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6 첨탑 위의 서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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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6-3 "수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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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부대의 신병 훈련소 수료식 날, 공중 정원의 날씨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찬란한 햇빛을 비춰주고 있었다.

브리이타... 여기예요!

이번 기수의 신병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지원 부대 대장의 승인 아래 제한된 예산으로 조촐한 수료식이 준비되었다.

트로이는 내키지 않아 했지만, 수료식은 결국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브리이타! 보세요! 이번 심사 결과에요!

이 성적이면... 집행 부대 전입 신청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됐다! 그것 봐! 내가 할 수 있다고 했잖아!

다 브리이타 덕분이에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전 아직도 "꼴찌"로 남아있었을 거예요.

고마워요! 브리이타!

에이 뭘, 우린 친구잖아!

갈색 머리 소녀는 환하게 웃으며 로린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래도 제 나름대로 감사를 표하고 싶어요.

주머니에서 알록달록한 작은 카드 세 장을 꺼내는 로린의 눈동자는 기쁨으로 반짝였다.

예술 협회의 "영화표"를 구했어요. 같이 보러 가지 않을래요?

응? 그럼, 제프리는?

제프리는 요즘 잠구 소대의 임무 때문에 지상에 있어요. 하... 하지만 제프리를 못 만나서 브리이타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암표 거래를 막으려고 예술 협회에서 이렇게 이름도 적어줬어요. 브리이타, 로린, 트...

트로이?

네. 트로이 교관님도 절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그래서 초대하고 싶은데...

저... 저는 초대할 용기가 나질 않아요.

에이, 무서워할 게 뭐가 있어. 가자. 내가 같이 가줄게!

트로이 교관님이 조금 전부터 보이지 않으시던데...

으흠, 숨으셨나 보네. 하지만 난 어디 계시는지 알고 있지. 날 따라와!

북적이는 수료식에서 빠져나온 브리이타와 로린은 훈련장과 물자 배급소를 지나 좁은 골목길을 통과했다. 그리고 목적지인 지원 부대 물자 창고로 향했다.

이런 지름길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응. 훈련 없을 때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거든.

그래서 알고 있었지

브리이타가 가림막을 들추자, 예상대로 팔짱을 끼고 서 있는 트로이가 있었다.

무슨 일이지?

트로이는 하마터면 무기를 꺼낼 뻔했다.

역시 여기 계실 줄 알았습니다!

눈 부신 빛이 안으로 비쳐 들어왔다.

로린이 영화표 세 장을 구했는데, 교관님과 같이 보고 싶다고 합니다. 트로이 교관님, 자리를 한 번 빛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관심 없어.

그럴 여유가 없었던 트로이는 브리이타와 긴장한 듯 서 있는 로린을 지친 눈으로 바라봤다.

트로이는 속으로 "곧 쿠로노 정보원이 올 텐데, 이 둘은 언제쯤 가려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표가 아닙니다. 모두 실명제고 로린도 힘들게 구했다고 합니다.

정말 관심 없다니까.

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트로이는 이른바 황금시대의 문명에 대해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황금"이란 단어가 주는 유혹만큼은 그녀도 피해할 수 없었다.

영화는... 남의 인생을 연기하고, 남의 욕망을 흉내 내는 거잖아.

영화 속 인물이 보물을 얻었다고 내가 같은 걸 얻는 것도 아니야. 영화 속 인물이 고통받는다고 해도...

아니지. 현실 세계는 그런 연출보다 훨씬 고통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 교관님은 "영화"라는 오락 방식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당연.

브리이타가 계속 반박할 거라 예상한 트로이는 이 둘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럼, 어쩔 수 없죠.

?

음... 관점은 개인마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이해하긴 어렵지만, 교관님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로린, 우리 둘이 가자. 몇 시 영화였지?

저, 저녁 7시 30분 시작이에요.

브리이타가 울음을 참는 로린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 트로이는 그렇게 단호히 떠나가는 두 소녀의 모습에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었다.

그로부터 5분 후, 쿠로노 정보원이 정확한 시간에 맞춰 암호를 말했다. 그리고 감시 카메라를 교묘히 피해 창고의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오늘 저녁 7시 30분, 새로 지은 예술 협회의 야외 영화관.

거기서 다음 임무 지시를 받게 될 거다. 암호는 "팝콘"... 손은 왜 내밀고 있는 거지?

표는요.

새 임무를 받는 건데 제가 돈을 내야 한다고요? 이건 알바생이 사장한테 돈 내고 일하는 꼴이잖아요.

그건 내 담당이 아니야. 후방 지원에 물어보거나 나중에 경비 청구해.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나는 다른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정보원은 트로이가 의자로 자신을 내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공중 정원에 발각될까 봐 암호화 채널을 못 쓴다고 하지를 않나, 이런 멍청한 접선을 하자고 하질 않나, **같이 비용까지 내 돈으로 내라고 하네.

이런 [삐-],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삐-], 벌써 5시 30분인데 어디 가서 망할 영화표를 구하라는 거야. 잠깐.

로린, 우리 둘이 가자. 몇 시 영화였지?

저, 저녁 7시 30분 시작이에요.

……

잠깐의 침묵이 지나, 트로이가 통신 연결을 시도했다.

저기... 브리이타? 로린이랑 아직 같이 있어?

