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히든 스토리 / 14 시선의 우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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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무영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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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억 속에서 눈을 뜬 알파는 자신의 왼손을 움켜쥐었다.

루시아, 너는 의식의 바다 속에서 나의 기억을 얼마나 본 거지?

승격 네트워크의 사명인가, 아니면 승격을 요구하는 비참한 소원과 최후인가, 아니면 인류에 의한 비열한 추격과 함정인가?

가장 가능성 있는 건 그녀가 당황해서 몇 개의 기억 조각만 포착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루시아가 꼭 생각나는 그 일 외에, 알파의 어두운 기억 속에서는 수많은 지긋지긋한 밤에 벌어진 의미 없는 희생이 깔려 있었다.

...저것은 살아 있는 자에게 죽음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지나간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환영들까지도 다시 죽일 수 있었다.

이 사실은 그녀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부터 시작한 거지, 그치?

갑자기 잡음이 머리에 전해지자 알파는 고개를 저었다.

너의 모든 것을 서서히 빼앗겼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하지만 이 일로 승격자들은 후속 작전을 펼쳤지.

——구룡으로 가서 화서를 빼앗은 것은 에덴의 그림자에 숨어 있는 원흉을 끌어내기 위해서였어.

그들은 처음부터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혼잡한 채널 잡음이 청각 모듈 안에서 울려 퍼졌다.

루나의 말처럼, 그것은 모종의 촉매제처럼 의식의 바다 깊은 곳에서 평소 억제되고 있는 사고방식을 표출시켜 그 악의를 확대했다.

알파는 승격자가 강한 감정을 기반으로 해야 승격 네트워크가 부여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새로운 대행자가 되면 계속 전진하는 힘을 얻을 수 있어.

필요 없어.

알파는 승격 네트워크의 초대를 받은 이유에 대해 아직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특정 요소가 원인인지, 아니면 모든 조건이 합쳐져 결과에 이르렀는지, 그녀에게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 길은 무조건 거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너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없어. 가족이나 동료도 없어. 어떻게 혼자서 이렇게 많은 적과 싸우고 루나를 찾지?

…………

알파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잡음을 무시하고 미탐색 지역으로 향했다. 그곳엔 적들이 많고 희망이 적다 하더라도 그녀는 계속 찾아 다녔다.

갑자기 공중 정원 표식이 찍힌 수송기 한 대가 먼 곳에서 착륙했고, 선실문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이 퍼니싱 농도... 승격자? 아니... 그는 아직 승격 네트워크와 연결하지 않았는데 왜 혼자 여기에 온 거지?

수송기가 떠난 후 알파는 의문을 품으며 잠시 그의 뒤를 따라갔고, 그가 자신의 동료들과 접선한 것을 발견했다.

남은 적조 때문에? 아니면 루나를 찾기 위해서?

네 사람을 계속 관찰하기 위해 그녀는 폐허 속으로 몸을 숨겼다.

저 사람은 누구지?

응?

방금 뒤에서 누가 지나간 거 아니지?

카무는 뒤돌아봤지만 황폐한 땅에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따라가보자.

방금 전 그 사람이 서쪽으로 향했어. 마침 우리의 임무 목적지도 서쪽에 있어.

그 사람 말고도 적조가 남아 있는지 없는지 찾아보자는 거지? 나 혼자 갈게.

현재의 지형은 식별하기 어려워. 카무, 너도 같이 함께 목표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흩어져서 행동해.

알았어.

그레이 레이븐이 아니었네...

알파는 암흑에서 멀리 있는 4명을 바라봤다. 그들은 탐색 장치를 가지고 있었고, 이 황량한 땅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 저들은 이미 아래에 남아있는 적조를 발견한 건가?

적조가 차지하기 전까지 아래쪽 지하 수로는 버려진 구역에 불과했다.

버려진 이유는 간단했다.——075번 지하 도시는 충분히 넓지만, 지하 수로는 오랜 세월 동안 보수하지 않아 시도 때도 없이 무너져 내려서였다.

075번 지하 도시에는 이처럼 평소에 방문하는 자가 없는 지역이 아직 많이 있었다.

하지만 루나를 찾기 위해서라면, 알파는 어디든 찾아다니기로 결정했다.

우주 무기가 강림한 순간, 알파는 지상 조사를 마치고 새로 확보한 단서와 함께 다시 아래쪽으로 돌아가 수색했다.

격렬한 진동은 지면에서 전해져 왔으며 뜨거운 온도가 깊숙한 지하 벽에서도 느껴졌다.

