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는 이미 무대에 올랐겠죠? 이렇게 순조로울 줄이야.
조풍이 사전에 우리를 도운 걸지도 몰라요.
……
하지만 조풍이 말한 다른 조력자가 그레이 레이븐일 줄은 몰랐어요. 상부도 이 사실을 알까요?
저도 방금 알게 됐어요. 형과 형의 일행은 왜 이곳에 오게 됐을까요? 이곳으로 파견되는 임무를 내린 사람은 없을 텐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머레이, 리랑 그레이 레이븐한테 인사할 생각은 없는 건가요?
아니요, 전 그냥 이대로 형을 지켜볼래요. 게다가 지금 상황은 나름 흥미진진한걸요?
흥미라니...
교역회는 상당히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기계 꼭두각시가 사방을 순찰하고 있었다. "구조체 전시품"이 나타나자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여기에 갇힌 상황인데도 이같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다니, 제어당한 건지 꿈에 중독된 건지 모르겠네...
이다음은...
크롬이 생각에 빠져있는데 기계 꼭두각시가 다음 번호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건 카무이가 이번 교역회에서 받은 번호였다. 그러자 카무이와 머레이의 시선이 동시에 무대 쪽으로 향했다.
……
……
여장한 카무이와 평소와 다른 복장을 한 루시아...
하하, 형과 같은 생각일 줄은 몰랐어요!
머레이는 즐거운 듯 웃음을 터뜨렸지만, 특화 장치로 위치를 추적해 "잠재적 위험"을 제거하던 크롬이 무대를 바라보자...
카무이가 이쪽을 향해 계속 윙크했다.
아잉~ 대장! 아잉~
(뭐 하는 거야...)
바로 외치고 싶었지만 그는 자신의 충동을 억눌렀다. 카무이를 향해 "숙녀답지 못한" 행위를 멈추라고 계속 손짓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카무이는 무슨 생각인지 이쪽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루시아, 대장은 나더러 네게 지면 안 된다고 했어.
네?
그다음 카무이가 갑자기 자기 치마를 들쳐 현장의 분위기를 확 띄웠다.
카무이!
인내심이 다 한 크롬이 인파 속에서 분노를 터트렸다. 카무이는 크롬의 "응원 소리"를 듣자 더 열심히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하지만 큰 소리가 울려 퍼지면 교역회가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조풍과 비슷한 차림의 구룡파 일원이 무대를 가린 장막을 걷어 올렸다.
……
크롬... 저건...
조풍이 언급한 곡이겠죠?
형... 아니 그레이 레이븐도 움직일 텐데 그들과 협조해 혼란을 일으킬 겁니까?
우선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님과 연락해 봐야겠어요.
……
통신이 끝나자 크롬은 자신의 옷을 찢는 동시에 숨겨둔 낫을 꺼냈다. 그리고 관중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 불청객을 보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
루시아 일행은 이미 곡을 납치해갔다.
그리고 기계 꼭두각시 배우는 크롬 일행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룡파 일행은 곡을 납치해간 그레이 레이븐을 목표로 잡았다.
그레이 레이븐의 목적도 제어실이니 어서 이 기계 꼭두각시들을 없애고 쫓아가도록 하지.
하지만 이곳에서 한동안 벗어날 수 없을 텐데요...
그래서 내가 이쪽에 온 거다.
설마 일부러 우리를 도우러 온 거야?
우린 손을 잡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