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7 구름에 드리운 그림자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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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7-1 녹슨 바다의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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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운송 장비에 실려 있던 게 화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었네요. 저기... 괜찮으세요?

어떻게 차 안에 계셨던 거죠?

음... 기억이 좀 흐릿해요.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어요? 동행하던 분들은 어디 가셨죠? 아니면... 저희와 함께 가실래요?

됐어. 됐어. 네가 총 쏠 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열정적이었으면 좋겠어.

갑자기 이런 곳에 끌려오셨으니 힘드셨겠어요. 잠시 쉬고 계세요. 저희는 주변 정찰하고 오겠습니다.

병사가 동료의 귀를 잡아끌며 다른 곳으로 갔다.

이곳은 아마 그 인간 병사들이 만든 임시 주둔지인 것 같았다. 인간 병사들은 대부분은 주위에 흩어져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거의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함영은 당분간은 안전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방금 전투하느라 바빠서 자체 검사를 끝내지 못했어.

임시 주둔지의 은폐된 곳을 찾은 함영은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앉았다.

시각 모듈에서 데이터가 한 줄 한 줄 흘러갔다.

완충 구역은 손상됐지만, 아직 읽을 수 있는 부분이 남아있어.

일단 이걸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봐야겠어.

x65형 센서. 아니. 아니. x66, x67을 한번 써볼까? 아, 맞다. 맞아. 이 크기가 딱이야. 아니야. 아니야. 여전히 전기회로에 맞지 않아. x68, 69, 70...

x9753, 바로 이거야! 이러면 이제 95%의 구룡 부품만 변경하면 돼. 적절한 모델만 찾을 수 있다면...

스프너.

문을 열고 들어온 돌연변이 기계체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여성 기계체는 다시 바쁘게 일하는 네빌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죠?

네빌이 제 손상된 부품을 교체하려고 해요. 지난번 "황제"에게 상처를 입은 후, 제 기체에 계속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거든요.

위선자... 전 네빌을 싫어합니다.

이형 기계체가 한숨을 내쉬었다.

함영. 새 기체로 바꾸자.

네?

기존 기체는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하기 힘들어. 부품이 너무 오래되어서 이제는 대체품을 구하기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야. 며칠 전에 구룡에서도 예비 부품을 구할 수 없다고 답장이 왔잖아.

이 기체의 제작 공예는 상당히 정교해요. 제작 기술의 응용 범위가 너무 좁아서 관련 부품들도 매우 특화되어 있죠.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고, 구룡도 많은 변고와 전란을 겪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요. 포뢰님께서 부탁하신 건 알지만, 어려울 것 같아요.

함영 언니... 새 기체로 바꾸는 걸 고려해 봐.

그래서... 새 기체로 변경된 건가?

기체 설계에 참여했음에도, 조각난 기억에서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함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목뒤의 기계 결합 부위를 쓰다듬었다.

이 기체는 기존과 같이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래서 방금 인간 병사들도 맨눈으로는 그녀가 기계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지?

제 생각에는... 당신이 예전에 연구하던 "고치" 기술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오호! 멋진 제안이야! 내가 그걸 깜빡할 뻔했네.

기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잠시 휴면 상태로 있어야 해. 그리고 그사이의 기억은 완충 구역에 임시 저장될 거야.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네가 깨어날 때 이상 없이 읽어낼 수 있을 거야!

세르반테스 님은... 기계 교회 안에 계시지 않았을 텐데...

통신 모듈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그때 완충 구역에서 조각난 영상이 천천히 떠올랐다.

세르반테스, 너 지금 어디 있어?

지금 교회로 돌아가는 중이에요. 통신으로 말하기는 좀 곤란해서, 제가 직접 보고 다시 말씀드리죠.

또 기억이 끊겼어.

함영은 눈을 감고 현재 상황을 곰곰이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구... 구룡에서 오신 분?

들뜬 듯한 소녀가 일을 마치고 다시 함영의 곁으로 돌아왔다.

정찰은 끝났어요. 이제 이 임시 주둔지는 철수할 거예요.

혹시 당장 갈 곳이 없으시면...

한층 더 경계하는 병사가 함영을 자세히 살펴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이어서 말했다.

저희 수송팀은 우주 도시로 돌아갈 예정이라, 가는 길까지는 태워 드릴 수 있습니다.

우주 도시요?

함영이 정리할 수 있는 기억 속에 이 지명이 존재했다.

그럼, 감사합니다.

마침, 차에 타고 있는 이 시간을 이용해서 완충 구역에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계속 정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