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5 분노의 황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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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5-17 분노로 휩싸인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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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녹티스의 거침없는 한 방이 나이젤의 가슴을 정통으로 강타하자, 폭주한 번개가 나이젤의 전신을 관통했다.

절대적인 힘이 나이젤로 하여금 바닥으로 추락하게 했고, 마지막 일격을 가한 녹티스도 비틀거리다가 결국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크억...

땅에 쓰러진 나이젤이 힘겹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기체의 한계까지 손상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을 뿜어내던 잘린 오른팔은 강렬한 번개 공격으로 파손돼 더는 자성 재료를 조종할 수 없게 됐다.

하... 쿨럭쿨럭!

모든 힘을 다 쏟아낸 녹티스가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구조체는 실제로 호흡할 필요 없지만, 인간일 때의 행동이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녹티스는 자기 몸속의 "독소"가 효력을 잃고 있다는 걸 느꼈고 자신과 연결된 지휘관의 의식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었다.

흥... 역시 넌 나보다 강하군.

나이젤은 흐릿한 눈을 감았다. 나이젤에게 이 전투는 전력을 다한 것이었고, 자기의 모든 힘과 기술을 동원했지만, 결국 녹티스의 주먹 앞에 쓰러지고 말았다.

녹티스는 과거 몇 번이고 자기 손으로 나이젤을 쓰러뜨리는 것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 일이 현실이 됐음에도 아무런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나이젤... 대체 뭘 얻자고 이 모든 일들을 저지른 거야...

녹티스는 과거에 이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때 친구였던 이의 입에서 이번엔 다른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 "통솔자"가 사주한 거야? 대체 누군데?

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난 나이젤이 머리를 흔들었다.

통솔자는 이 마을을 점령하라고 명령했어. 나더러 어둠 속에 숨어 있으면서 그에게 방해가 될 법한 마을의 모든 것을 제거하라고 했지.

하지만 여기로 와서 너와 싸운 건 내 의지에 의한 결정이었거든. "통솔자"의 입장에서 봤을 땐, 이러는 것도 배신인걸.

불길이 타오르면서, 창고 전체가 붕괴 직전인 상태가 됐다. 타오르는 불씨들이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그러니까 넌 왜 그 "통솔자"를 위해 싸우는 거냐고? 대답해.

녹티스... 그럼 넌? 넌 누굴 위해 싸우는 거지? 인간을 위해서? 아니면 구조체를 위해서?

하? 그게 뭐가 다르지?

녹티스가 그런 대답을 할 줄 알았다는 듯, 나이젤은 미소를 지었다.

전에 내가 그 지휘관에게 물었어, 인간과 구조체의 차이가 대체 뭔지.

내 파트너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모르지만...

다시 몸을 일으킨 녹티스가 나이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 녀석은 신분 차이를 따지면서 차별 대우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너랑 그 지휘관 모두 너무 순진하다니까...

나이젤의 놀림에도 불구하고 녹티스는 미소를 보였다.

쳇, 그래서 어쩌라고... 결국은 순진한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증명했잖아.

나이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녹티스가 내민 손을 잡지 않고, 반대로 반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너무 늦었어, 통솔자의 이상을 위해서...

다음 순간, 나이젤은 녹티스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

갑작스러운 공격이었지만 녹티스는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체는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나이젤!!!

녹티스가 다시 나이젤에게 돌진하려는 순간, 그들이 서 있던 자리에 불타는 나무 기둥이 떨어졌다.

가장 큰 가로대가 부러지면서, 창고 전체가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렸고, 창고 안의 낡은 무기들이 동시에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의 충격으로 인해 녹티스는 창고 출구 쪽으로 날아갔다.

의식을 잃기 전 녹티스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불길 속에서 자신을 등진 나이젤의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