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11 끝과 시작의 경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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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11-6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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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구역 B2 구간 성벽에 3급 변형 발생해 새로운 틈이 생겼습니다.

예상 침식체 수와 B 구간 부대 잔여 병력을 파악하여 전술 전략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약 85개체로 예상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무리 지어 접근 중입니다. B 구간 잔여 병력 5기, 새로운 방어 네트워크 구축 중입니다.

A 구간에서 증원할 수 있습니까?

20호

증원 불가합니다. A 구간의 틈이 더 크고 저희도 9기밖에 없습니다.

아, 엄마!!

끽!!

펄스 탄 발사.

크윽...

인간 유년 개체를 발견했습니다. 틈에서 직선거리 300미터 지점에 난민 피난처가 있습니다. 침식체 예상 도달 시간은 10분입니다.

정보 전송을 완료했습니다. 게스트리고에 증원 요청하겠습니다.

전술 관제실

전술 관제실.

정보 수신 완료했습니다. 처리 중입니다.

제5차 테스트에서 통신 기지가 대규모로 파괴되면서, 이곳의 통신 범위는 141호 성벽 경계의 전투 구역까지만 미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침식체의 행동 궤적이 다시 포착되었다는 것은 도시가 상당히 위험한 상황임을 의미했다.

증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교대할 수 있는 개체수를 순서대로 정렬하고 중상을 입은 번호를 제외하면 몇 기가 남았죠?

23기입니다.

중증 손상도 포함하세요.

30기입니다.

회사 경비대 병력도 함께 계산해서 즉시 정비하세요.

이런 상황에서도 마르타의 엄격한 얼굴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가까운 스크린에서 붉은 원들이 파란 성벽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리고 파란색 틈에서는 점들이 연결되어 진홍색 선을 이루고 있었다.

침식체들은 틈새의 좁은 곳에서 통제되고 있었는데, 주둔 중인 소수의 학생 병력이 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선이 조금씩 더 넓어지더니 홍수처럼 틈새로 밀려 들어왔다.

틈새가 자연 요새를 형성했으니 소수로도 막을 수 있어요.

그런 상황이 된다면 그녀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당신의 말은 이전 지휘관들과 똑같군요.

당신들의 지휘하에 협동 작전을 실행했지만, 60% 이상의 손실률을 감수하고 얻은 승리는 단지 최고 가치 비필수 자산을 보호한 것에 불과했어요.

그녀들이 민간인들을 보호할 거예요. 중간 지대의 수동 병기고를 새로운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전 그녀들에게 여러 번 신뢰를 줬어요. 이번에도 성과가 없다면 너도 더 이상 그녀들을 구하지 않을 거예요.

차갑게 시선을 거둔 마르타가 스크린에 집중하며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

마르타 장관님께 보고드립니다. 정비 완료됐습니다.

출격하세요.

집결 명령이 내려지자 멀리서 제타비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선생님...

지휘관은 제타비의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자신을 부르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로 그 순간, 대여섯 쌍의 눈이 지휘관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게스트리고에 남아 있던 제식 권총으로 무장한 경비병들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휘관의 눈앞에 백의 얼굴과 제타비의 처참히 부서진 몸이 스쳐 지나갔다. 이번에는 또 누구를 잃게 될까?

위급한 상황에서 지체할 수 없었다.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이 지휘관을 나서게 했다.

물러나십시오!

예닐곱 자루의 권총이 순식간에 지휘관을 겨누면서, 병사들이 이곳을 에워쌌다. 그러자 제타비의 모습이 다시 뒤로 가려졌다.

마르타는 여러 번 회사의 명령에 따르라고 경고했다.

게스트리고에 잠입하여 조사하는 공중 정원의 장교로서, 레보비츠에 대해 밝혀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생명의 안전 또한 반드시 지켜야 했다.

게스트리고에 머무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조사와 안전 확보에 모두 유리했다. 하지만...

나를 믿어봐. 지휘관. 제타비를 믿어봐.

네가 손을 내밀어만 준다면, 난 절대 그 손을 놓치지 않을 거야.

후... 아~~~

인간이 부르는 소리를 들은 제타비는 그 자리에서 크게 기지개를 켰다.

선생님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

지휘관이 움직이자, 병사들이 다시 총을 들었다.

즉시 물러나십시오. 두 번 말하지...

탁... 방금 들어 올린 총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감히 그녀를 건드리시겠다?

제타비, 명령에 따르거라, 그렇지 않으면...

제타비의 길을 막지 마~

으윽!!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지휘관이 정신을 차렸을 땐 무장한 병사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

네가 손을 내밀어만 준다면, 난 절대 그 손을 놓치지 않을 거라고 말했잖아.