…………

집행 부대의 일부를 미행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했지만, 알파는 사방의 진동과 뜨거움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계속 전진하려고 할 때,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인간들이 적조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 것 같네.

그녀는 적조가 흐르는 방향에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잠시 계속되다가 이내 진흙의 진동 소리에 묻혔다.

적조의 총량이 줄었어... 그리고 이 방향은...

적조의 소리가 낯선 구역으로 흘러가는 것을 깨닫고 알파는 재빨리 따라갔다.

그녀가 예상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앞쪽 길은 무거운 돌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오? 그것에 관심 있어?

전에 말했지? 이 벽 뒤에는 버려진 지하 수로가 있어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마치 힘을 잃은 대행자처럼.

의식의 바다 속 잡음을 무시한 채, 짧은 수사 끝에 알파는 구석진 곳에서 은폐된 문의 콘솔을 찾았다.

이 구역은 얼마 전까지 적조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아직 인간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을 거야.

적조가 이곳으로 도망쳐 왔다면, 그 대행자와 가브리엘도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커.

그리고 그의 밑에 다른 승격자가 있을지도 몰라.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한꺼번에 많은 사람과 싸우는 건 죽으러 가는 것과 다름없지.

본·네거트와 가브리엘이 그곳에 함께 있다면, 루나도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확실한 승산이 있을 때까진, 그들과의 전투를 피해야 돼.

소란스러운 잡음이 다시 한번 잦아들자, 알파는 망설이지 않고, 좁은 은폐된 문을 밀쳐낸 뒤, 몸을 기울여 하수구 안으로 들어갔다.

적조가 울퉁불퉁한 지면에 모여, 원래의 걸쭉한 상태에서 묽은 액체로 변해, 알파의 발목이 잠길 정도가 됐다.

역시.

알파는 침묵 속에서 탐색을 계속했다. 그러자,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합 생물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건...

가브리엘의 작품인가?

가브리엘님을 아세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소녀가 어두운 곳에 서서, 작은 목소리로 알파에 물었다.

그녀의 숨결이 매우 작아서, 이합 생물들이 사방에서 내는 소리와 하나가 된 지 오래였다. 그래서 알파조차도 그녀를 알아채지 못했다.

가브리엘이 여기 있나?

네, 보아하니 당신이 바로 가브리엘이 말했던 사람이군요.

소녀의 목소리에는 악의가 전혀 없었다.

넌 누구지?

전 대행자 본·네거트님의 부하, 하이디라고 해요.

예상했던 대답을 한 하이디의 얼굴을 똑똑히 보기 위해, 알파는 소녀가 서 있는 그늘로 걸어갔다.

여기를 파괴하실 건가요?

아니. 난 의미 없는 파괴에 관심 없어.

감사해요.

그녀는 몸을 약간 굽혀, 알파에 인사 했다.

하지만, 여긴 아직 인간에게 알려져선 안 돼요.

승격자인 당신은 방해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하지만 당신이 떠난 뒤, 전 그 문을 완전히 봉쇄할 거예요.

이건 본·네거트님이 저한테 맡겨주신 임무예요. 이변이 없는 한, 어떤 입구도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마음대로 해.

네가 여기에 있다는 건, 그 대행자도 근처에 있다는 건가?

아니요. 본·네거트님은 필요할 때만, 이곳에 오세요.

알파는 눈앞의 하이디를 보며, 표정에서 대답의 신빙성을 판단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이디의 얼굴은 차가운 응답 기계처럼, 어떠한 정보도 노출하지 않았다.

유독 어둡고 깊은 금빛 눈동자에서는 고집스럽고, 광적인 화염이 나오는 듯하면서도, 예의 바른 가면에 교묘히 가려져 있었다. 그래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알파는 자기 경험을 통해, 하이디와 가브리엘이 닮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 유사점에는 모종의 본질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럼 넌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공부요.

하이디는 거짓말을 하거나 화제를 돌리지 않고, 사실의 일부를 숨기는 것을 선택했다.

(보아하니, 귀찮아질 타입이군.)

알파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하이디를 지나쳐 깊은 암흑 속으로 가려고 했다.

어딜 가시려는 거죠?

사람 찾으러 가.

어떤 곳은 가면 안 돼요.

내가 꼭 가야 하겠다면?

하이디는 알파를 보고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질문에 답은 침묵의 공기 속에 이미 담겨 있었다.

…………

지금의 목표는 루나를 찾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교전을 피하고, 우선 갈 수 있는 곳에서 단서를 찾아야 했다.

