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롤은 헤바의 입방정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슈트롤은 임무 목표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행운을 잡는 듯했으나, 배신자 그리고 승격자와 마주치면서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의식의 바다에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슈트롤의 사지는 이미 떨어져 나간 후였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쳇, 갇혀버린 건가?
슈트롤이 주위와 감옥 밖의 물품들을 유심히 관찰한 후, 그곳이 버려진 연구소라는 결론을 내렸다.
(승격자들이 버려진 연구소에서 뭘 하려는 거지.)
역시 여기 있었군.
그때, 문가에 나타난 남성 구조체가 사지가 없는 슈트롤을 보고, 손에든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
슈트롤은 이곳에 있는 구조체들이 모두 배신자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말을 섞지 않으려 했다.
반면에 상대방은 슈트롤을 알아보는 듯했다.
넌 성갑충 소대의 대장이지?
슈트롤이 침묵을 지키자, 남성 구조체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난 사와다라고 해. 예전에 우리 소대가 너와 같이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어.
사와다가 한 소대의 이름을 말하자, 슈트롤은 그 소대를 희생자 명단에서 봤던 게 떠올랐다.
너희 소대는 전원이 "희생"된 걸로 알고 있는데.
나 혼자 살아남았어. 뭐 어차피 난 "배신자"가 됐고,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지도 않을 테니까 상관없어.
옛날얘기나 하려고 온 게 아니야.
사와다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상자에서 "팔다리" 몇 개를 꺼냈다.
?
쓸 만한 게 있나 한번 봐봐.
슈트롤은 사와다의 뜻밖의 행동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재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부품들을 골라냈다.
잠시 후, 온전한 모습을 되찾은 슈트롤이 감옥 문을 열었다.
넌 예전에 우리 소대를 도와줬었잖아. 하지만 이게 내가 보답할 수 있는 전부야.
탈출은 불가능한 거야? 아니면 "많은 병력"이 지키고 있나?
탈출에 성공한 사례도 있으니 불가능한 건 아냐.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이곳의 위치가 노출되면 우리가 또 몇 번이고 거점을 옮겨야 하니까, 이곳을 떠나기 전에 강제로 휴면 상태가 돼야 해. 네 경우에는 스스로 휴면할 방법을 찾아야겠지.
넌 이곳을 떠나려 하지도 않았어.
이곳이 지겹기도 하지만, 달리 갈 곳도 없어. 공중 정원에 발각되기라도 하면, 정화 부대가 나를 처리할 거잖아.
……
여기는 도대체 뭐 하는 곳이지?
여긴 오래된 연구소야. 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승격자들은 가장 아래층에 있어. 최근에는 구조체들의 의식의 바다 안정도를 테스트하더라고. 기준을 통과하면 승격자들이 다른 곳으로 데려가.
승격자가 데려가기만 하면 아무도 못 돌아왔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몰라.
사와다가 말을 이어가던 그때, 그가 가지고 있던 장치에서 불빛이 반짝였다.
누가 오니까 어서 가. 내가 잠깐 막아줄게.
젊은 여성 구조체가 다가왔다. 그러자 슈트롤은 한 구석에 숨어, 사와다와 그녀의 대화를 엿들었다.
여기 있었네. 계속 널 찾았어.
이제 막 슈트롤을 감시하러 왔어.
굳이 감시해야 해? 게다가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사지를 다 분리했다면서. 저번 거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서 우리 위치가 탄로 날 뻔한 거 기억 안 나?
정말 골치 아픈 놈이야. 굳이 이런 놈을 끌어들이겠다는 걸 보면, 승격자들도 제정신이 아니야.
아무리 강해도 소용없어. 누가 슈트롤의 의식의 바다 안정도를 테스트했는데, 쓸 만하다고 해. 그 승격자가 한번 마음먹으면, 슈트롤이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 해도 빠져나갈 수 없을걸?
어? 벌써 의식의 바다를 테스트한 거야?
