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깼어?
대장, 다들, 다들 괜찮아?
나나미가... 나나미가 아직 터널에 있어요! 절 구하려고...
이제 괜찮아.
돌격 장벽은 이제 장벽이라고 부를 수 없겠어. 머리가 잘렸거든.
다들 조금씩 다치긴 했는데 많이 다친 건 아니야.
우릴 구한 그 아이는... 아직 떠나지 않았어. 네가 깨길 기다리는 것 같아.
너한테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우리... 청소부들도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에이미.
나나미한테...
전해줘... 우리의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
나나미... 나나미...!
드디어 깨어났네!
미안해... 나나미... 미안해.
미안해...
우리가...
우리가 바로 공중 정원에서 파견된 구조체들을 공격한 사람이었어.
우리가 구조체들을 사냥터로 유인하고 구조체의 잔해를 회수한 뒤 사용할 수 있는 자원과 음식으로 바꿔왔던 거야...
이건... 분명 잘못된 방법이야, 나도 알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막지 못했어.
그래... 하지만 에이미는 유일한 에너지원 플러그를 훔쳐서 모함을 받은 구조체에게 줬잖아?
그런 게 아니야. 난... 이기적이면서도 가식적이었어. 모두를 속이고 뺏은 자원으로 겨우 살아가면서 나만을 만족하기 위해 그렇게 해왔던 거야...
음... 나나미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청소부들이 이 사건의 범인이야.
나나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처음부터...?
응. 발견되길 바라는 그 모습을 봤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
분명 함정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왜 우리를 폭로하지 않고 발을 들인 거야?
분명 넌 처음부터 모두를 쉽게 해치울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돌격 장벽이 나타났을 때 우릴 무시할 수도 있었잖아. 왜 우릴 구한 거야?
그렇게 쉽게 죽어버리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잖아.
인간은 죽어버리면 끝이니까.
그건 나나미도 알아.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에이미와 나나미는 친구잖아.
정확하고 잘못된 것. 나나미한테는 너무 복잡해.
하지만 나나미는 에이미가 살아있는 게, 친구가 살아있는 게 분명 좋은 거라고 생각해.
어... 너... 우는 거야?
친구가 될 수 있다니... 참 다행이야.
네가 여기 와줘서 너무 기뻐.
고마워, 나나미...
응.
……………………
그런데 나나미 너 뭘 들고 있는 거야?
내 중요한 노트야. 나에게 있었던 모든 중요한 일들이 기록되어 있어!
뭔가 잔뜩 적혀있네... 다 똑같은 거잖아...?
[player name]...? 이건 뭐야?
나한테 굉장한 중요한 사람의 이름이야!
지금 나나미는 에이미와 친구가 됐다는 일을 기록할 거야!
내 소원은 살아있는 친구 100명을 사귀는 거야!
살아있는?
원래 내 소원은 친구 100명을 사귀는 거였는데 다들 너무 쉽게 죽어버렸어.
난 그런 거 싫거든. 그래서 소원 조건을 바꿨어.
그리고 친구들이 전부 살아있다면...
이 세상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
지휘관님. 청소부와 관련된 보고서는 공중 정원에 제출했어요. 이 사건에 관한 판단과 처리는 공중 정원 이사회에서 진행하게 될 거예요.
지원 신청도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린 뒤 접촉 및 지원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해요.
결국 걱정이 돼서 따라오셨네요. 하지만 보아하니 일은 다 해결된 것 같네요.
방금... 지휘관님의 이름이 들린 것 같은데요?
지휘관님. 왜 직접 나나미와 인사를 하지 않으시는 거죠?
음...
지금... 돌아가신다고요?
그 자식은 지휘관님이 최대한 빨리 자신의 새 기체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위험한 임무에 참여한 거잖아.
돌아왔을 때 우리가 없으면 나나미가 해낸 일들이 의미가 없는 거잖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휘관님.
그레이 레이븐 소대, 준비, 기지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