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팔레트 전쟁 / 카레니나와 동행 / Story
이후의 두 시간 동안, 지휘관은 카레니나와 함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다.
배수에 영향을 준 조각상이든, 전력 공급선에 영향을 준 그라피티든, 모두 폭발 소리와 함께 강제로 철거됐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 파벌의 각성 로봇들은 더욱 경계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작품을 보호하는 순찰 소대까지 생겨났다.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지휘관과 카레니나는 우선 커피숍 같은 건물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역시 지휘관의 말대로, 전투에선 신속성이 가장 중요해.
카레니나는 다소 기분이 안 좋다는 듯, 손에 든 빨대를 이리저리 휘저었다. 잔에 담긴 청색 액체는 각성 로봇들이 즐겨 마시는 일종의 "음료"로, 내부 부품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구조체와 외부의 로봇들이 가진 구조는 다소 달랐으며, 아마 이로 인해 카레니나가 간판에 쓰여 있는 "상쾌한 하루"를 느낄 수 없었던 것 같았다.
둘시네아는 이를 처음 본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음료를 마셨고, 일부러 조금을 남겨둔 채, 잔을 흔들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관찰했다.
지금 지상의 모든 곳엔 순찰하는 로봇이 널려있어. 원래의 방안으로 행동한다는 건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아.
테디베어 그 녀석은 뒤에서 지휘만 하고 무슨 염치로 입만 놀리는 건지. 지하 인공 수로를 따라 목표에 접근해라... 말은 쉽지.
거품을 뿌리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진작에 알았다면 현장에 와서 도와달라고 할걸.
지휘관. 괜찮아?
카레니나는 지휘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이 잔에 든 음료는 너무...
지휘관이 이 음료를 마시기 전, 그 각성 로봇은 아무래도 이 음료가 시제품이니, 생명의 별로 호송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체크했다고 했었다.
지휘관, 너무 맛없으면 그만 마셔.
그럴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 음료를 만든 각성 로봇의 기대로 가득 찬 눈빛, 어쩌면 컨스텔레이션에서 인간을 위해 만든 첫 번째 음료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지휘관은 도저히 이 음료를 한쪽으로 치울 수 없었다.
카레니나에게 그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자, 그녀는 어떤 동료의 걸작이 생각났는지, 오히려 궁금해하며 이 적색 액체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한번 먹어볼까?
대답을 하기도 전에 카레니나는 잔을 빼앗아 한 모금 마셨다.
음... 콜록콜록!
아니나 다를까, 카레니나는 바로 잔을 지휘관 쪽으로 밀어냈다.
자기가 시킨 건, 자기가 해결하라고...
……
3분의 1.
카레니나는 조금 떨면서 뚜껑을 열었다. 그 후 자신의 빨대를 잡아, 처형장으로 끌려갈 준비가 됐다는 듯, 잔에 꽂아 넣었다.
응?
그러자 어렴풋이 길가에 우뚝 서 있는 알록달록한 로봇 "조각상"이 보였다.
왜 여기에 또 하나가 있는 거지?
카레니나는 앞으로 걸어가서, 대충 확인해 봤다.
우리가 다 견제해서, 예술품을 더 이상 "생산"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어? 이건 또 언제 여기에 가져다 놓은 거야?
엄청 화려한 색깔이네. 이렇게 알록달록한 조각상은 또 처음이야.
카레니나가 폭탄을 꺼내 몸을 굽힌 그때, "조각상"이 갑자기 렌치 하나를 꺼내, 카레니나의 머리를 때렸다.
"쿵" 하는 소리가 났지만, 아머를 뚫진 못했다.
아프잖아!
마크는 아직 사지를 절단하고 싶지 않습니다. 카레니나.
알록달록한 "조각상"이 움직이기 시작해,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왔고, 이쪽으로 오는 길엔 알록달록한 가루가 계속 쏟아져 나왔다.
지휘관이 건넨 스프레이를 받은 마크는 테이블 위에 놓인 음료에 다시 시선을 돌렸고, 이로 보아 마크는 항의한다는 듯 모든 걸 소탕하려는 것 같았다.
어쨌든, 전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둘시네아가 하게 하세요!
꿀꺽꿀꺽... 풉!
그러자 지휘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크의 머리에 있는 표시등이 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