬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지팡이를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