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가 연기 속으로 뛰어들자 멀리 있던 사람들도 이곳에 인기척을 느꼈다. 그들과 접촉하지 않기 위해 알파는 재빨리 지하 수로 안으로 들어갔다.
이전에 탐색한 결과로는 이 터널 한쪽에는 하이디가 있는 배양실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아래층과 바로 통하는 구멍이 있었다.
그녀는 태도를 들고 구멍으로 향했으나 거기에는 사람이 잠근 크고 튼튼한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
... 방해되게.
알파는 무기를 들었다. 순식간의 참격으로 벽에는 사람 한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균열이 생겼다.
좀 도와줘.
그녀는 주변 공중에 떠 있는 물고기 모양의 이합 생물을 붙잡고 아래 좁은 통로로 뛰어내렸다.
이거 꽤 편리하네.
그녀가 손을 떼자 두 마리 물고기 모양의 이합 생물이 천천히 통로 속을 헤엄쳐 들어갔고, 서로 나가려고 싸우다가 벽의 균열에 끼여 꼬리를 흔들며 몸부림쳤다.
여기서부터... 아직 탐색하지 않은 장소가 2군데 있어.
알파는 자신의 목표 지점으로 서둘러 향했다.
... 이건
눈앞에는 중간 크기의 "저수지"가 있었고 적조가 큰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었다. 어떤 기기의 중추가 심장처럼 적조를 지하 수로의 여러 배관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 여기가 적조를 운송하는 곳인가?
수송 목적지에 대해서 알파는 대략적인 추측을 했다.
적조를 어디로 보내는 거지?
그녀는 지하 수로를 탐색하던 중, 녹색 식물이 심어져 있는 기이한 방을 발견했다.
이곳저곳을 탐색하던 알파는 적색 나무 밑에 통로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아래로 내려가서 보려고 할 때 갑자기 하이디가 나타나 막아섰다.
정답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그녀는 이미 대부분의 지역을 돌아다녔고 그 숨겨진 방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곳이 가장 의심스러운데.
하지만 떠나기 전 이곳을 철저히 수색해야 해.
알파는 눈살을 찌푸리며 적조가 흐르는 소용돌이 속에서 안전하게 잠수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 이봐.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알파는 돌아서서 어둠과 하나가 되어 있는 그림자를 봤다.
롤랑?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알파는 경계하면서 어두운 쪽으로 다가갔다.
아니, 오지 않아도 돼.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발성 모듈이 손상된 흔적이 있었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관객들이 놀랄 거야.
그럼 넌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뭐긴. 너랑 같은 목적이지.
너도 루나를 찾고 있어?
그래. 솔직히 말해서 방금 밑에서 올라오던 참이었어.
... 별 소득은 없고?
사방을 뒤졌지만 아래에는 위험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
보아하니 루나 아가씨는 여기에 없는 것 같아. 이게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사방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두 사람은 잠시 침묵했다.
네가 살아 있는 이상, 가브리엘의 "비상용품"은 이미 네가 해결했다는 뜻이겠지?
당연하지.
루나를 봤어?
안타깝게도... 그 녀석을 쓰러뜨리는데 힘을 전부 써버렸어.
…………
그런 표정을 짓지 마. 그건 루나 아가씨도 상대하기 힘든 물건이었는데?
롤랑의 손상된 발성 모듈을 통해 어색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루나도 힘들어하는 걸 넌 어떻게 상대했지?
롤랑, 전에도 의심했지만 너는 항상 자신의 실력을 감추고 있어.
내가 의식의 바다에 들어가 있는 시간 동안, 너는 어떻게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상대로 시간을 끌 수 있었지?
그렇게 경계 안 해도 돼. 나는 그저 이전과 달리 조금 성장했을 뿐이야.
실력을 숨긴 건 사실이지만, 그건 공중 정원 그 사람들 상대로 숨긴 거지.
처음에 가지고 있는 카드를 보여주면 상대방에게 바꿀 기회를 주게 되잖아. 안 그래?
루나 아가씨도 상대하기 힘든 놈을 상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해.
그녀가 자라는 걸 봐왔기 때문에 그녀의 전투 방식에 익숙하지.
가브리엘이 키워낸 "자매"가 그의 마음에 가장 들었던 부분은, 그녀들이 적의 공격을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이야.
하지만 모방은 어디까지나 모방일 뿐, 그녀들은 공격 기술이 전투에 유리한지는 판단하지 못했어.
황금시대에 오래된 농담이 있지. "고양이가 문 여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내가 그녀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농담만큼이나 간단해.
의미 없는 전투 방식을 사용하여 상대가 모방하게끔 유도한 건가?
아니. 사실은 조금 더 교활해. 그 점에 대해서는 너한테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
?
미리 위장을 했었어. 너한테 베인 상처를 내가 전투 중에 자신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그녀가 착각하게.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내가 내 왼팔을 잘라낸 것을 보고 그녀가 내 움직임을 흉내 내기 시작했어.
…………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처럼 형편없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는 한, 전례를 빠르게 초월할 수 있는 학습기계를 이기는데 어려움을 겪기 따름이거든.
롤랑의 목소리는 적조의 소용돌이가 일으킨 파도 소리에 거의 파묻었다. 그는 헛웃음을 지은 뒤 잠시 쉬었다. 체력이 지난날의 대화를 지탱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너랑 루시아가 의식의 바다를 연결한 후... 나와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그 전투는...
사실 그때 그건 전투라고 말할 수 없었어.
너랑 얘기하고 난 뒤, 나는 잠시 후퇴한 후 시간을 끌 수 있는 작은 "선물"을 준비해 놓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원래는 너의 발을 묶을 용도로 사용하려고 했던 건데. 유용하게 사용했으면 됐어.
... 다음은 어디로 갈려고?
이 점에 관해서는 당분간 비밀로 할께.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그녀는 돌아서서 중추 뒤쪽의 그늘을 등지고 출구로 향했다.
잠깐만.
알파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 보진 않았다.
만약 루나 아가씨의 실종이 정말로 그 "루시아"와 관련이 있다면...
넌 그녀를 계속 찾을 거야?
루나 아가씨는 항상 갈망하고 있었어...
롤랑,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아.
루나가 승격 네트워크의 책임 때문에 망설여 자신의 희망을 잃어버렸다 해도, 난 그녀의 진정한 소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내가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소망이 실패할 거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야.
승격자의 상황으로 볼 때, 공중 정원에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고, 모든 것을 그 "루시아"와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지휘관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난 알고 있어. 극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마음에 꽂히는 칼날이 된 것을...
하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려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
중추 뒤에 있는 롤랑은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말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소용돌이와 함께 파도 소리 속으로 사라졌다.
이 거점은 이미 파괴됐고, 공중 정원 소대가 아직 위에 있으니까 그들은 또 다른 대행자를 만났을 거야.
그동안 인류와 쌓아뒀던 갈등을 청산하는 건 그들의 몫인 거고, 그럼 나도 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제에서 벗어나 루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어느 쪽이든 이번 전투에서 그동안 쌓였던 문제의 산은 꽤나 무너졌어.
남은 사건들이 해결되면, 나는 루나를 데리고 그녀의 진정한 소원을 이루러 갈 거야.
비록 네가 이일을 제멋대로 해석했지만, 아직 모든 것을 만회할 여지가 있는 것은 너 덕분이긴 하지만.
나에게 억지로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네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 이해해.
정말 매정하네.
지하 수로를 완전히 탐색했어. 이제 이곳에서 루나 아가씨를 찾을 거야?
아직 남아 있는 일이 좀 있어.
그럼 행운을 빌지.
Hasta lue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