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동은 얼마나 지속됐는지 알 수 없었다.
컨스텔레이션의 이곳저곳에 숨어 다녔고, 모든 수단을 사용해, 겨우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적어도 아직까진 아무도 통신기로 날 긴급 호출하진 않았다.
지상의 지휘부가 아직까진 현재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은 도시를 안정적으로 보수하는 각성 로봇들과 같이 있었다.
당장은 다른 로봇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
전에 그 로비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왜 갑자기 충돌이 일어난 거죠?
권한을 가동했다고요? 왜요?
세르반테스 님이 남긴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하고 싶어서요.
세르반테스... 그가 남긴 데이터베이스는 당신마저도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결론을 낼 수 없었어요.
그 각성 로봇의 말처럼, 둘시네아가 지금 하는 일은 세르반테스 님이 반대할지도 몰라요.
……
미안해요. 이렇게 물어보지 말아야 했는데요.
그럼 둘시네아는 어떻게 생각해요?
가능성이 50%보다 높으므로, 둘시네아의 행동은 높은 확률로 세르반테스 님의 말을 어기고...
세르반테스를 말한 게 아니라, 둘시네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거예요.
컨스텔레이션의 미래를 위해, 지휘관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몇 가지 더 달라고 할까요? 아니면 여기서 헤어져, 컨스텔레이션의 미래가 자연스레 결말을 향해 흘러가도록 놔둘까요?
……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세르반테스가 아니라 당신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지휘관이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는 농담을 입 밖에 내뱉기 전에 아리사가 눈빛을 보내 저지했다.
제가... 그런 선택을 해도 될까요?
전 당신이 세르반테스의 초대를 거절하고, 이 도시에 남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고 있어요.
이 도시를 지키는 게 제 의무예요.
그러면 당신은 이미 세르반테스와 컨스텔레이션 중에서 선택을 한 거잖아요.
게다가 그 각성 로봇들이 컨스텔레이션 관리자의 방식대로 저지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둘시네아의 방식대로 저지하면 되지 않겠어요?
둘시네아의 방식대로 저지.
오오! 잘 됐다! 거의 손상된 곳이 없네.
갑작스러운 환호에 아리사는 순간적으로 활과 화살을 꺼내 들었고, 다가오는 로봇의 생김새를 정확히 보고 나서야 경계를 풀었다.
지휘관님도 계셨습니까? 어서 마크의 그림을 봐주시겠습니까? 다신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온전히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전에 창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마침 그 그림을 받았어요.
진작에 소각할 준비를 마쳤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마크는 신경 쓰지 않고, 마크가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릴 뿐입니다.
더군다나 그들이 먼저 저희 신 다차원 로봇 입체파를 무시했으니, 리에게 경로를 짜는 걸 부탁해, 몰래 들어가는 것도 안 될 건 없지 않습니까?
리는 그 거대한 <컨스텔레이션>을 옮겨오겠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 같아, 마크 혼자 행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가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당장은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네? 둘시네아 님도 마크의 이 작품이 마음에 드시는 겁니까?
마크가 그림을 내려놓자, 둘시네아가 바로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이 새하얀 새가 바로 컨스텔레이션의 밖에 있는 생물인가요?
마크가 이 도시에 오기 전에 만났던 희귀한 흰색 참새입니다.
지휘관은 컨스텔레이션에 새가 존재했던 흔적을 못 봤던 게 어렴풋이 기억났다.
로봇들은 식사를 할 필요 없잖아요. 컨스텔레이션은 또 강철 정글이니 음식은 존재하지 않죠. 이런 곳에 서식하려는 새는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 그림의 광경은 아이라가 말했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그렸다는 건가요?
각성 로봇의 그림 파벌에도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긴 했지만...
둘시는 만들어졌을 때부터 컨스텔레이션을 떠난 적이 없어서 이 그림에 끌린 게 아닐까요?
……
그럴 생각 없어요.
다만 컨스텔레이션에서도 이 그림 속의 광경처럼, 새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