제타비는 의기양양하게 지휘관의 손을 잡았다.

자, 가시죠~ 선·생·님~

B 구간으로 침식체 15기를 유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기체 부품으로는 높은 기동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19호는 침식된 종아리 부위를 떼어낸 뒤, 힘없이 벽에 기대었다.

버티십시오. 증원은 3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녀들은 A 구간으로 먼저 갈 겁니다. 그쪽에 있는 계산 노드가 회사에 더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그것들을 이쪽으로 유인한 겁니다.

제가 말한 증원은 저 혼자입니다.

통신기에서 빠른 이동으로 인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오지... 이미 늦었습니다. 윽!

끽!!

크윽...

선생님?! 어떻게 여기에 오셨습니까?!

지휘관은 19호를 부축하며 연달아 총을 쐈다. 침식체 무리를 쫓아가던 붉은 총알이 무리 속에서 꽃처럼 터졌다.

Bang!

하지만 그곳에 있는 계산 노드가...

선생님의 말씀은 최고 가치 자산 보호 전략과는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형 전투 유닛은 인간의 명령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19호는 지휘관과 함께 침식체를 향해 단호하게 사격했다.

B 구역 정리와 침식체 유인을 마친 뒤 A 구역으로 철수했다. 이곳은 도시 구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내부로 침입할 때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었다.

계산 노드라 불리는 대형 랙은 퍼니싱에 감염된 후 진홍빛 지오드로 변해 전선 주변으로 분포해 있었다.

총알이 질서정연하게 침식체 무리를 향해 날아가자, 좀비처럼 느릿하게 움직이던 침식체들이 차례로 쓰러졌다.

제타비는 사신의 낫처럼 빠르게 전장 한가운데를 누비며 침식체들을 베고 다녔다.

[출력 과다입니다.]

[남은 에너지는 29%입니다.]

하... 이 기체는 항상 이럴 때 문제가 생겨.

(분노의 비명을 질렀다.)

뒤쪽의 침식체들이 곧바로 빈자리를 메우며 전선을 향해 맹렬히 공격해 왔다.

끝이 없네!

[무기 장전 중입니다. 장전 중입니다.]

제타비가 뒤로 물러나 힘을 모은 뒤, 붉은 입자 광선을 침식체 무리에 발사했다.

크아!!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많은 침식체를 쓰러뜨렸지만, 그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제타비는 대검을 휘둘러 이쪽으로 달려드는 침식체를 두 동강 냈다.

으윽!

[잔여 에너지 20%]

젠장... 또 이렇게...

[에너지 부족이 감지됐습니다.]

침식체들 사이에서 제타비가 흔들렸다가 다시 일어섰다. 그때, 그녀의 몸이 유성처럼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아... 제타비가 또 통제를 벗어났어요.

제타비가 침식체 무리에서 빠져나올 때, 아이비그는 그녀의 몸에서 크고 작은 상처들, 파손된 아머, 드러난 기계 골격을 봤다. 이대로라면 또다시 산산조각 나고 말 거였다.

…………

제타비는 지휘관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듯 계속해서 싸웠고, 지나간 자리마다 잔상을 남겼다.

?

지휘관은 제타비가 자신의 동작을 따라 하도록 의식을 유도했다.

그러자, 멍한 상태의 제타비도 총구를 들어 올려 조준하고 있던 침식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크윽...

선생님...

제타비의 의식이 조금 회복된 것 같았다.

총구가 향한 침식체들이 쓰러져갔다.

조준, 방아쇠 당김, 발사가 일사불란하게 이어지도록 둘은 서로의 움직임에 맞춰 협력했다. 그렇게 남은 침식체들을 도로 중앙으로 서서히 몰아갔다.

후... 아...

제타비의 의식이 늪에서 점차 떠올랐다.

제타비가 두 손으로 총을 잡았다.

[무기 에너지 30% 충전 완료]

[무기 에너지 70% 충전 완료]

[무기 에너지 100% 충전 완료]

제타비

bang!

주변의 모든 것이 순간 어두워진 것 같더니, 총에서 붉은 화염이 튀어나와 타오르는 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고막이 울리는 굉음과 함께 아름답고 강한 빛이 짙은 화약 연기를 가르고, 빽빽한 전선을 관통하여 도로 끝까지 이어졌다.

침식체 무리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관성으로 서 있던 몇몇 침식체가 있었지만, 그것들도 결국 갈대처럼 쓰러졌다.

[잔여 에너지 2%]

이 정도면 됐어.

10시 방향에 침식체 신호가 있어요.

오... 오지 마.

