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씨, 외곽에서 침입해오는 침식체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침식체가 반대로 도시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건가...
망각자는 차에서 내린 후 근처의 통행로에서 임시 진지를 세워 적을 맞이했다. 인원은 40명 정도밖에 안 됐지만, 망각자는 모두 군인 출신이므로 그걸로도 충분했다.
침식체의 잔해가 땅을 뒤덮었다. 와타나베는 부하에게 사용할 수 있는 물자를 챙기라고 한 후 먼 곳의 연합 공동체 구룡을 바라봤다.
어떤 집념을 가져야 이런 걸 만들어내는 건지...
위대한 도시를 와타나베는 집념이라고 칭했다. 머무는 곳이 견고하면 좋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면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되고 만다.
와타나베는 이 같이 거대한 도시에는 머무는 사람이 많지 않고, 심지어 가게들이 영업 중인지도 불확실하다는 걸 알았다.
보기에는 화려해도 과거의 모습을 모방할 뿐이었다.
와타나베 님, 우리는 언제쯤 정착할 수 있을까요...
옆의 한 전우가 질문하자 와타나베가 시선을 옮겼다.
지금 같은 세상에서 정착은 지나친 소망일 뿐이다. 그것은 모두 감히 바랄 수 없는 것으로 그런 망상은 자신의 칼날을 무디게 할 뿐이다.
와타나베는 손에 든 단도를 뒤로 휘둘러 질문한 자의 목을 향해 겨누었다.
와타나베 님!?
윽... 이게 무슨...
다가오지 말고 거리를 유지하도록!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망각자들은 와타나베의 요구에 따라 즉시 물러났다. 그리고 현장에는 와타나베와 그가 간파한 누군가만 남았다.
계속 숨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눈앞의 이 남자가 이처럼 예리할 줄은 몰랐다. 싸움을 피하고 싶은 라미아는 환상을 풀고 본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승격자인가? 우리 부대에 잠입한 이유가 뭐지?
빈손으로 가기는 좀 그러니까 작은 성과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 같네...
미안해. 그러니 아저씨, 나 좀 놔주면 안 돼?
……
……
이건 나에게 빚진걸로 생각하겠다.
정말? 신난다! 그럼 침식체를 선물로 줄게.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어.
단순히 성가신 일을 일으키려고 했던 거뿐인가...
와타나베 님, 방금의 그 승격자를 풀어줘도 괜찮은 겁니까?
지금은 그녀를 이길 수 없어. 그녀가 그 정도 가까이 와서야 알아차릴 정도니 정말로 죽일 생각이었다면...
...죄송합니다. 저희가 와타나베 님의 짐이 됐군요.
아무튼 계속 경계해. 적이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