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억의 회랑 / 같이 놀자!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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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게 제일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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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셨습니까?

미안해요. 당신의 허락을 받긴 했지만, 관련이 없는 기억을 많이 찾아봤네요.

당신들이 제 조작을 방해하지만 않으시면 상관없습니다.

나나미와 아르카나는 이 구조체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하자, 로봇은 자발적으로 그녀들에게 기억 장치를 보여줬다.

그래서 네가 이곳으로 돌아왔고, 서버의 온라인 기능까지 복구한 거구나.

하지만 최고점이 "NANAMI"라는 유저에 의해 계속 갱신되면서, 제 기존 전술로는 1위를 달성할 수 없게 됐습니다.

흥흥, 나나미는 엄청나니까!

로봇은 또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했다. 그가 득점수는 1위와 조금밖에 차이 나지 않았지만, 나나미의 순위는 앞지를 수 없었다.

대단하네. 하지만 마지막 스테이지만 남았는걸. 여기서 나나미를 넘기지 못하면 1위는 못 할 거야~!

나나미... "NANAMI" 당신이 바로 그 로봇들이 찾고 있는 기계 선현이십니까?

네. 그녀가 바로 저희가 찾던 선현님이에요. 당신도 선현님의 인도를 받아, 처음의 각성에 도달한 거죠.

알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당신이 다른 로봇과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너는 나나미가 기계 선현이라 해도 랭킹 1위에 도전할 거야?

논리적 판단에 의하면, 로봇으로서 기계 선현과의 연산 능력 차이든, 유저로서 NANAMI와 실력 차이든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습니다.

마지막 스테이지의 로딩 화면이 깜빡이자, 로봇은 다시 스크린에 집중했다.

로봇의 전자두뇌 속에는 낯익은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의 옥스 도련님도 자기 몸으로 랭킹 1위를 차지하는 건 무리한 도전이란 걸 알고 있었다.

저 혼자선 기계 선현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 한 명의 지혜를 더한다면, 연산 결과에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로봇은 전자두뇌에 저장된 수만 번의 도전과 옥스와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전 당신을 앞지를 겁니다. 그건 제 존재의 이유입니다.

로봇을 바라보던 나나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얼마든지 도전해 봐. 나나미가 항상 여기서 응원해 줄게.

아르카나는 조용히 나나미의 곁으로 다가갔고,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집중하는 로봇에 눈길이 갔다.

과연 선현님의 점수를 넘을 수 있을까요?

흥흥, 아르카나도 저 로봇이 성공할 거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에요.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저 로봇이 성공한 미래는 보이지 않아요. 그 로봇의 노력은 헛수고일 뿐이에요.

하지만 인격 데이터 삭제 명령은 발동되지 않겠죠. 어쩌면 그에게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말 그럴까...

나나미가 말을 이어가려던 그때, 저택 밖에서 심상치 않은 진동이 울려왔다.

선현님, 침식체들이 온 것 같아요.

게임 서버를 다시 켜서 그런 거겠지? 이렇게 빨리 침식체를 불러올 줄이야.

아르카나가 그 로봇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움직이려는 생각이 조금도 없었을뿐더러, 모든 주의력과 연산 능력을 그 게임에만 쏟아붓고 있었다.

선현님, 이 로봇을 강제로 기계 교회에 데려가는 게 좋겠어요. 이곳에 남으면 언젠간 퍼니싱과 침식체의 피해자가 될 거예요.

그러나 나나미는 고개를 저으며, 아르카나와 마주 봤다.

이건 로봇인 그에게 마지막 도전일지도 몰라. 이렇게 끝나면 너무 불쌍할 것 같아.

나나미가 아르카나의 손을 잡았다. 아르카나는 이때 처음으로 자기 손으로 나나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아르카나, 우리가 가서 좀 도와줄까?

아르카나는 그 말이 선현의 "명령"이 아닌, 친구의 "부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네, 선현님. 제가 곁에 있는 걸 허락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