멀리 폐허에서 약한 외침이 들렸다. 구석에 숨어 있던 침식체가 떨고 있는 여자아이를 향해 칼날을 들어 올렸다.

[Ultimate Mode]

쳇.

제타비의 의식이 크게 흔들렸지만, 표식과의 연결은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표식만으로는 더 이상 제타비의 행동을 제한할 수 없었다.

갑자기 옆으로 붉은 전류가 스쳐 지나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타비가 여자아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비그 일행과 함께 정해진 지점으로 달려갔다. 최소 10초는 지난 것 같았다.

…………

먼지가 걷히자, 눈에서 빛이 사라진 제타비와 그녀의 팔에 안겨 계속 울고 있는 소녀가 보였다.

이쪽 침식체들은 제타비 혼자 처리했군요.

선생님, 도와주시겠어요? 제타비는 우리가 데리고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세계가 멸망하고 있었다.

멸망하는 세계 한가운데서 오직 한 명만이 외롭게 배회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돌덩이가 떨어지자, 발밑 지층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추락하는 순간, 멍한 눈으로 거꾸로 된 시계를 바라봤다. 온갖 시도를 다 해봤지만, 결국 무의미로 돌아갔다.

멸망의 과정은 개인의 절망으로 멈추지 않았고, 그렇게 세계와 함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행렬이 시작하는 곳으로 벌써 몇 번이나 돌아온 것일까?

울고 있는 소녀를 보면서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그녀로 인해 이 어둠이 가득한 꿈을 떠올렸고, 이젠 꿈에서 깨어나야만 했다.

수많은 절망의 윤회를 어떻게든 넘은 이가 처음 지휘관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처럼, 서슴없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타비...

누군가의 목소리가 제타비의 이름을 부르자 세계의 붕괴가 갑자기 멈췄다.

하늘이 선택한 자?

순환하던 종말이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갔다.

하늘이 선택한 자...

제타비는 온 힘을 다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복귀하는 수송차 안.

하늘이 선택한 자!!

누워 있던 제타비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지휘관의 손을 세게 잡았다.

기계체의 힘은 장난이 아니었고, 외골격을 끼고 있었음에도 손바닥에 심한 통증이 전해졌다.

어?

제타비가 지휘관 쪽을 한참 바라보다가 뭔가를 깨달은 듯 손을 휙 뺐다.

뭐야, 선생님이었잖아.

제타비는 실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혹시 내가 조금 전에 꾼 꿈을 본 거야?

제타비는 경계하듯 지휘관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옆의 권총에 손을 가져갔다.

불가능해. 연결한다고 해도 심층 연결 권한은 없었을 텐데...

뭐?

오해해서 미안해, 지휘관. 그리고 도와줘서 고마워. 지금은 의식이 안정됐어.

하지만 앞으로는 내 데이터 블럭을 함부로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해. 그 안의 일부 데이터는 네 의식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거든.

제타비는 총에서 손을 떼고 치맛자락을 잡아 인사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지휘관과 거리를 유지했다.

지휘관이 좀 더 정보를 알아보려는 순간, 아이비그의 목소리가 지휘관과 제타비의 대화를 가로막았다.

게스트리고로 복귀했어요.

어떻게 된 거지? 유인 주파수를 설치해 놓은 지가 언젠데, 왜 이제야 침식체들이 성벽에 도착한 거지?

파견한 스파이 말로는 인간 한 명이 전투에 참여한 걸 봤대. 회사에서 파견한 신임 전술 교사인 것 같아.

신임 전술 교사라고?! 그 여자가 교사의 참전을 금지하지 않았나?

아직 확실치 않아.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 그 무기들의 전술 협동이 상당히 뛰어났어. 그들 스스로 결정했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침식체들을 외곽에 묶어둘 수 있었던 건 그 지휘관 덕분인 것 같아.

쳇, 쓸데없는 짓만 하고 있군. 원래 그 전투는 지휘관이 맡을 일이 아니었는데.

어쨌든 우리 계획이 지연됐어. 이러다가 그들이 대비할지도 몰라.

공장에서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리지?

최소 12시간.

서둘러. 빠를수록 좋아.

하지만 최고 속도로 침식체를 생산하게 되면 장비가 과열돼서 그다음 공격은 훨씬 더 오래 걸리게 돼.

그래도 상관없어. 그들에게 회복할 시간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되니까.

그 전술 교사는 어떻게 처리하지?

그녀는 때를 봐서 내가 만나볼게. 그녀 때문에 통제권 이양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잖아.

상대가 지휘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쩌지?

포기하면 좋고, 안 하면 더 기다릴 필요 없어. 시간이 길어질수록 변수만 늘어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