겉으로 보이는 하이디의 실력은 결코 해결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었다.

(강제로 하이디의 방해를 돌파하고, 금지된 곳을 탐색한다면 어떻게 될까?)

알파가 이 문제를 생각하는 동안, 멀리서 그림자 하나가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본·네거트?

저 여자야.

잡음이 지금 접근하는 사람을 언급할 가치가 없는 캐릭터라고 인식시키려는 듯, 평온하게 안내했다.

알파가 돌아서자, 지하 수로 모퉁이에서 한 여성이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

안녕.

그녀는 전방에 있는 알파를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손에는 구성을 알 수 없는 아이리스를 쥐고 있었다.

위험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알파는 낯선 이를 경계했다.

???

실수로 여기서 길을 잃었는데, 어디가 출구인지 알아?

넌 누구지? 그리고 왜 이곳에 온 거지?

???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이었는데, 갑자기 거기에 좁은 비밀의 문이 보여서.

알파가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구석에 있는 하이디를 바라봤다.

???

내가 너희들의 대화를 방해한 거야?

알파가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구석에 있는 하이디를 바라봤다.

너무나 평화롭고 일상적인 대화에 알파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곁눈질로 하이디를 바라봤지만, 상대도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아하니 본·네거트의 밑에 있는 승격자는 아닌 것 같군.

???

응, 나도 그와 마찬가지로, "기쁜 소식"을 위해 온 대행자야.

……!

???

하지만 이곳은 본·네거트가 적절하게 안배한 놓은 거 같아서, 내가 도울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대행자, 넌 이름이 뭐지?

???

이름? 이건 별로 중요한 정보가 아니야.

시선을 내린 그녀는 무방비한 미소를 지으며, 가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귀에 걸었다.

???

사람들은 내게 여러 가지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자비로운 자"야.

자비로운 자

부를 이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날 부르면 돼.

둘 다 어디에 출구가 있는지 모른다면, 난 계속 탐색하러 갈게. 대화를 방해해서 미안해.

…………

그녀는 아이리스를 든 채,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 뒤, 유유히 먼 곳으로 걸어갔다.

(다른 대행자가 있는 이상 하이디를 공격하면, 자비로운 자의 눈길을 끌 수 있어. 지금은 우선적인 목표가 있으니, 신중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알파도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돌아서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지하 수로의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짧은 추억에서 깨어난 알파는 즐겁게 얘기하는 소대를 멀리서 바라봤다.

정말 한가롭네.

몽롱한 가운데, 알파는 의식의 바닷속에서 보았던 조각들이 떠올랐다. 그것은 또 다른 자신의 일상이었다.

구조체는 그 지휘관 앞에서 충분히 존중받았고, 그레이 레이븐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대도, 더 이상 전투의 도구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들 사이에는 따뜻함이 존재했다.

만약 모든 인간이 지금의 그레이 레이븐과 앞에 있는 이 소대처럼, 평화와 따뜻함에 충분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면, 아마 재앙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정은 가정일 뿐, 오늘날 진흙탕 속에서 생활하는 구조체는 억지로 삼킨 진흙조차 뱉어내지 못했다.

평등과 억압을 고려하기도 전에, 생사의 문제가 먼저 그들을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선별을 통과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퍼니싱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 남을 것은 구조체뿐이라는 것을.

아직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 자신의 편견에 빠져, 퍼니싱의 초급 단계의 선별조차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맞아. 누구도 인간의 비열한 근원 중 하나인 오만에 대해 말하지 않아.

칼을 움켜쥔 알파는 의식의 바닷속에서 차례대로 울려오는 잡음을 제압했다.

바로 이때, 크롬의 단말기에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암호화 메시지가 도착했다.

"루나의 소식이 있나요?"

누가 이런 소식을 보냈지?

크롬은 이 메시지가 남길 만한 단서를 자세히 살폈지만, 아무런 실마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직은 발신자를 추적할 수 없고, 계속 시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소모돼. 지금은 적조를 찾는 임무가 우선이야.

추적할 순 없지만, 리더는 어느 정도 추측을 했겠지?

…………

[player name]의 현재 상황을 떠올린 크롬은 눈살을 찌푸렸다.

크롬은 루나를 찾고 있는 누군가가 발신했을 거로 추측했지만, 이런 식으로 소식을 탐색하는 건 너무나 어리석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누군가를 걱정하고 있겠지.

그레이 레이븐?

그 이름을 듣자, 알파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그들을 걱정하는 거야?

승격 네트워크에는 그들도 뛰어난 "후보자"라고 할 수 있지.

