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정 깊은 곳
관제실
쿵...
브리이타는 전력 질주하여 관제실로 돌아와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마찰음과 함께 관제실의 시스템을 작동 시켰다.
그녀는 키보드를 두드리면서도 몸 이곳저곳을 더듬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외장하드... 외장하드... 아, 여기 있네.
어서... 저 괴물이 오기 전에...
스크린에 표시되는 시작 애니메이션이 끝나자마자, 브리이타가 휴대용 저장 장치를 포트에 연결했다.
C드라이브... 감시 시간... 전체 선택, 붙여넣기...
진행률 표시줄이 나타나자, 브리이타는 긴장이 조금 풀렸다. 그녀는 한 손으로 입술을 매만지며, 다른 한 손으로 버튼을 눌러 자료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실험 프로젝트... 실험 대상... 실험 대상 수...
이게 다 뭐지?
영상은 프레임 단위로 끊어가며 재생되었고, 브리이타는 무표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간간이 들리는 침 삼키는 소리와 조급해진 손끝이 그녀의 감정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브리이타는 스크린에서 낯익은 모습을 발견하자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엄마... 아빠?
저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숙인 브리이타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그녀는 더욱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영상과 연관된 자료들을 연이어 불러왔다.
소엘, 마리안... 구조 대원... 광정 진입 시간...
신분 정보... 처리 의견... 잠깐... 처리 의견이라고?
공중에 멈춰 있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버튼을 세게 눌렀다. 이내 선명한 붉은색 도장이 그녀의 시야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생명 징후 소실, 처리 결과 이상 없음 확인, 서명자...
브리이타가 마지막 몇 글자를 확인하려는 순간, 스크린이 새로운 페이지로 전환되었다.
삐...
오류... 해당 조작은 기밀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로세스가 중단됩니다.
관리자 키를 입력하고 물리 잠금장치를 해제해 주십시오. 그 후,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으... 뭐라고? 아니... 잠깐만?!
쾅!
으악!
갑작스러운 소음에 브리이타의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바로 그 순간, 눈앞의 스크린이 꺼졌다.
브리이타는 무언가를 직감한 듯 숨을 고르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스크린이 몇 번 깜빡이더니,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괴물과 똑같은 얼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찾았네요. 브리이타.
스카이처는 이전의 혼란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의식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 같았다.
당신은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