그... 그게...

밤이 찾아오고, 시뮬레이션 천막에 별들이 떠올랐다.

예술 협회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황금시대의 영사기를 복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복원의 성공을 발판으로, 자금을 투입해 지구의 황금시대 영화를 상영하는 야외 영화관까지 건립했다.

예술 협회 회장의 말에 따르면, 이 사업은 오랜 시간 공중 정원에 있던 이들이 멀면서도 가까운 고향을 기억하기 위함이라 했다.

다소 터무니없는 말이었지만, 공중 정원은 이를 묵인했다.

조촐한 야외 영화관은 공중 정원의 전사들과 작업자들로 금세 북적였다. 어떤 이들은 직접 만든 간식이나 각양각색의 전해액을 들고 왔다.

우리 자리는 여기야! 어라. 트로이 교관님? 언제 오셨습니까?

뜻밖에도 파란 머리의 구조체가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고, 옆에는 황금빛 음료 몇 병이 놓여 있었다.

음... 왔어?

트로이는 어쨌든 신세를 진 셈이니, 억지로라도 영업용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오고 싶지 않았어. 이런 오락에 관심 없다는 거 알잖아. 그냥...

내가 산 음료가 도착했을 뿐이야. 유통기한이 3일밖에 남지 않아서 혼자 다 마시기는 힘들었거든. 버리긴 아깝잖아. 그래서 가져왔어.

자, 저건 너희들 거야.

트로이가 놓여있는 음료를 가리켰다.

어, 구조체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어머, 수량 한정으로 나온 맥주 맛 유사 알코올 전해액이네요!

뭐... 뭐라고?

구조체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지만, 이런 전해액은 마실 수 있어요. 정말 좋아요! 줄곧 이 맛을 찾아다녔는데, 저도 제프리도 구할 수 없었거든요.

어? 유사 알코올 전해액의 유통기한은 30일이 아니었나요?

브리이타가 로린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아... 아! 어쨌든, 감사해요! 트로이 교관님!

괜찮아.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감정 표현에 서툰 트로이가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영화가 시작되려고 하는 건가?

좌석 안내 조명이 천천히 사그라들더니, 예술 협회 작업자들이 세운 거대한 장막에 눈꽃 같은 노이즈가 반짝였다.

이번에 상영하는 게 "황혼의 수색자"라는 영화래요. 아주 오래된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영화야.

……

영화가 시작됐다.

광야, 모래 먼지, 총알의 연기, 어스름한 석양.

말과 오픈카가 끝없는 대지를 질주했다. 그리고 망토가 바람과 모래에 휘날리는 가운데, 말발굽 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상영기가 돌아가며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마법에 브리이타와 로린은 완전히 매료되었다. 심지어 평소 이런 오락을 멀리하던 트로이조차 스크린에 집중하고 있었다.

"철컥".

갑자기 작은 기계 톱니바퀴 소리가 들리더니, 거대한 장막이 어두워졌다.

어라! 무슨 일이지?

상영기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상영기에 합선이 일어났습니다. 약 3분 내로 상영을 재개할 예정이오니, 모두 자리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상영기에 합선이 일어났습니다. 약 3분 내로 상영을 재개할 예정이오니, 모두 자리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행이네. 중요한 장면이라 끝나버린 줄 알고 놀랐어.

트로이 교관님? 어디 가십니까? 3분이면 다시 시작한다고 합니다!

팝콘... 사 올게.

어둠 속을 걸어가던 트로이의 손에 어느새 팝콘 한 통이 들려 있었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를 풍기는 이 간식은 그녀의 귀중한 여가를 망치는 방해물에 불과했다.

팝콘 속에 숨겨진 쪽지에는 내부 암호로 시간이 몇 개 적혀 있었다.

콘스탄틴, 지원, 말살.

……

복수심인지 슬픔인지 모를 감정이 의식의 바다를 휘저었다. 그렇게 트로이는 어둠 속에서 쪽지를 구겨 버렸고, 다시 자리로 발걸음을 돌렸다.

팝콘... 구조체가 그런 것도 먹을 수 있습니까?

먹을 수 있어. 가끔 음식을 먹으면, 구조체의 의식의 바다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해. 문화 교육 과정에서 배운 내용일 텐데.

아... 하하하... 제가 한 번 맛봐도 되겠습니까?

먹어봐.

브리이타는 히히 웃으며 로린과 함께 팝콘을 나눠 먹었다.

멍하니 앉아 계시지만 마시고, 드셔보세요.

브리이타가 팝콘을 한 움큼 집어 트로이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영화는 끝이 났고, 모두가 각자의 결말을 맞이했다. 강력했던 악당은 자신의 탐욕에 무너져 최후를 맞았고, 복수자는 말을 타고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났다.

휴... 저 악당이 해피엔딩을 맞이할까 봐 조마조마했어요.

하,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저런 상황까지 가지도 않았을 텐데. 트로이 교관님? 영화 끝났습니다.

어. 뭐 좀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 결말 때문입니까? 저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 재미있었어.

탐욕에 빠진 악당은 결국 마땅한 대가를 받는 법이지.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결말이라 할 수 있겠네.

맞습니다! 어... 트로이 교관님? 그쪽이 아닙니다! 기숙사는 이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