그들이 너를 이렇게나 많이 방해했는데도?

하지만 나도 여러 번 그들을 방해했어.

입장이 다른 사람들끼리의 정면충돌을 증오할 필요는 없어. 입장은 항상 바뀌기 마련이니까.

그레이 레이븐 소대?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어?

떠나기 전에 난 아버지로부터 소식을 접해 들었어.

[player name]이(가)... 예전의 이곳에서 군기를 어겼다는 것 외에 승격자를 숨겨줬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어.

승격자를 숨겨줬다고? 그럴 리가?

그 지휘관도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힘의 유혹을 이겨 내지 못하는 것 같군.

대행자와 연결하는 것은 멸망을 자초하는 것뿐이야.

잊었어? [player name]은(는) 화서의 의식의 바다 오염도 견뎠어. 당연히 대행자와의 연결 문제에도 대항할 수 있을 거야.

…………

감호 치료는 단지 핑계였던 걸까?

이 일에 대해 아는 게 있어?

그러고 보니, 이게 요즘 네가 한가한 시간에도 쉬지 않는 이유였어?

난 그냥 치료를 돕고 싶었을 뿐이야. [player name]한테 진 빚이 있으니까.

하지만 금방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아직 이 사건의 전모를 알지 못하는 거 같아.

소대원들이 알았다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검사하는 걸 감수하더라도, [player name]이(가) 고발당하지 않도록 했을 거야.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어.

[player name]과(와) 가장 가까운 루시아도 마지막에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player name]이(가) 결백하다는 증거는 없어.

목표의 행방을 찾은 사람이 없는 한 이들은 장기간 감시당하고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도 없어.

[player name] 이외에 또 누가 루나의 행방을 알고 있지?

적어도 루나는 공중 정원에 있지 않다는 얘기지.

참, 오늘 아침에 하산 아저씨의 표정도 어두웠어.

그 밖에도 이상한 점이 있어.

계속 추궁하려는 카무이를 보자, 크롬은 손을 뻗어 대원들의 대화를 중단시켰다.

여긴 대화를 나누는 장소가 아냐.

지금은 임무를 우선적으로 수행하고, 모든 것은 공중 정원으로 돌아간 후에 얘기하지.

알았어.

그레이 레이븐.

그들이 임무를 수행하러 오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이군.

루나의 행방을 [player name]만 알고 있다면, 지금 공중 정원은 감시를 빙자한 보호를 하고 있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간을 믿으려고?

알파는 잠시 침묵했다.

난 그저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만약 [player name]이(가) 정말로 루나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 모든 것을 인간이 의도적으로 계획한 것이라면.

대행자와 연결할 수 있는 지휘관은 모든 승격자, 더 나아가 대행자의 위험만 가중할 뿐이야.

[player name](이)든 "루시아"든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공중 정원에 충성을 맹세하는 한, 인간의 미래 계획에는 루나가 안전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없어.

하지만 너는 의식의 바닷속에서 '루시아'에게 물었지. 그것은 그녀가 루나에게 다른 가능성을 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말들은 그녀에게 순진한 생각을 갖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뿐이야.

그녀가 이 문제를 고민했든 안 했든 안식처에 대한 답은 무조건 '없음'이야.

하지만 넌 또 그녀가 루나를 구할 거라고 믿고 있겠지.

왜냐면 내가 나 '자신'에 대한 이해로는 기억 속에 루나가 아무리 낯설어도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야.

적어도, 한 번쯤은 접촉하려고 시도할 거야.

게다가, 그때의 그레이 레이븐의 주요 목적은 취서체를 처치하는 거였어. 루나를 끌어내지 않는 한 그들은 임무를 완료할 수 없어.

멀리서 차징 팔콘 소대의 대화 소리가 들려서인지, 잡음은 다시 침묵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저 한가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통로를 찾은 것 같군.

가서 도와주려고?

지하 수로에는 아직 내가 못 가본 곳이 있어. 그들이 하이디와 본·네거트의 주의를 끄는 동안, 보러 갈 거야.

그리고...

그들이 살아 돌아가면, 이곳의 일도 공중 정원에 알려지게 돼.

그럼, 공중 정원에 있는 인간들의 주의를 그에게로 돌릴 수 있고, 앞으로 나의 행동도 편리해지지.

알파는 재빨리 자욱한 연기 속으로 달려갔다. 마지막 한마디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바람 속으로 사라졌다.

루시아, [player name]이(가) 어떤 선택을 해도, 다음에 무엇이 닥쳐도, 넌 그 '출발점'에 서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