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풍은 그냥 가버렸네. 우리와 함께 움직일 줄 알았는데.
구룡파와 함께 다녀봤자 의심만 사겠지. 어차피 그한테서 필요한 정보는 얻었으니까.
어떤 조력자를 구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임무를 제대로 하려면 우리 둘이서 해결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어. 카무이, 잘 알아들었지?
그래! 내가 그 시스템을 아주 깔끔하게 처리할게!
그 시스템이 화서라고 했죠? 공중 정원 데이터베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게슈탈트와 동일 근원 AI 중에 그런 이름이 있었던 것 같네요.
자료 분실이 심각한 상태라서 상부에 더 높은 열람 권한을 신청해야겠어요.
그럴 생각입니다. 조풍의 말에 따르면 곡은 교역회에서만 나타난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교역회는 우리가 전에 지나쳤던 그 넓은 곳 아니야? 우리가 참가하게 된다면 바로 들키지 않을까?
건물 속에 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곡에게 빠르게 접근하려면 중앙의 무대에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해.
참가하는 건 이미 확정된 거네요? 그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라리 변... 장하는 건 어때요?
하지만 변장용 코팅을 배에 가져오지 못했는데.
그럼 짐칸의 상품을 이용하는 건 어떤가요? 방금 조풍을 추적하면서 그쪽의 시각 시스템을 통해 옷이 대량으로 보관된 선실을 포착했어요.
그렇다면 가능할 것 같네요. 손님 또는 전시되는 구조체로 변장하면 쉽게 잠입할 수 있을 겁니다.
가장 좋은 선택지는 역시 상품이겠죠? 무대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시스템은 여성 구조체를 원한다고 하니...
거기까지 말한 머레이는 생각에 잠긴 듯 눈앞의 두 차징 팔콘 멤버를 차례대로 쳐다보다가 마지막에 손뼉을 쳤다.
크롬, 여성으로 변장해 줄 수 있을까요...?
내가! 내가 할게!
네.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다가 생각 밖의 상황이 돼버리자, 카무이, 크롬, 그리고 머레이는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며 침묵에 빠졌다.
카무이의 체형을 생각하면 맞는 옷을 찾기 어려울 거고, 그에 비해 제가 괜찮을 것 같아요.
이성적으로 고민한 결과일 줄이야... 역시나 선발대는 훌륭한 대장이 있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그럼 카무이는 왜...
예쁘잖아~
그게... 유일한 이유인가요?
응.
성별이 뭐든 상관없어. 내 모습이 어떻든, 대장의 모습이 어떻든, 본질은 그대로니까.
크롬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차징 팔콘 소대는 정말... 태연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된다면 다른 변장 신분은 교섭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상품이 되는 일은 카무이에게 맡길게요.
괜찮아. 그런데 내가 옷을 바꿔도 중앙 전시가 시작될 때까지 남아있지 못할 거 같은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옷만 구한다면 화장하는 법은 제가 알려드릴게요.
물론 크롬의 도움이 필요해요. 역시 상품으로 적합한 건 카무이네요.
그래도 좀 알거든요. 아니면 제가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잖아요? 일단 옷부터 찾아요.
전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좀 받아야겠어요... 20분 후에 다시 연락해도 되겠죠?
그래요. 20분 후에 다시 연락합시다.
그럼... 카무이, 함부로 어디 가지 말고 계속 뒤따라와. 수비병의 시선을 최대한 피해 필요한 옷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