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6 첨탑 위의 서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ER06-2 추가 수당감

>

공중 정원

지원 부대

여기가 지원 부대구나. 아!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브리이타는 훈련장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뒷걸음질 치다가, 자료를 한 아름 안은 여성 구조체와 부딪혔다.

아니... 아니에요! 제가 부주의했어요. 죄송해요!

그 여성 구조체는 흐트러진 안경도 바로 쓰지 않고 땋은 머리가 발끝에 닿을 때까지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제가 부딪힌 거잖아요!

아니에요. 제가 앞을 보지 않고 걸어서...

브리이타는 연신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여성 구조체를 일으켜 세운 뒤, 바닥에 흩어진 자료들을 급하게 정리했다.

자, 이제 인사도 했으니 아는 사이라 할 수 있겠지? 난 방금 지원 부대에 배치된 사람... 아니. 구조체고 브리이타라고 해!

저, 저는 로린이라고 해요.

로린은 흐트러진 안경을 바로 쓴 뒤, 자료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지원 부대 소속 구조체예요. 지금은 임무 중 실수로 재교육을 받고 있어요.

말하던 로린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훈련 평가를 잘 치렀으면, 집행 부대에 배치될 수도 있었는데.

어, 어어, 울지 마!

브리이타는 눈앞에서 갑자기 울먹이는 구조체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죄, 죄송해요. 갑자기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코를 훌쩍인 로린은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나도 예전에 운송 장비 연료통을 여러 번이나 터뜨렸는걸!

적어도 지금은 바로잡을 기회가 있잖아!

브리이타가 호탕하게 로린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 당신 말이 맞아요!

로린은 단순한 위로의 말임을 알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꼴찌.

모두 로린을 그렇게만 불렀다.

구조체로 개조되기 전부터 앓고 있었던 오랜 불치병이 그녀의 운동 신경을 저하한 것 같았다. 그래서 로린은 공격형 구조체로 개조되었음에도 임무 수행에서만큼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만이 언젠가는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며 로린을 굳게 믿어주었다.

???

로린, 너 자신을 믿어. 머지않아 넌 집행 부대로 전입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나와 함께...

로린... 로린?

브리이타의 목소리에 로린은 정신을 차렸다.

죄송해요.

로린은 무의식적으로 사과했다.

자꾸 사과하지 마. 그건 좋은 습관이 아니야.

나는 훈련소로 집합하라는 메시지가 와서, 먼저 가볼게!

같... 같이 가요! 저도 훈련 시간을 채우고 심사에 통과해야 하거든요.

잘됐네! 그럼, 같이 가자!

그렇게 브리이타는 지원 부대에서의 첫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여기 방금 들어온 자료다. 이제부터는 네가 맡아줘. 그리고 신입들의 훈련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양호해 보이긴 하는데... 잠깐, 이 구조체는 왜 이렇게 힘 수치가 높은 거야?

부대 배치가 잘못된 거 아니야? 트로이, 이거 봐봐.

지원 부대 대장이 옆에 서 있는 새로운 동료를 툭툭 쳤다.

그 구조체는 며칠 전, 지원 부대로 갑작스럽게 발령을 받았다. 이 예상치 못한 인사 조처에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뛰어난 실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장은 혹시 모를 문제를 피하고자, 그녀에게 신병 교관 임무만 맡기기로 했다.

음?

마지못해 책상 앞으로 다가선 트로이는 대장이 가리키는 곳에 있는 "브리이타"라는 네 자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 적혀있어요. 자발적으로 지원 부대에 지원한 것 같은데요?

정말이네. 뭐 나쁘진 않아. 지원 부대에도 이런 인재들이 필요하긴 하지. 다들 로린같기만 하다면...

지원 부대 대장은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럼, 이번 신입들을 부탁하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파란 머리 구조체도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 그 구렁텅이에서 도망쳐 나와, 한숨 돌리나 했더니, 또 다른 구렁텅이에 들어오게 됐다.

하지만 이 구렁텅이는 도망치기 훨씬 어려웠다. 트로이의 기체는 대기권과 진공 겸용 비행 장치를 장착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아...

그녀는 다시 한번 길게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이건 추가 수당감인데...

응? 뭐라고?

아니에요. 이번 신입들은 모두 우수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억지로 영업용 미소를 지었다.

지원 부대에는 체계화된 훈련 규정이 있었다. 트로이에게는 낯선 규칙들이었지만, 기존 규정에 따라 훈련을 진행하는 것쯤은 충분히 가능했다.

또 너야?

기진맥진한 로린 옆에 쪼그려 앉은 트로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안 돼. 너무 눈에 띄잖아.

트로이는 미간을 찌푸린 채 로린의 훈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공격형 구조체"임에도 현저히 부족한 운동 능력 수치를 본 트로이는 효과적인 훈련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했다.

트로이는 간신히 "전문 스파이" 자격을 얻었기에, 교관으로서 로린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로린! 괜찮아?

죄송해요! 일부러 발목을 잡으려는 건 아닌데... 저... 전 그냥...

죄송해요.

음... 균형 시스템 제어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교관님, 제가 로린과 한 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팀장은 제가 맡겠습니다!

응?

트로이는 천천히 일어나며 브리이타를 유심히 살폈다.

트로이는 지원 부대의 신병 교관으로 된 첫날부터 이 갈색 머리의 소녀를 알아보았다.

내 개인 의견은 본인 성과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로린과 팀을 이루면 평균 점수에 불리할 수도 있어.

교관님께 폐 끼치는 일은 없게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로린은 지원 부대에서 저의 첫 친구이기에 제가 도와주고 싶습니다.

맞나? 로린!

브리이타의 따뜻한 미소에 흐느낌을 멈춘 로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하지만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됐어! 친구의 호의는 거절하지 말라고.

브리이타는 로린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의 옷자락에 묻은 먼지를 다정하게 털어주었다.

교관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로린에게 구조 임무의 시범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구조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지원 부대의 테스트 전용 기체 모델을 사용하게 돼 있어. 네 기체 모델과는 다르니, 한 번에 적응해야 할 거야.

트로이가 지원 부대의 실시간 구조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다시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