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6 첨탑 위의 서광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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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6-6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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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험한 일도 겪어봤지만, 브리이타의 생생한 묘사를 들으니, 가슴이 철렁했다. 특히 트로이가 절벽에서 추락하고, 브리이타가 관성으로 절벽 끝에 간신히 매달렸다는 대목에서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맞아.

다시 깨어났을 땐, 지원 부대로 이미 복귀한 상태였어.

그리고 지원 부대도 누군가의 기습을 받았어. 그들이 생명 신호를 감지해 구조하러 접근하자, 갑자기 갱도가 붕괴되면서 퍼니싱 농도가 치솟았어. 그리고 수많은 침식체들이 나타났지.

어. 갑자기 상승했어.

브리이타가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강조했다.

퍼니싱이 폭발한 적도 없던 광산 하부가 갑자기 퍼니싱으로 가득 찼어.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임무는 맞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어.

그런데 왜 지원 부대에 갑자기 그런 임무를 맡긴 걸까? 정말로 구조 지원과 개척 임무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숨기고 싶은 뭔가가 있었던 걸까?

당시 임무 보고서에는...

"노르만 그룹이 외주를 준 탄탈 실험실에서 부적절한 탈탄 실험이 진행됐었다. 그 과정에서 연구실 내 일부 구조체와 연구원이 사고로 침식되었고, 또 실수로 장비를 폭발시켜 갱도가 붕괴했다."라...

이게 최종 결론이라고?!

젊은 구조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보고서 뭉치를 움켜쥔 채 지원 부대 사무실로 달려갔다.

……

트로이 교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의식의 바다 손상으로 인한 기억상실"이라니... 그럼, 그 연구원은 어떻게 된 겁니까?

트로이는... 상황이 복잡해. 이제 다른 부서에서 인계받으니, 우리 쪽에선 더 이상 그녀의 일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연구원은 광정 밑으로 추락했고, 우리에겐 구조할 여력이 없었다. 게다가 그 높이에서는...

지원 부대가 광정의 깊이를 측정한 결과, 그 높이에서는 구조체조차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브리이타가 결정적인 순간에 트로이를 아래쪽 평평한 곳으로 던지지 않았다면, 트로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로린은 어떻게 된 겁니까? 얼굴 한 번 못 봤는데, 벌써 집행 부대로 전출된 겁니까?!

그건 로린이 직접 신청한 일이다. 그리고 이건 좋은 일 아닌가?.

제프리를 보고 싶어 한 지도 꽤 됐지? 제프리는 현재 잠구 소대의 지휘관이니...

이미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더 이상의 거짓말은 싫습니다!

지원 부대에서 집행 소대로 정식으로 전출되려면, 최소 3개월 이상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연합 조사도 필요합니다!

저는 훈련소에서 로린의 팀 리더였습니다! 그런 제가 왜 조사 통보조차 받지 못한 겁니까!

아... 브리이타, 이 일에 더 이상 얽매이지 마.

무거운 한숨과 함께 책상에서 일어난 대장이 브리이타의 어깨를 토닥였다.

모든 이야기가 꼭 "END"로 끝나는 건 아니다.

이건 이야기가 아닙니다!

브리이타는 그들이 바닥이 보이지 않는 광정 속으로 떨어지는 걸 똑똑히 보았다.

어쨌든... 이제 이 일은 언급하지 마라. 브리이타.

때론 내가... 아니,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법이야.

그게 다야.

그 후로...

그 후로...

집행 부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지원 부대도 참혹한 피해를 입었다.

그 노련한 대장은 마지막 구조 작전에서 둘을 구하기 위해 폐허 속으로 들어갔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 후, 브리이타는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으며, 승진을 거듭하더니 지원 부대의 대장이 되었다.

난 대장이 된 후에도 이 사건을 파헤치려 했어.

콘스탄틴 채석장의 자료들은 대부분 봉인됐어. 심지어 임무 기록과 조사 보고서마저 "사고"로 분실됐더라고.

맞아. "우연히"도 그러네.

그 이후의 일은 지휘관이 아는 그대로야.

의식의 바다에 큰 손상을 입은 트로이는 오랫동안 요양하다가 새 소대로 발령받았데. 그 이후로는 흔적조차 찾지 못했어.

로린은... 지휘관도 알고 있지?

로린은 제프리의 흔적을 쫓아, 어두운 적조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그게 일종의 해탈이었을지도 몰라.

모든 게 너무나 "우연"스럽게 흘러가 버렸지.

콘스탄틴 채석장 사건 이후, 지원 부대의 핵심 대원들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전출되거나, 임무 중 목숨을 잃었어.

이 사건에 뭔가 숨겨져 있는 게 틀림없어.

갈색 머리의 구조체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찬란한 햇빛 아래, 천막은 한 점의 구름도 없이 푸르렀다.

난 믿어.

이 사건에 진실이 존재하는 한, 모든 어둠이 햇빛 아래 드러나게 될 거야.

하하,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다들 비웃지만, 내 믿음은 확고해.

응. 반드시 올 거야.

단말기에서 알림이 울렸다.

임무 내용일 거야. 나도 임무 내용을 받았거든.

마침 잘 됐네. 이 새 기체도 적응이 끝나가거든.

브리이타가 기지개를 켰다.

