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5 분노의 황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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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5-14 마을의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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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은 과거 여러 차례 상처를 입었었지만, 한 번도 지금처럼 무력감으로 가득 찬 적은 없었다.

분명히 머리는 돌아가고 있었지만, 상처 입은 왼쪽 어깨에서 시작된 마비감이 점점 퍼져나가면서 몸 왼쪽 절반이 조금씩 힘을 잃고 있었다.

녹티스가 말한 것처럼, "독"이 온몸을 타고 퍼져 나가 내장에까지 침투한 뒤 마지막으로 심장을 멈추게 할 것만 같았다.

이렇게 죽음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건... 그 어느 때보다도 두려웠다.

이 시점에서 쓰러진다면, 이장과 이 마을... 그리고 공중 정원까지 모두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숨을 헐떡거리며 힘겹게 일어난 뒤, 모든 힘을 다해 단말기를 열었다. 그리고 단말기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맥스에게 보냈다.

모든 것을 끝마친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때, 벽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만이 아직 의식을 잃지 않고 있음을 알려줬다.

녹티스와 헤어지기 전, 그에게 성급하게 행동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지휘관 자신이 방심해서 이런 처참한 꼴을 당하게 됐다는 생각했다.

서 있을 힘조차 남아 있지 않게 된 지휘관은 바 카운터의 가장자리를 타고 천천히 미끄러져 내렸다.

처음엔 큰소리치며 녹티스를 당당하게 케르베로스로 돌려보내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 동료의 죽음을 또 겪게 한다니...

???

야! 의기소침한 멘트를 하기엔 아직 이르잖아!!!

힘을 잃고 쓰러지려는 몸이 갑자기 힘차게 받쳐 올려졌다. 격렬한 움직임으로 인해 따뜻해진 체온이 왼쪽 절반의 몸에서 느껴졌다.

젠장! 널 혼자 두고 가는 게 아니었는데...

녹티스는 한 손으로 테이블 위의 잡동사니를 모두 쓸어내려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 간이 병상을 만들었다.

상처가 그렇게 깊지는 않아. 피도 멎었고... 그런데 왜...

동공이 갑자기 수축한 녹티스는 생명을 진짜로 위협하는 건 상처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독"... 너 그 녀석 "독"에 당한 거야!?

어떡하지. 그의 독엔 해독제가 없다고!!

이를 악문 녹티스는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긴급 구조를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베라에게 배워두지 않은 걸 후회했다.

아니야. 우린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야 해! 맞아. 공중 정원엔 방법이 있을 거야!! 그들이 날 잡으려고는 해도, 지휘관을 괴롭히진 않을 거야.

녹티스가 이렇게 당황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눈앞의 사람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

어서 말해봐!

헛소리하지 마! 네가 이런 상태인데 어떻게 널 버리고 가.

넌 이런 상태인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손을 뻗어 맥스에게 정보를 보낸 단말기를 녹티스에게 건네줬다. 그럼, 이 단말기로 그들과 연락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지금은 지휘관이 아닌 평범한 바텐더로 있지만, 지휘관은 나서야 할 때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아아... 알았어!

하지만 약속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죽으면 안 돼! 아니. 나 돌아온 다음에도 죽으면 안 돼! 꼭 널 구하는 방법을 찾을 거야!

가볍게 손을 내려놓은 녹티스는 마지막 한 번 뒤돌아본 뒤, 자신이 가장 필요한 곳을 향해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