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어떻게 이런 일이...스노우, 스노우 신부님...?
비...
신부님이 로봇일 리가...
수녀를 공격하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손에 든 건 뭐야?
침식체 로봇의 마른 손에 누군가의 팔이 들려 있었다. 인체에서 뜯길 때 의상의 금속 고리에 걸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끊어진 팔에 달린 손은 여전히 구르카족 군용칼을 꽉 잡고 있었다.
저건...브루스의 군용 칼이야.
군인으로서 우린 개인의 안위보다 시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장해야 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만약 교회에 정말 남은 주민이 있다면 계속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면...
스노우 신부님이 말씀하셨어요. 신도가 맞든 아니든 그들이 안식처를 찾는다면 그 사람들을 지켜줘야 해요. 전 설원에 버려진 아이였어요. 신부님이 절 지금까지 길러주셨죠.
젠...젠장...넌 도대체...
저는 죄가 많은 인간입니다. 그 죄는 이제 치를 테니 여기서는 또 한 번 죄를 저질러야겠어요--
심판하겠습니다--
으아악——!
……
온통 새하얀 이곳, 눈보라는 모든 걸 빠르게 덮어버리고 있었다.
그 용감한 병사님은...죄...죄송해요...
넌 짐이 되지 않았어. 넌...아주 용감했어. 그러니까 사과하지 마.
...상실의 슬픔에 휩쓸리지 마
앞만 바라봐.
이건...그 용감한 병사네. 브루스가 말했어.
전선에서 싸우려는 건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람들이 죽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했지.
그런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많이 들었어...설교만 하면 될 걸 굳이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나서서는...
젠장...그럼 나도 그렇게 허세를 부릴 수밖에 없잖아...
일어나. 넌 아직 모두를 안전한 곳까지 호송하지 못했잖아. 나도 우리의 임무를 계속 완수해야 해.
다들...아직 기다리고 있어.
계속...그 용감한 병사가 나보다 앞서가게 할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