……
사와다의 말속에 담긴 경고를 알아차린 슈트롤은 장비 상태를 확인한 뒤,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상황은 슈트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슈트롤은 거대한 건물에서 헤매던 중, 순찰하는 배신한 구조체들과 몇 번이나 위험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몸을 숨기거나, 조용히 제거했다.
지금까지 처리한 적의 숫자를 세어본 슈트롤은 순간 의문이 들었다. 마치 이 배신자들의 목숨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듯, 너무 많은 시체가 생겼다. 더욱 이상한 건, 이토록 오랫동안 도망치고 기습했음에도, 아무도 슈트롤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슈트롤은 시간 감각을 잃을 만큼 1층을 돌아다녔지만, 눈앞에는 똑같이 생긴 파이프와 복도만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이 공간을 이상하게 여긴 슈트롤은 결국 다른 방향으로 가보려 했다.
슈트롤이 지하 1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게 다 뭐지?
지하 1층에 내려선 순간, 슈트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막혔다.
지하 1층은 위층보다 더 기이했으며, 연구소라기보다는 보육원에 더 가까웠다.
복도를 따라 문들이 늘어서 있었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 때마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어갔다. 그 컴컴한 방에는 유화 붓 몇 자루와 인형들이 덩그러니 놓여있기 때문이었다.
복도에 붙어있는 "수업 시간표"는 더욱 소름 끼쳤다. 세월의 흔적으로 누렇게 변색된 종이와 달리, 적혀있는 글자들만은 선명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었다.
이름 뒤에는 "√"와 "×" 표시가 있었고, "×" 표시가 세 개씩 있는 이름들은 모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이 표시들은 또 뭐지? 세 번 틀리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건가?
S0143, S0145?
슈트롤은 눈살을 찌푸린 채, 줄이 그어져 있는 번호들을 한 줄씩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그는 이 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슈트롤이 "수업 시간표"에서 시선을 떼려던 순간, 뒤편에서 "쉿"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쉿, 저 남자는 뭔가 이상해. 얼른 도망가자.
이곳에 왜 어린아이들이 있는 거지???
언제부터 슈트롤을 보고 있었던 건지 모를 아이들이 복도 끝에서 슈트롤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열 살도 채 안 된 것 같았지만, 어른보다도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너희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누가 너희를 이곳에 데려온 거니?
이곳이 연구소라는 걸 알고 있던 슈트롤은 분노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아이들은 뒷걸음질 치며, 복도 끝 문 뒤로 도망갔고, 맨 앞에 서 있던 여자아이는 슈트롤을 보고 공포에 질려있었다.
죄송해요. 아직 취침 시간이 아니어서 놀아도 되는 줄 알았어요. 지금 당장 들어가고, 말도 잘 들을게요!
난 해치지 않으니 너무 무서워하지 마. 그러니까 이리 와볼래?
잘못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난 이곳에 오래 있을 수 없어!
슈트롤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두려워한다는 걸 확신했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슈트롤은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에, 맨 앞에 있던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떠나려 했다.
그렇게 슈트롤이 그 가느다란 손목을 잡자, 그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여자아이의 생체공학 피부 아래에는 슈트롤과 같은 단단한 금속이 있었다. 그리고 헐렁한 흰색 옷 아래에는 구조체에게만 있는 관절 구조가 숨겨져 있었다.
……
이렇게 어린 아이들에게도 손을 댄 거야?!
슈트롤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목구멍까지 차오른 욕을 삼켰다.
후우, 내 말 잘 들어. 너희들은 당장 나를 따라 나가야 해.
아저씨! 우리는 따라가지 않을 거예요. 연구원 삼촌 이모들이 모르는 사람 말은 듣지 말라고 했단 말이에요.
연구원이라... 이곳에 정말로 미친 연구원들이 있었던 거구나.
잘 봐, 난 믿어도 돼. 나도 너희랑 같다고.
슈트롤이 팔을 들어 올려, 급하게 조립하여 완전히 맞물리지 않은 자기 몸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아저씨도 수업을 들으러 온 거예요?