느낌이 좋은 걸. 동력 시스템이 강화됐고, 전체적인 밸런스도 더 좋아졌어.

갑자기 문 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의 주인은 문을 여는 소리로 자신이 왔음을 알리려는 듯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여기 계신다고 해서 왔어요.

몇 년이 흐른 지금, 그 파란 머리의 구조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브리이타 앞에 나타났다.

트로이는 많이 달라진 듯하면서도, 예전 그대로인 것 같았다.

아, 그럼, 이분은...

정말 소개 안 해주실 건가요? 처음 보는 분 같은데...

아... 네. 지원 부대 브리이타 대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트로이라고 해요.

파란 머리 구조체는 브리이타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 의례적인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안녕.

날...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어?

음... 제가 기억해야 하나요?

트로이가 몸을 돌려 브리이타를 무심하게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흠... 처음 보는 것 같은데요.

파란 머리의 구조체가 미묘한 죄책감을 담아 어깨를 살짝 들어 올렸다.

죄송해요. 제 의식의 바다에 문제가 생겨서, 과거의 기억들이 희미해졌어요.

저는 노르만 그룹을 대표해서 이번 "임무"에 참가하게 됐어요.

그러니,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전 당신의 적이 아니었을 거예요.

……

브리이타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집합 시간이 다 됐다고 전달하려고 왔어요.

나머지 분들은 출발 지점에 이미 모여 계세요. 간단한 상황 브리핑도 있을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후... 무슨 브리핑이 이리 많나요.

트로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임무 전 브리핑만큼은 피할 수 없는 절차였다.

회의실 중앙에 광정의 3D 지도가 나타났다. 그 모습은 일반적인 건물보다는 거꾸로 세워진 "탑"의 형태에 가까웠다.

작전 관계자들이 3D 지도를 둘러싼 가운데, 세리카가 임무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었다.

데이터 벽이 잠시 열렸을 때, 과학 이사회에서 일부 자료를 추출했어요.

획득한 데이터들은 아직 분석 중이지만, 그중 "탄탈-이형 공중합체"에 관한 내용을 특히 주목해 주세요.

연구의 핵심은 탄탈-193 공중합체의 적응성 개선에 있었어요. 다른 물질 사슬을 매개체로 삼아서 탄탈 원소를 주골격으로 하고, 거기에 또 다른 브랜치를 연결해 이형 공중합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시도한 거죠.

이번 임무의 목표는 콘스탄틴 채석장에서 진행됐던 실험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거예요.

공중 정원에서 당시 물자 유통 상황을 확인해 본 결과,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그 지역에 해당 연구 관련 실험실이 있었다는 걸 암시하는 정황들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의심되는 곳이 바로 콘스탄틴 채석장이었어요.

그래서 노르만 그룹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그곳에 실험실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어요.

그럼, 그들의 기술이 완성된 건가요?

단정 짓기는 어려워.

극소수의 암호화된 자료에서 실험 성과가 있었다는 내용만 확인됐어. 하지만 그 성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

그래서 또 다른 목표로 채석장의 이상 현상을 조사하고 처리해야 해.

과학 이사회가 마법처럼 탄탈을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공중합체 합성을 위한 탄탈 원료가 필요해.

당연.

공중 정원의 탄탈 비축량은 제한적이고, 보육 구역에서는 아직 대형 탄탈 광맥이 발견되지 않았어.

무리한 탐사보다는 콘스탄틴 채석장을 회수할 방법을 찾는 게 더 좋을 거야.

노르만 그룹이 콘스탄틴 채석장의 건설 자료를 제공해 드리고, 노르만 그룹의 일부 연구원들도 파견해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에요.

광정 지하의 실험실 자료는?

해당 자료는 이관 과정에서 유실됐어요.

흥, 정말이야?

제가 거짓말할 이유는 없어요. 노르만 그룹 역시 채석장 회수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요.

수차례 있었던 채석장 붕괴 조사 기록부터, 당시 광정에서 희생된 집사 스카이처의 마지막 영상까지 모든 관련 자료를 제공해 드리죠.

당시 노르만 그룹이 투자한 연구실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어요. 결국 투자 중단을 결정하게 됐고, 중대한 상황이라 할아버지께서는 가장 신뢰하던 집사를 협상 대표로 파견하셨죠.

협상은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스카이처가 새로운 연구 성과를 근거로 투자 연장을 요청해 왔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르만 그룹의 탐사 부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채석장이 붕괴되었어요. 스카이처는 그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끝내 시신도 수습하지 못했죠.

그 밖의 일들도 있었어요. 브리이타 님, 저희는 당신의 부모님을 포함해서 새로운 수색구조 및 조사를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채석장에서 또 사고가 발생해서 다수의 침식체가 나타났어요. 당시 노르만 그룹으로서는 이 상황을 수습할 능력이 없었죠.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빅토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브리이타에게 진심을 담아 깊이 고개를 숙였다.

……

노르만 그룹의 권력자가 보여준 솔직한 태도에 브리이타는 한동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스카이처는 어렸을 때부터 저를 돌봐준 집사였고, 평생을 노르만 그룹에 충성했어요. 혹시 임무 중에 그의 유해를 발견하신다면... 부디 집으로 데려와 주시길 바라요.

그럼, 노르만 그룹에서는 그에 걸맞은 보답을 약속드리죠.

이것이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콘스탄틴 채석장의 모든 자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