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탈바꿈 / Story
몇 분 뒤, 하늘에 거대한 화염이 길게 꼬리를 늘어트리며 니콜라의 위치를 향해 추락했다.
속도가 줄어들자, 그리드 모양의 대형 비행선의 모습과 측면에 새겨진 생명의 별 의료 공동체의 표식이 보였다.
추진기가 지면을 향해 강력한 역추진력을 방출하자 지면에 쌓여 있던 잔해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착지하기 전 지지 구조가 복잡하게 작동하더니 비행선은 안정적으로 공터의 중앙에 착지했다.
겨우 구조체 하나를 위해 전지형 야전병원의 공중 보급선까지 끌어들이다니...
워낙 긴급한 상황이라서. 그리고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니 이 정도 설비는 필요하지.
지금 과학 이사회, 생명의 별 의료 공동체 모두 너와 한배를 타게 됐어.
법적인 문제는 걱정하지 마. 의회 쪽에는 이미 말해 뒀으니까.
하산 의장과의 관계 때문인가?
아니. 내가 이렇게...번거로운 일을 잘 해결하기 때문이야.
어쨌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인간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망설일 게 없어——
그럼 바로 원격 수술을 시작해.
……
미리 말하지만 현재로선 의식의 바다 수술도 인간의 이식을 따라하는 정도밖에 안 되니까.
의식을 직접 조작하는 건 외과 수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는 걸 너도 알고 있겠지?
당연하지. 그게 아니었다면 공중 정원에서 유일하게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가 수술을 주도할 일도 없었을 거야.
………………
의식 분석은 끝났어. 이제부터는 기억에 대한 처리 솔루션을 정하는 거야.
역시 공중 정원의 새로운 자랑답네.
지금 난 최대한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을 뿐이야...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과거의 경험은 이미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미쳤어.
자신,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 대한 의심은 그녀의 전투 결의에 미칠 거야.
그러니까 그녀가...계속 인간에게 충성하게 해야 해.
간단히 말하면 그녀의 기억을 지우길 바라는 거지...
필요하다면.
그럼 미리 말해 둘 게 있어. 그녀의 의식은 이미 상당부분 혼돈에 가까운 고엔트로피 상태야. 그리고 굉장히...집요해 보여.
설령 내가 처리할 수 있다고 해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통신 설비로는 이렇게 정밀한 조작을 전송할 수 없어.
만약 강제로 기억을 지워버린다면 그 결과는 나도 보장할 수 없어.
그럼 네가 생각한 방법은 뭐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 부분의 기억을 무의식 형태로 저장하는 거야.
스스로 깨어나는 것만 막는다면 인격 구조를 완전하게 유지하면서 일부 기억이 주는 안 좋은 영향을 피할 수 있어.
하지만.. 이렇게 신중하게 진행한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인격이 어떻게 바뀔지 보장할 수 없어.
난 그녀의 의지가 이 전쟁을 이길 때까지 버티길 바랄 뿐이야. 그 정도 오차는...
……
그럼 그녀의 의식의 일부에만 시술을 진행하고 백업 파일을 남겨두지.
잠깐만. 너희들은 의식의 유일성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나?
하지만 이건 유일하게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인데...
당신...구조체의 의식을 보호하는데 굉장히 집착하는 것 같군...
……
당신들처럼 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에 익숙한 줄 알았는데.
흥, 평소에 구조체를 실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당신도 이런 자비심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어.
착각하지마. 그저 과학 연구의 각도에서 생각하면 대조 용도로 그녀의 메인 인격을 남겨둬야 하는 것뿐이니까.
그래...하긴 의식 하나만 활성화되면 되니까.
그럼 전문가가 말한 전문적인 의견을 믿기로 했어——이렇게 말하면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