……
슈트롤은 그제야 그 "수업 시간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말문이 막힌 슈트롤의 의식의 바다를 가득 채운 건 "이 무고한 "실험 품"을 구해야 한다"라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곧 복도에 경보음이 울렸고, 앞쪽에서 급박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뛰어! 방금 저 앞에서 탐측 됐다고! 절대로 그놈이랑 마주치면 안 돼!
그 "괴물"한테 죽느니, 차라리 공중 정원에 잡히고 말지!!
연구원 삼촌들이 오고 있어요.
쳇!
발소리로 적의 수를 가늠한 슈트롤은 격전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직감했다.
앞으로 가면 들킬 텐데, 혹시 다른 출구는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뒤쪽은 양성 구역이에요. 그리고 저희는 이제 자러 가야 하니, 방으로 돌아가야 해요.
발소리와 고함이 점점 가까워지자, 슈트롤의 이마에 응축액이 맺혔다.
곧 발각되겠어.
슈트롤이 아이들을 방으로 밀어 넣은 후, 위층에서 구한 무기를 꺼내 복도 한가운데 섰다.
어차피 이런 짓을 저지를 정도면, 연구자로서 양심도 버린 죽어 마땅한 놈들이야!
곧이어, 도망치던 연구원들과 보안 요원처럼 보이는 자들이 슈트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헉, 허억.
슈트롤은 또다시 부러진 비수를 던져버리고, 연구원과 보안 요원들의 시체에서 새로운 무기를 찾아냈다.
이곳의 연구원들은 이상할 정도로 전부 싸움을 잘해.
대체 언제 끝이 보이려나.
건물 안에 너무 오래 있었던 탓인지, 슈트롤은 의식의 바다가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슈트롤은 위층에 뭐가 있었는지 잊을 정도로 기억이 희미해졌다. 이에 그는 의식의 바다 편차 증상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바렐리아... 반즈라도 있었다면... 좀 괜찮을 탠데... 하아...
연구소에 있는 적의 수는 가늠조차 할 수 없었고, 하얀 옷의 적들은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게다가 슈트롤은 보급도 없이 지휘관과 연락이 두절된 상황에서, 체내 순환 시스템마저 한계에 다다랐다.
그는 아이들을 복도 끝에 있는 문 뒤로 피신시켰다. 아이들의 말로는 그곳이 삼촌과 이모들이 자신들을 "육성"하는 양성 구역이니 잠깐은 안전할 거라고 했다.
새로운 적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자, 그도 잠깐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대부분의 적이 이상하게도 공포에 질린 채, "괴물"이라고 외쳤었다. 그들 말로는 어떤 "알"에서 실패한 실험체가 부화했다고 했다.
슈트롤은 오는 길에 자신이 죽이지 않은 시체들도 많이 발견했으며, 모두 거대한 생물에 공격당한 듯한 큰 상처가 있었다.
이곳은 뭘 많이도 연구하네... 허, 도리어 자기들이 만든 "괴물"에 먹히기라도 한 거야?
슈트롤은 그들을 비웃으며, 다시 몸을 일으켜 남아있는 장비를 검사했다.
하지만 슈트롤은 순간의 고요함이 가져다준 안도감에 빠져, 등 뒤로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
슈트롤?!
!!!
의식의 바다 편차가 있었음에도 슈트롤의 반응 속도는 느려지지 않았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무기를 적의 가슴팍에 찔러 넣었고, 갈비뼈 사이로 깊이 박아 넣었다가 빼낸 뒤, 목의 대동맥을 베었다.
으윽... 커헉...
곧이어 남성 연구원의 상처에서 순환액이 뿜어져 나왔다.
또 하나 해치웠군. 이렇게 많은 순환액이... 순환액... 순환액?
순환액이 흰 가운을 적시자, 이상한 색으로 물들이며 공중 정원의 구조체를 연상시키는 코팅이 나타났다.
……
슈트롤이 눈을 껌뻑이며, 필사적으로 의식의 바다를 안정시키려 한 후, 다시 시각 모듈을 조정했다.
