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5 분노의 황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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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5-17 분노로 휩싸인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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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클레르"가 막 세워졌을 당시, 이 창고는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무기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였다. 그때, 그들이 대처해야 했던 것은 침식체뿐만이 아닌 더 큰 위협이었다.

망각자의 군사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뉴 오클레르"는 조금씩 무장 세력들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마을을 침범한 것은 다른 위협이 아니라 바로 망각자였다.

타오르는 불길이 밀밭도 함께 불태우면서, 이 버려진 창고에도 불을 붙었다. 그리고 여명이 가장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 뜨거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러나 빛이 있든 없든, 창고 중앙에 서 있는 칠흑 같은 실루엣한테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는 조용히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를 경청하고 있었다.

녹티스, 왔구나.

녹티스는 창고의 큰 문을 밀어젖혔다. 그의 앞에는 형제이자 친구... 동시에 원수이자 숙적이 서 있었다.

나이젤...

나이젤은 웃으며 몸을 돌려 녹티스를 마주 봤다.

네 발걸음 소리가... 예전처럼 시끄럽군.

닥쳐.

그 지휘관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날 죽이는 거야.

지휘관이라는 말을 듣자, 녹티스의 분노는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꽉 쥔 로봇 팔은 과부하로 인해 격렬한 전기 스파크가 튀었다.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다시 지옥으로 보내주마!!!

녹티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먹을 휘두르며, 나이젤을 향해 돌진했다.

Video: A녹티스 버전_텍스트 스토리 전환

불길 속에 쓰러졌던 녹티스가 천천히 일어섰다.

정화 부대에서 수많은 임무를 통해 습득한 나이젤의 경험, 녹티스의 상처와 "독" 영향을 고려했을 때, 녹티스는 일어설 수 없는 게 정상이었다.

녹티스

하...

녹티스는 조용히 호흡을 조절했다. 그러자 몸에 입은 상처는 여전히 심각했지만, 의식의 바다를 흐리게 했던 독소는 크게 억제됐다.

나이젤은 녹티스의 눈빛을 통해 무언가가 변화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녹티스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파트너가... 아직 날 기다리고 있으니까.

걸음을 옮긴 녹티스는 나이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

녹티스의 발걸음 소리가 더 이상 혼잡하고 시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굳건하고 결연해져서 그 안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나이젤은 잃어버린 시력 너머로 녹티스의 의지가 불길처럼 타오르며 조용한 분노를 내뿜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젤은 자기 손바닥 위에 있다고 생각했던 오랜 친구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면이 있다는 것에 희한한 미소를 지었다.

녹티스...

나이젤은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의 진정한 힘을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었다. 어느 정도는 남겨두는 것이 원칙이었고, 그것이 정화 부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산이었다.

"상대가 자신을 얕보게 하거나 방심하게 만든 뒤, 예전엔 본 적 없는 방법으로 그들을 죽인다." 나이젤의 이 방식은 녹티스를 상대할 때도 동일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금의 녹티스는 자기의 모든 기술을 다해야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겠지.

녹티스는 나이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두 주먹을 쥐었다. 그의 두 눈동자에는 타오르는 불길이 들어있었다.

더 이상 헤매지 않겠어. 그러니 준비는 됐겠지?

깊은숨을 내쉰 녹티스의 얼굴엔 다시 특유의 미소가 나타났다.

나와 파트너가 전력을 다해 널 두들겨 패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