슈트롤이 다시 눈을 뜨자, 낯익은 구조체가 자신의 "발" 밑에 쓰러져 있었다.
구조체가... 사와다?
………………
……
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구조체들을 바라보았다. 그중 몇몇은 배신자 명단에서 본 적 있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승격자... 거점... 배신자...
"그"의 "발성 장치"에서 비정상적인 왜곡된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시야는 뒤틀리며 빙빙 돌았고, 곧 모든 것이 하나로 뒤섞였다. 그 장면은 마치 만화경 속 세상 또는 수면 위에 떠다니는 더러운 기름 막 같았다.
"그"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복도를 따라 한참을 기어가던 "그"는 계단을 발견하여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부서진 배양 탱크와 더 많은 배신한 구조체들의 잔해가 있었으며, 모든 시체에는 "그"가 직접 남긴 상처가 있었다.
……
곧이어 "그"의 "의식의 바다" 속에서 이합 생물의 괴성 같은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게다가 "그"가 그 소리에 집중하려 할수록 몸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내가 다 들었어! 첫 번째 "알"에서 전갈이 부화했대! 게다가 두 번째 알도 준비 중이라고!
어서 도망쳐. 저런 최후를 맞이하는 것보다는 정화 부대에 잡히는 게 나을 거잖아.
우리는 이미 늦었어. 이제 모두 끝이라고. 승격자가 그 괴물을 풀었잖아!
그때, "그"가 혼란에 빠졌던 배신자의 몸을 두 동강 냈고, 허리의 단말기도 산산조각이 나 내부의 통신 부품이 드러났다.
"그"는 더 이상 슈트롤이 아니었다. "그"는 산산이 부서진 의식의 바다의 파편 중 하나가 되었으며, 전갈 같은 창조물 안에 갇혀, 처절하게 몸부림칠 뿐이었다.
"내 눈앞에서 동료들이 전부 죽었어. 폭발로 다리가 날아가기도 했다고".
"도망가야 해... 퍼니싱이 있는 전장에서 멀리... 더 멀리!"
"살아남기만 하면 돼!!!"
"살아남아!!!!!!!"
의식의 바다가 안정적인 이들은 승격자의 거대한 "용광로"에 던져졌다. 보라색 머리의 승격자 말로는 이것이 한 어머니가 적합한 아이를 낳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했다.
그들의 비명은 서로 뒤섞여 하나가 되었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끔찍한 형태로 "생존"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곳의 퍼니싱마저 가담하면서, 그 안에 남아있던 정보들도 함께 "용광로"에 던져졌다. 그 속에서 "그"는 수년 전에 끝을 맺은 이야기들을 마주했고, 그 아이들... "실험 품 구조체"들의 허상도 보게 되었다.
나도 허상에 불과했던 거야...
"그"가 조금 전의 공격으로 부서진 단말기를 바라보았다. 이는 공중 정원에서 쓰던 규격이었다.
잠시 주도권을 되찾은 "그"가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는 특별한 신호를 남긴 후, 잔해들을 한곳에 모아두었으며, 곳곳에 위험을 알리는 흔적도 남겨두었다. 그러는 동안 자신처럼 기괴한 침식체와 마주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겨우 작동하는 단말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단말기는 혹시 모를 후발대들을 위해 정보를 전하고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진지한 당부가 경고하는 대상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점점 힘이 빠져가던 "그"가 다시 혼돈으로 돌아가려던 그때, 초록색 사탕 한 알이 눈에 들어왔다.
……
…………
마지막으로 그는 종착점으로 향하는 길목인 양성 구역 뒷문에 "사탕"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좋아, 이거면 됐어.
"그"의 환상 속에서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슈트롤이 양성 구역으로 돌아왔다. 그곳엔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아이들이 있었다.
의지하던 구조체가 돌아오자, 아이들이 하나둘 다가와 슈트롤을 에워쌌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조용히 기다렸다.
슈트롤이 아이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만화경 같은 세상이 다시 그의 앞에서 천천히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